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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35〉시대의 반항아 '제임스 딘'

세 편의 영화로 남은 할리우드 ‘영원한 청춘’

청바지에 골초 이미지로 1950년대 젊은이의 우상 

포르셰 몰다 숨진 현장엔 지금도 애틋한 추모 물결
 
“영원히 살 것처럼 꿈꿔라. 그리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영원한 청춘 배우 제임스 딘(James Dean:1931~1955)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굵고 짧게 불꽃처럼 살다 간 영화 같았던 그의 생애가 이 말 속에 다 담긴 듯싶다.

 
바람같이 왔다가 바람같이 사라진 제임스 딘은 1950년대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지독한 스피드광이기도 했던 그는 팬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고작 24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할리우드의 남자 배우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는 경우는 많았지만, 제임스 딘은 이례적으로 남녀 구별 없이 두루 인기를 누렸다. 연기력도 빼어나 영화 역사 최초로 사후에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제임스 딘은 1952년도 출연한 첫 작품 ‘에덴의 동쪽’으로 무명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53년엔 ‘이유 없는 반항’과 1954년에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 ‘자이언트’로 불멸의 스타가 되었다. 
 
흰 와이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오토바이 아니면 포르셰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제임스 딘을 흠모하지 않은 당시 젊은이들이 없었다. 지금도 오토바이와 청바지 하면 그를 떠올릴 정도로 영화계 아이콘이 되었다. 제임스 딘은 담배회사 말보로의 전속 모델이었다. 그만큼 담배를 늘 입에 물고 다녔던 골초였다. 
 
조금만 멀리 있는 물체는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눈까지 나빴다. 물론 안경을 쓰고 다니긴 했어도 그런 눈으로 스포츠카를 몰며 스피드를 즐겼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옆을 보는 듯한 특유의 곁눈질도 시력이 나빠 생긴 버릇이었지만 나중에는 그의 상징과도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제임스 딘 사고 현장의 필자. 66년이 지난 지금도 애절한 추모의 상념들이 남아있다.

제임스 딘 사고 현장의 필자. 66년이 지난 지금도 애절한 추모의 상념들이 남아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한적한 외곽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불꽃 같은 한창 젊은 나이에 돈과 명예를 원 없이 거머쥐고도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으니 얼마나 아깝고 원통했을까. 그가 죽고 난 뒤 그가 탔던 독일산 포르셰 550 스파이더는 불길의 상징 또는 대명사로 회자하면서 모델 자체가 완전히 없어졌다.
 
그가 숨진 현장은 캘리포니아 중가주, 포도밭 와이너리로 유명한 파소 로블스(Paso Robles)에서 46번 하이웨이 동쪽으로 27마일 지점이다. 사고는 1955년 9월 30일 오후 5시 25분경에  발생했다. 이곳은 46번과 41번 도로가 Y자 형으로 만나는 삼거리인데 46번 도로에서 달려오던 제임스 딘이 프레즈노로 가는 41번 도로로 좌회전하는 순간 46번 맞은편에서 과속으로 달려오던 포드 자동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로고 두 차량 모두 산산조각이 나며 제임스 딘은 현장에서 바로 사망했고 상대방 차량 운전자는 한쪽 다리만 부러지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사고 현장 삼거리 목장 철조망에는 66년이 지난 지금도 애도하는 팬들의 애절한 슬픔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조화를 비롯해 차량 번호판, 사랑한다는 하트 모양의 태양광 전등과 촛불 등 스타는 가고 없지만, 팬들의 애석한 추모는 끊이질 않는다.
 
그의 데뷔작인 ‘에덴의 동쪽’의 원작자인 존 스타인벡의 생가는 사고 현장에서 125마일 북쪽에 있는 살리나스에 있다. 제임스 딘은 사망 당시 인디애나주에 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아무 연고도 없는 캘리포니아 시골길을 왜 운전하고 지나갔을까? 필자의 추리로는 혹시 첫 번째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하늘 높은 줄 모를 인기를 얻었으니 원작자인 존 스타인벡에게 인사라도 하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 아니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LA 할리우드 사인판이 보이는 그리피스 공원의 제임스 딘 흉상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A 할리우드 사인판이 보이는 그리피스 공원의 제임스 딘 흉상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임스 딘은 ‘에덴의 동쪽’에 출연할 때 소개받은 피어 안젤리라는 이탈리아 배우와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부모의 결사반대로 둘의 결혼은 이뤄지지 못하고 피어 안젤리는 다른 사람과 결혼했으나 그녀 역시 30대의 젊은 나이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단명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녀가 죽으면서까지 마지막 한 말이 “내가 사랑한 유일한 남자는 이 세상에서 제임스 딘 하나뿐이었다”고 하니 맺지 못한 사랑은 이렇게 애절하다.  
 
이 세상 모든 남정네들이여. 당신은 피어 안젤리 같은 여인을 단 한 사람이라도 두어 봤는가? 
 
김평식 여행등산전문가
 
# 여행메모
제임스 딘 사망 현장 교차로는 현재 제임스 딘 추모 교차로(James Dean Memorial Junction)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주소는 19215 CA-46, Shandon, CA 93461. 사고 후 그의 유해는 고향 인디애나 페어마운트로 옮겨져 파크묘지(Park Cemetery)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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