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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크리스마스에 꿈꾸는 시민권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왔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이고 따뜻한 눈길로 서로를 마주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고국을 찾지 못하는 서류미비자들은 올해도 전화를 걸어 한국의 친지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지난 18일 뉴욕 데일리뉴스에 민권센터 이민자 권익 옹호 활동가 박우정 씨의 이야기가 실렸다. 제목은 ‘제가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것은 시민권뿐’이다. 박 씨는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분이다.
 
“시민권 취득 투쟁은 30년이 넘었습니다. 30여년간서류미비 가정은 생이별을, 침묵을 강요당하고, 권리를 박탈당했습니다. 30년간 통화를 하며 ‘어쩌면 다음 해에’라고 꿈을 꾸며 서로를 보듬고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뒤 꽃이 피어나는 꿈을 꿨다고 했다. 그리고 그 꿈이 올해는 시민권을 받는 행운을 뜻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올해가 또 저물고 있다. 박 씨도 꿈을 꾼다. 한국에 가서 할머니를 만나는 꿈이다.
 


“저는 전화로 할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할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에 고맙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고마움과 사랑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할머니의 손을 잡아볼 수 없고 할머니가 해준 만큼 되돌려 줄 수도 없는데요.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만 한국을 방문할 수 있고, 삶을 함께 나누고 축복할 기회를 주지 않는 이 나라가 정말 잔인하고 비정합니다. 올해 연말 저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싶습니다.”
 
그는 미국을 ‘홈’이라고 부른다. 일하고, 세금을 내고, 미국인 친구들을 만난다. 대학에 가고, 자신의 신분보다 더 큰 꿈을 꾼다. 하지만 시민권이 없기에 미국은 그에게 작아질 것을 요구한다. “미국이 나의 노동과 돈과 기술을 원하지만, 인간 존엄성을 거부한다면 저는 착취 당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사랑에 미국이 보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묶여 숨죽이고 있는 꽃봉오리와 같은 서류미비 청년들이 모두 활짝 피어날 그날을 기다린다.
 
“저는 헌터칼리지를 다니는 22살 청년입니다. 연말에 친구들은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잠시 떨어졌던 사랑하는 이들의 손을 잡습니다. 저는 그것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질지 상상만 합니다. 정말 매일 상상합니다. 서류미비 청년인 나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수백만 명이 시민권을 원합니다. 정의로운 그리고 가능한 해결책이 있는데도 왜 우리 형제, 자매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나요. 미국 유권자 79%가 시민권 취득을 지지합니다. 의회가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연말 가장 큰 선물은 겨울꽃이 피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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