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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은 우연히 일어날 뿐…신 원망 안한다"

팬데믹 시대 고난과 종교

 고난은 어디서 오는가. 성가신 질문이다. 수세기 동안 신학자 철학자 등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만약 신(神)이 있다면 왜 악 고통 등을 허용하는가. 팬데믹 사태 허리케인 산불 등 근래의 악재는 고난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는 계기가 됐다. 고난과 두려움이 일상을 삼키면 인간은 그 지점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삶을 고찰한다. 특히 종교를 소유한 이들은 세상의 이치를 절대자의 섭리하에 수용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퓨리서치센터가 팬데믹 사태 가운데 고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삶에서 고난이 다가온 건 우연인가 필연인가.
 
코로나 동안 인생의 의미 돌아봐
4명 중 1명 "고난의 이유 생각해"
 
고난은 '신' 아닌 인간 때문에 발생
일부 "고난으로 신의 존재 의심해"
 


팬데믹은 초유의 사태였다. 살면서 이런 적이 있나 싶었다.
 
미국 성인(18세 이상) 4명 중 1명(23%)은 "지난 1년 사이 삶의 의미 고난의 이유와 목적 악재가 발생하는 이유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다"고 응답했다.
 
숙고를 통해 얻은 결론(중복 응답 가능)을 물었다. 대부분 신에게 고난의 탓을 돌리지 않았다. 고난은 '우연히(happen)' 발생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응답자들은 시기적으로 봤을때 나쁜 일은 대부분 또는 일정 부분에서 '단지 우연하게(just happen.86%)' 일어난다고 답했다. 이어 고난은 대부분 또는 일정 부분에서 개인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71%) 대부분 또는 일정 부분에서 사회가 구조화되면서 빚어낸 결과(69%) 대부분 또는 일정 부분에 있어 사람들에게 좀 더 강해지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난이 존재함(62%) 등이라고 답했다.
 
삶 가운데 존재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종교 신앙 등과 관계없이 미국인 10명 중 7명(68%)은 '삶의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은 고난이라는 것이 우연히 찾아오지만 대부분 어떤 일이 발생할때 원인 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주목할 만한 것은 팬데믹 사태와 같은 악재 속에서도 신을 비난하거나 신앙이 흔들렸다고 말하는 응답자는 소수였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오늘날 탈종교 현상이 가속화하는 미국이지만 그래도 기독교적 사상은 아직도 스며있다.  
 
이번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58%)이 성경이 묘사하는 '하나님(God)'을 믿고 있다. 추가로 3명 중 1명(32%)은 우주에 어떤 절대적인 힘 강력한 영적 존재가 있는 것으로 여겼다.  
 
절대자 또는 영적 세계를 믿는다고 답한 이들에게 고난의 의미를 바탕으로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다.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 80%는 '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고난은 신이 아닌 사람들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신은 고난을 일부러 허용하는 것인가. 응답자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일종의 '자유 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절대적 존재를 믿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사람들로 인해 고난이 찾아오는 것을 두고 '인간은 하나님 또는 절대자의 계획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와 동시에 응답자 2명 중 1명(50%)은 '세상에서 발생하는 고난을 멈추게 하지 않는 것도 신이 허용하는 것이다. 그것도 신의 섭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고난에 대해서는 '신' 보다는 '사탄(satan)'을 책망했다. 미국 성인의 44%가 '세상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고난은 대부분 사탄에게 원인이 있다'고 답했다.  
 
종교별로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고난의 원인이 사탄에게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복음주의 개신교인(73%) ▶흑인 개신교인(69%) ▶주류 개신교인(47%) ▶가톨릭 교인(43%) 등의 순이다.
 
종교와 관계없이 고난 등으로 인해 신의 존재를 의심하거나 절대자를 부정한다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응답별로 보면 미국 성인 중 ▶고난을 겪게되면 전지전능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의심하게 된다(16%) ▶고난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14%) 등 소수의 응답자만이 고난과 신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결부시켰다.
 
고난을 통한 삶의 고찰은 사후 세계에 대한 존재 여부까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미국인 10명 중 7명(73%)은 '천국(heaven)'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인들을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복음주의 개신교인(96%) 흑인 개신교인(93%) 가톨릭 교인(90%) 주류 개신교인(88%) 등 대부분이 천국의 존재를 믿었다. 젊은층(18~49세.67%) 보다 50세 이상(80%)이 민주당원(64%)보다 공화당원(85%)이 천국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천국이 있다면 '지옥(hell)'도 있는가. 이는 천국을 믿는다고 답한 비율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미국 성인 응답자의 62%가 '지옥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이는 천국을 믿는다고 답한 비율보다 약 11%p 적었다.
 
기독교계내에서도 복음주의 개신교인(91%) 흑인 개신교인(89%) 등은 대부분 지옥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한 반면 가톨릭 교인(74%) 주류 개신교인(69%) 등의 답변 비율은 다소 낮았다. 이와 함께 공화당원의 75%는 지옥의 존재를 믿었고 민주당원은 52%에 그쳤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퓨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천국을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의 대부분은 천국을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몸을 갖고 죽은 사람들과 재회하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며 "반면 지옥은 '세상에서 지었던 죄를 지옥에서 심리적 육체적 고통으로 경험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영원히 단절되는 곳'이라고 정의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천국은 누가 갈 수 있는가. 천국을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에게만 물어봤다.
 
우선 천국이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중 39%는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답했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천국에 갈수 없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역시 32%였다.
 
기독교인 내에서는 견해가 확연하게 갈렸다. 우선 복음주의 개신교인(71%)과 흑인 개신교인(59%)은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가톨릭 교인(68%) 주류 개신교인(56%) 등은 절반 이상이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답변의 성향은 종교적 신념의 확고함과도 어느 정도 연결된다.
 
우선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 69% 흑인 개신교인의 50%는 '나의 종교만이 영원한 천국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하고도 참된 신앙'이라고 답했다. 반면 자신의 종교만이 천국으로 이끈다는 믿음을 가진 주류 개신교인(29%) 가톨릭 교인(25%)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편 이번 퓨리서치센터 조사는 지난 9월20~26일 사이 성인(18세 이상) 72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뢰도는 95%(오차범위 ±1.9%)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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