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는 중앙은행들…“인플레 장기화 우려”
공급망 차질 지속·물가 상승
오미크론 영향 ‘제한적’ 전망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일정을 앞당기고 내년 3회 금리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올리며 주요국 중 첫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채권매입 중단 계획을 내놨다.
이러한 움직임은 각국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의 경제 영향에 대한 생각을 바꿨음을 시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진단했다.
바이러스가 단순히 경제성장을 위축시킬 위험보다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지속시킬 가능성을 더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유행 초기 고강도 봉쇄 조치에 따른 소비자 지출 급감과 실업자 양산이 선진국 경제 전반에 큰 충격파를 던졌으나, 이제는 백신 보급 등에 힘입어 감염자 증가가 지출과 일자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덜 심각해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작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사상 최대폭인 31.2%(연율) 급감했으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오던 올해 1분기에는 오히려 6.3% 성장했다.
오미크론 변이 역시 글로벌 경제에 일정 부분 타격을 주겠지만,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는 내년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3%로 하향 조정했으나,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예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새 바이러스 유행이 공급망 차질을 장기화하고 물가를 계속 높은 상태로 떠받칠 위험을 초래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북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시워스는 WSJ에 “대유행 초기 엄격한 봉쇄 때문에 수요가 공급보다 많이 감소하면서 디플레이션이 생겨났다”며 각국 정부가 봉쇄 조치를 꺼리는 오늘날에는 “공급이 수요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다시 대면 서비스 지출을 줄이고 가전과 가구 등 상품 지출을 늘리는 반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의 공장과 항구가 일부 멈춰서면서 미국 등 주요국 수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감염을 두려워해 출근을 꺼리는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인력난이 공급망 교란을 더 부채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른 아시아 지역 공장 폐쇄와 높은 주거비용을 근거로 내년 6월 근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25% 상승에서 3.4%로 상향 조정한다고 17일 밝혔다.
연준 역시 오미크론 변이가 안 그래도 높은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을 점점 더 우려한다고 WSJ이 전했다.
이에 따라 내년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네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노무라증권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덴트가 전망했다.
영란은행도 최근 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물가 압력이 더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류 비용 상승도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WSJ에 따르면 해운업계 고위 임원들은 내년 계약하는 운임이 올해 초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트럭 운수업계도 내년 계약 물량의 운임이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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