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덴버예닮장로교회 윤우식 목사
신약성경 마태복음 8장과 마가복음 1장, 누가복음 5장에는 ‘한 나병환자’가 깨끗하게 나음을 받는 사건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나병환자’는 과거 ‘문둥병’이라고도 하고, ‘한센씨병(Hansen’s disease)’이라고도 하는 병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이런 병에 걸린 사람은 일반사람들과 함께 살 수 없었으며, 성 바깥에 격리되어서 지내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종교적으로 ‘부정한 사람’으로 취급했기 때문입니다. 살이 녹아서 내리는 병으로 병자 자신도 힘든 상황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살아야 하고, 더욱이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들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간혹 영화에서 묘사되는 모습은 온몸을 천으로 가리고 가지만 금세 이 사람이 ‘나병환자’라는 것을 안 사람들은 침을 뱉고, 아이들은 돌을 던지면서 놀리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나병환자’가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사복음서 모두에는 ‘한 나병환자가 예수께 와서 무릎을 꿇었다’ 라고 말씀합니다. 사람들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되어서 살아야만 하는 그가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예수님께 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굴에 숨어서 기도하면 예수님이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그러나 이 사람은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침 뱉음, 돌을 맞는 수모 등 .이 ‘나병환자’는 왜 이런 결정을 합니까? 바로 예수님께 나아가서 자신의 병이 나을 수 있다는 확신과 기대 때문입니다.오늘날에는 ‘코로나 19’으로 인해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보편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예배’든 무엇이든, 우리가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말입니다.집에서, 자동차 안에서, 휴가지에 가서. 어떤 장소여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내가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서 나의 ‘수고’가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나병환자 역시도 내가 있는 곳이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처소에 예수님께서 찾아와 주시기를 기다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극복해야 했고, 모멸감 등을 느끼면서 예수님 앞에 나아옵니다. 이렇게 예수님 앞에 나아온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만나고 그 병에서 나음을 입었습니다. 당시에 이 병은 ‘불치의 병’이었습니다. 만약에 완전하게 낫는다고 해도 모든 살이 놀아 내린 상태로, 더 이상 나병이 퍼질 곳이 없을 정도로 된 후가 되어야 합니다. 나병은 나았을지 몰라도 얼굴과 몸은 흉측하게 변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서 그는 완전하게 나음을 입습니다. “곧 나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하여진지라” -마가복음1장42절. 나병환자가 나은 것은 그가 예수님께 찾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병이 낫게 된 것은 전적은 하나님의 주권입니다. 그러나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가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이행하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기로 결단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우리가 기도하고, 그분 앞에 나아가는 수고를 드리기로 결단하고 헌신할 때에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고 알게 됩니다. 기도하기 위해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추위를 무릅쓰고 새벽기도회를 나오는 것, 일주일 중에 모처럼 쉴 수 있고 토요일과 연결해서 여가를 즐기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주일 아침마다 준비해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교회를 나오는 것 보다 어느 곳에서나 스마트 폰으로 실시간 예배를 드리는 것이 편리하고 편하지 않습니까? 이런 가운데서 지금 내가 간절하게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는 삶인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물론 예배를 드리러 예배당으로 나오는 것이 간절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내 삶에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해결되는 것을 목격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 나아와야 합니다. 간절함으로 하나님을 붙들어야 합니다. 믿음 생활이라고 하면서 내가 수고하지 않고 편하게 하려는 것이 어쩌면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겁니다. 나는 이 나병환자처럼 간절함이 있는가? 그리고 그 간절함이 나의 삶에 어떤 행동으로 나오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이 시대의 참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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