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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마스크 소고(小考)

 코로나나, 오미크론 유행병은 호흡기로 들어와 감염되기에 마스크가 개인적인 필수품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는, 황사로 미세먼지가 많은 한국에서 온 방문객이 마스크를 쓰고 내리면 이곳에서는 그를 환자 취급한 때도 있었다. 이곳에서도 마스크를 착용치 않고는 식당에도 못 들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흉기로 무장한 흉악범들의 필수 장비 중 하나가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다. 체포된 용의자도 마스크로 복면하고 자기 얼굴의 노출을 막는다. 그러나 우리는 범죄를 하려고 복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린다. 범죄자나 환자가 사용하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이것 또한 인생살이의 사회적 변천 과정인가 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유학 가셨던 형님이 방학 때 시골집에 돌아와 감기에 걸렸다고 하얗고 부드러운 천 조각인 거즈로 만든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것을 처음 보았고, 형님 한 분은 일본 전통 속옷인 훈도시를 차고, 보고 들은 일본 문화를 부모님들에게 자랑하려다가 아버님으로부터 호된 꾸중을 듣던 유년기 시절의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겨울에 찬 바람이 몰아치면 우리의 윗세대 어르신들은 무명천이나 명주 목도리로 입마개를 하고 외출하였다. 한복만 입고 생활하시던 어른들은 6·25 전쟁통에 미국 군인들이 전해준 ‘도꾸리 셔쯔’라는 국방색 방한 내의는 가볍고 보온이 잘된 최고의 내복이었다. 물자가 궁핍하던 세대를 살아온 아버지는 “내가 어린 시절 겨울에는 한지(韓紙)를 내복 삼아 몸에 감고 외출하였지”라며 옛날을 회고하시는 푸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6·25를 겪은 세대는 기억한다. 올이 촘촘한 ‘도꾸리 셔쯔’에서 이를 잡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올올이 박힌 이를 사냥하는 가장 빠른 방범은 화롯불 위에다 내복을 펴서 쪼이면 숨어 있던 이놈들이 하얗게 떼 지어 나온다. 화롯불 위에서 내복을 톡톡 털면 ‘툭툭’ 소리를 내면서 화롯불에서 화형을 당한다. 지금은 인체에 해로워 사용이 금지된 DDT 가루를 분무기로 등 뒤에 뿌려 주던 장면은 기록영화에서나 볼 수 있다. 이라는 곤충은 포유동물의 피부에 기생하여 발진티푸스 같은 전염병을 옮기는 곤충이다. 또한 머릿니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으며 아이들에게 많이 발견된다. 사람과의 신체적 접촉이나 모자, 빗, 베개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옮게 된다.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머릿니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종종 나온다.  
 
지금은 위생상태가 좋아 기생충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지만,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고 수세식 화장실이 없던 한국의 초등학교에서는 구충약을 단체로 무상배포하였었다. 예방접종 주사기는 한 대롱에 수십 명분을 넣고 같은 주삿바늘로 연속 다른 아동들에게 맨손으로 놓아 주었다. 라텍스라는 위생 장갑은 존재하지도 않은 시절이었다. 무슨 종류의 예방주사를 맞았는지는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서 사라졌다. 현재의 의료기준으로 보면 큰일 날 일들인데 그때는 그렇게 살아왔다. 반세기 전 세계 곳곳을 초토화했던 천연두는 1977년을 끝으로 지구 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또 한 세기가 지나면 우리의 후손들이 “옛날에는 코로나라는 유행병이 있었다지…”라고 말할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새해 임인(壬寅)년에는 코로나도 물러가고 마스크 쓰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윤봉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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