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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한인 의류업계 3대 단체 위기

의류·봉제·섬유협 개점 휴업
차기회장 인선조차 어려움
한인 경제 '젖줄' 역할 무색

 LA 한인 의류업계를 대표하는 한인의류협회, 미주한인봉제협회, 미주한인섬유협회가 의류산업 위기 속에서 차기 회장단 구성조차 어려움을 겪는 등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차기 회장의 바통을 이어줄 적임자가 없는 건 물론, 후임자로 내정한 대표가 운영하는 업체가 파산하기도 하고, 까다로운 법과 규제를 피해 회장단에 속한 대표가 운영하는 업체가 LA를 떠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는 지난 23일 이사진 모임을 갖고 다음 달 초 정식 투표를 통해 현 리처드 조 회장과 장영기 이사장의 추가 연임을 결정키로 했다.
 
조 회장과 장 이사장은 지난해 말 연임을 해 2년간 협회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정관에 의거해 올해 안에 33대 회장 선거를 치러야 했지만, 직전 정기 이사회에서 후보 추천 등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추가 연임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협회와 단체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단체장을 위임하는 데도 고충이 크다”며 “지난 10월 정기이사회에서 참석 이사진의 제청과 동의를 거쳐 연임하는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사진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비상상황인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현 회장단의 추가 연임에 대한 찬반을 다음 달 묻기로 했다.
 


회장 연임은 미주한인봉제협회(회장 잔 리)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정기 이사회에서 1년 연임이 확정됐다. 그는 “내년 1월 1일부터 SB 62 법이 발효되면서 봉제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긴박한 분위기로 연말임에도 대면 모임은 자제하고 송년회는 올해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작업량에 비례해 임금을 주는 소위 ‘피스레이트(piece-rate)’ 대신 시간당 최저임금 이상을 주도록 한 SB 62는 관련 업체를 뒤흔들 법으로 평가된다. 봉제업계에 작업을 주는 패션 브랜드나 대형 소매업체 등 원청업체가 단가를 올려주지 않는 한 원가경쟁 속에서 늘어날 인건비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 회장은 “회원사에 SB 62에 대해 꾸준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며 “개인적으로도 공장을 지난 5월 멕시코로 옮겨 준비해뒀고 이곳에서 작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미주한인봉제협회에 봉사한 최형노 전 이사장도 텍사스 봉제공장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사퇴 의사를 밝혀 협회는 이달 초 후임에 강경훈 이사장을 선임했다.
 
올해까지 2년간 회장직을 수행한 미주한인섬유협회의 김병철 회장도 2년 임기 연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회장은 “물류대란의 직격탄에 맞아 회원사는 물론, 협회도 거의 정지 상태”라며 “어떤 공식적인 행사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회장단 전체가 추가로 2년 연임으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
 
미주한인섬유협회는 당초 이사진에서 후임 회장 후보를 비공식으로 뽑았지만, 해당 업체가 파산하는 바람에 차기 회장직을 맡을 수 없게 됐고 현 회장단 연임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여건이 도와주지 않아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못하고 모두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송년회나 이취임식 모두 접고 소규모로 점심 모임을 갖는 정도로 재정비하고 내년에 기대를 걸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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