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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코로나와 진짜 싸움이 남았다

안유회 사회부장

안유회 사회부장

 2021년이 간다. 2021년은 2020년에 이어 2년째 코로나19로 지샜다. 세월엔 마디가 없지만 그래도 새로운 한 해가 숫자를 건너뛰면 꿈도 희망도 돋는 법인데 2021년의 끝자락에서 본 2022년은 썩 희망찬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2022년은 본격적으로 코로나와 싸워야 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델타에 이어 오미크론이 등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코로나와 총력전을 벌이면서 국가와 사회의 역량을 쏟아부었던 후유증을 수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당장은 오미크론과 싸워야 한다. 오미크론은 빠르게 널리 퍼지지만 파괴력은 약해져 독감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오미크론 확산세를 저지해야 한다. 코로나는 공격하고 인간은 방어해야 하는 전쟁의 구도는 바뀌지 않았고 오미크론은 지구 전체가 하나로 묶인 인간의 시스템을 속도로 공략하고 있고 인간은 여전히 느리다.
 
코로나도 결국 제힘을 다하면 사그라들 것이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가라앉은 뒤에도 방역 시스템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의 가동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는 여전히 남을 것이다.    
 
코로나가 남긴 숙제에는 정치적 양극화 극복과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도 빠지지 않는다. 중간지대가 엷어진 정치 지형은 코로나로 더 험악해졌다.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격화된 갈등을 중간지대로 모으는 정치력 역량을 비축하지 않으면 후유증 극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때마침 내년 11월에는 중간 선거가 열린다. 연방 하원 전체, 연방 상원 3분의 1, 주지사직 대부분을 놓고 선거를 치른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극단으로 양분되는 현상이 심화하면 코로나 후유증 극복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에 나타난 떼강도는 코로나로 느슨해진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대낮에 수십명이 떼 지어 쇼핑몰을 강탈하는 현상은 코로나와 전쟁에서 예외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긴급상황의 후유증이다. 실업수당 사기 청구 같은 풀어진 사회의 법질서를 다시 조이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경제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한다. 코로나와 싸움에 3조 달러 이상을 퍼부은 후유증은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8%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마저 전년 동기 대비 9.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는 코로나 못지않은 문제가 됐다.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던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이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정했다.
 
물가 상승은 이미 내년 경제와 정치의 핵심 사안이 됐다. 그 심각성은 “연준은 높은 물가 상승률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한마디에 모두 들어있다. 연준은 이미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올리고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높여 돈 풀기를 내년 3월에 조기 종결하고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양상도 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값싼 물건을 공급하면서 전 세계에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지우는 역할을 했다. 30여년 간 인플레이션 걱정 없이 살던 세계는 다시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는 인플레이션을 되살렸고 미중 대결은 이를 심화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배타적 경제 블록을 만들고 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정치와 군사적 블록이었다면 미중 대결은 경제 블록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대결에서 여전히 인권을 내세우고 초음속 미사일과 무인 무기, 우주 전장화 같은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핵심은 경제 블록이다. 그럴수록 물가 잡기에는 부담이 된다.
 
2022년을 앞두고 코로나에 가렸던 현안이 무거운 현실로 고개를 들고 있다.

안유회 / 사회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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