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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말라버린 그림자

서서도 보지 못한 길은
 
가두어진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지른 일은
 
고집을 먹고 토해내는 일
 
 
 
각기 달라서 가고 오지만
 
그림자는 같은 색 옷을 입었습니다
 
 
 
비가 오는 일에는 기웃거리는 장마가 있고
 
비가 오지 않은 일에는 죽어가는 뿌리가 있고
 
맞아서 아프고 맞지 않아도 아프고
 
 
 
땅 곁에 머무는 동안 젖어야 할지 말라야 할지
 
모른다 한들 아무도 성낼 일인가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그대는 빛이 없는 태양이었습니다
 
햇볕 속을 구르다가 짧아지고
 
시간 멀리 발아래로 쫓아가는 일에만 몰두하다가
 
바람이 되어버린 그대
 
길 많은 길에 돌길도 발길도 분통 터지는 길로
 
미라의 함성만 키웠습니다
 
그래 그대는
 
비린내가 나도록 몰아쳐 긁어도
 
하늘엔 흠집을 낼 수 없는 바람일 뿐이었습니다
 
 
 
아무 데나 길을 내어 가던 길에
 
어떤 슬픔도 그대 것이 아니었으니
 
마른 그림자도 남기지 못하고 사방으로 흩어지는 길에
 
차라리 바람의 옷 속에 묻히길
 
오늘도 내일도 잘했다  
 
할 겁니다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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