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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총기 규제의 딜레마

 총기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총기 사고 터지는 나라가 미국이다. 어린 아이들이 희생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 5월, LA 인근 프리웨이에서 보복 운전 총격에 6세 아이가 숨졌다. 지난 6일 오클랜드에서도 프리웨이에서 두 살 아이가 총에 맞았다. 차 두 대가 총격전을 벌이던 중 반대편을 지나던 차량에 총알이 날아든 것이다. 두 아이 모두 차 뒷좌석 카시트에 앉아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총기 규제 옹호자들은 손쉬운 총기 소유와 상대적으로 느슨한 총기 관련법이 끊임없는 총기 사고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에선 총기 구입이 운전면허 취득보다 쉽다는 말도 있다.  
 
최근 총기를 구입한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불과 1시간도 안 돼 총기 구입이 가능했다. 어둠의 경로도 아닌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입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주마다 법이 다르지만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영주권자의 경우 총기와 관련된 간단한 시험을 보고 기준점을 통과하면 우선 합격이다. 총기의 종류를 고를 수 있고, 결제를 하기만 하면 끝이다. 백그라운드 체크 절차가 남았는데, 약 10일의 시간이 걸린다.  
 
평소 큰 사고를 치지 않았다면 총기 구입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총기 수집도 가능하다. 구입할 수 있는 총기 수량에 제한이 없었던 때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개만 가능하다. 개인 및 가족 보호용으로 총기를 구입하는 사람에겐 참 신기할 따름이다. 총기를 왜 수집할까. 무기를 수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총기 규제 논란은 늘 이어져 왔다. 최근 또 한 번 이 논란에 불을 붙인 사건이 있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0대 백인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에게 배심원단이 무죄 평결을 내렸다.  
 
이 평결에 대한 비판론과 옹호론이 동시에 거세지며 사회가 들끓고 있다. 리튼하우스는 “신변의 위협을 느낀 상황에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해왔다. 10대 청소년이 자경단을 자처하며 총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사람을 쏴 죽인 행위는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그를 영웅시하며 무죄 평결을 촉구했다.
 
‘정당방위’에 대한 기준은 어디까지일까. 한 취재원은 이렇게 말했다. 총기 소지자는 조금만 상대가 위협적으로 나와도 ‘총’을 먼저 떠올린다는 것이다. ‘정당방위’를 내세우면서 말이다.  
 
언쟁을 이어가다 상대가 격분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언제 어디서 상대가 나에게 총을 겨눌 수도 있으니 나도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꺼내야겠다’는 생각을 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총기 소지 옹호자는 총 때문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그들은 ‘사람’이 문제이지 총이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총기를 규제하면 선량한 사람들만 범죄자로부터 범행을 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총기 소지 규제는 오히려 더 많은 총기 참사가 벌어질 것이라는 여론이 여전한 이유다.  
 
총기 소지는 개인의 자유에 맡기며 자기 방어를 위해 총기가 필요하다는 논리 역시 강력하다.
 
안타까운 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구입했다가 결국 그 총에 가족이 맞아 숨지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는 것이다. 4살배기 아들이 총을 갖고 놀다 실수로 발포된 총알에 맞아 숨지는가 하면 말다툼을 하는 두 딸이 엄마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모두 가족을 지키려고 샀던 총의 총구가 결국 가족을 향한 비극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산 총으로 결국 가족이 참변을 당하는 아이러니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홍희정 / JTBC LA특파원·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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