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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자기 정체성에 대한 믿음

 “아직도 사람을 믿나?”
 
세계적 화제를 모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인상적 대사다. 이 드라마의 핵심 주제이자,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믿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세상이 전혀 그렇지 못 하니 이 질문이 더욱 아프게 가슴을 찌른다.
 
드라마는 믿는다, 믿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한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러므로 희망을 버리면 안 된다고 말한다.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당연히 믿는다, 무조건 믿고 본다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관계를 맺으려면 일단 믿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 믿지 않으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는 믿는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처럼 믿음이 없으면 인간관계도 사회도 국가도 제대로 설 수 없다. 지금 세상이 단단하게 서지 못하고 자꾸 휘청거리는 것도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의 거의 모든 전쟁이 서로 믿지 못하기 탓에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믿음이라는 뜻의 한자 '신(信)'을 풀어보면 '사람(人)'의 '말(言)'이 된다. 사람의 말이 곧 믿음이라는 뜻이다. 믿을 수 있는 말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믿을 수 없는 말, 새빨간 거짓말이 난무하고 아무 말이나 내뱉고는 아니면 말고라고 버티거나 언론의 자유를 들이댄다. 개인통신이 발달한 요즈음은 더 극성스럽다. 가짜뉴스니 ‘지라시’니 뭐니 도무지 통제 불능이라고 한다.
 
믿음의 결정체가 종교요 신앙공동체인데 종교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믿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스스로를 믿지 않고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면 세상 그 누구도 믿어줄 사람이 없다. 그런 가르침 몇 가지를 옮겨본다.
 
▶사람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 -안톤 체호프 ▶자기 신뢰는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이다. -랠프 월도 에머슨 ▶스스로를 신뢰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가장 소름끼치는 불신은 바로 자기 안에 있는 불신이다. -토머스 칼라일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라. 겸손하지만 합리적인 자신감 없이는 성공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노먼 빈센트 필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자는 누구의 신뢰도 받지 못한다. -제롬 블래트너.
 
자기 신뢰와 자신감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나를 믿지 않으면 남도 믿을 수 없게 된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믿음 없이는 이 복잡한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가 없다. 우리 2세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 없이는 자기 내면의 정신세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없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도산께서는 훨씬 앞선 생각을 가지셨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믿음으로 단단하게 뭉쳐진 사회를 꿈꾸며 이렇게 이르셨다. “동지를 믿어서 속으라.”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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