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이사회 여성 파워 커진다
상장은행 4곳서 4명 영입
이사 3명중 1명꼴로 증가
대부분 각 분야 전문가들
올해 한인 은행권에서 유독 여성 이사 영입이 활발했던 것은 가주의 ‘여성 이사 할당법(SB 826)’이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SB 826’은 가주에 본사를 둔 상장 기업은 반드시 일정 비율 이상의 여성 이사를 선임하도록 한 법이다. 올해 말 전까지 이사가 5명인 이사회는 최소 2명, 6명 이상이면 최소 3명의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첫 번째 위반 시에는 10만 달러, 그 이후에는 3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새 여성 이사 영입을 통해 한인 은행들은 ‘규정 준수’는 물론 이사 충원과 이사회 역량 강화라는 성과도 얻었다는 게 은행권의 평가다.
새로 영입된 여성 이사들이 테크놀로지, 법조계, 비즈니스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지난해 10월 테크놀로지 전문가였던 제임스 황 이사 사임과 올 3월 이정현·정진철 이사 은퇴로 이사 충원의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은행 측은 8월 1일자로 매리 시그펜 전 ‘옵스데이터스토어’ 최고경영자(CEO)를 신임 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38년간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업체에서 임원 및 컨설턴트를 역임한 테크놀로지 전문가다.
이어 지난 8일에는 2020년 말 퇴임했던 리사 배 전 법무담당관(General Counsel)이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이사 수는 총 12명으로 늘었다. 두 신임 이사와 데이지 하 이사 덕에 가주법 준수 요건(여성 이사 3명)도 갖추게 됐다.
최기호 CKP 회계법인 대표가 올 10월 이사회를 떠나면서 이사 수가 9명으로 줄었던 한미은행 역시 지난 11월 법무법인 루탄 앤 터커(Rutan & Tucker, LLP)의 클라이언트 릴레이션 파트너인 글로리아 이 변호사를 영입했다. 이 변호사는 이사회의 기업 지배구조 및 컴펜세이션, 인사관리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신임 이사의 합류로 여성 이사 수는 당연직 이사인 바니 이 행장과 크리스티 추 이사를 포함해 총 3명이 됐고 전체 이사 수는 10명이 됐다.
PCB(퍼시픽시티뱅크)도 지난 11월 1일자로 제니스 정 BJC 테크놀로지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신임 이사로 영입했다. 이로써 전체 이사 수는 9명이며, 이중 여성 이사는 기존 조혜영·새라 전 이사를 포함 3명으로 늘었다.
8명으로 구성된 오픈뱅크 이사회에는 김옥희, 신영신, 박명자 이사와 당연직 이사인 민 김 행장 등 4명의 여성 이사가 포진해 있다. 따라서 이미 SB 826 규정은 충족된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여성 이사 4명의 합류로 4대 상장 은행 이사 3명 중 1명은 여성”이라며 “이사회의 성비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많아 한인은행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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