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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바이든 대통령의 ‘큰 정부 서명식’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인 사우스론에 8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달 초 의회를 통과한 인프라 법안의 서명식에 초대된 이들이다.
 
그간 법안 서명식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관련자 몇 명과 함께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은 사우스론에 무대를 마련하고, 케이터링 업체까지 불러 대대적인 행사로 열었다.
 
전임자가 받았던 비난을 의식, 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형 백악관 행사를 자제했다. 그런데도 취임 후 가장 큰 규모로 야외 서명식을 강행한 것은 국정운영에 승부수가 될 모멘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에 따른 투자액은 1조2000억 달러. 19일 하원을 통과한 미국 재건법안까지 발효되면 2조 달러가 더해진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 배포한 성명에서 이번 법안이 “링컨 시대의 전국 철도망 건설, 아이젠하워 시대의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건설 이후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자평했다. 또 이번 인프라 투자로 미국 경제의 체질이 달라질 것이며 “50년 후 역사는 오늘을 21세기에 미국이 경제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도 했다.
 
부채한도를 가지고 다투면서 국가 디폴트 직전까지 몰고 갔던 의회도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만큼은 초당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레이 페어 예일대 교수(경제학)에 따르면 1950년대만 해도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를 매년 인프라에 투자했다. 1970년대부터 이 수치가 점점 줄더니 2019년에는 0.7%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추세며 미국이 미래 세대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페어 교수의 분석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실제 미국 인프라의 취약성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1700만 가구에 인터넷에 공급되지 않아 맥도널드 매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화상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튼 연설에서 이를 언급하며 “제길, 이게 지금 미국의 모습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프라 법안에는 도로·교량 수리, 철도망 개선, 공항 확장 등 기존 시설의 보수 외에도, 인터넷망 확장, 신재생에너지 시설 확충 등 신사업을 위한 5년간 5500억 달러의 투자도 포함됐다.
 
일단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 경제가 도약할 기회가 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이 연간 인프라 투자액을 1000억 달러 올리면 GDP를 0.1%p 끌어올릴 수 있다.
 
또 미 경제정책연구소의 애덤 허시 연구원은 이번 법안으로 생길 일자리의 80%는 비대졸자 대상이기 때문에 저소득층에 직접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걸림돌은 인플레이션이다. 올 초부터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와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인플레이션이 없을 거라 했던 크루그먼은 지난 14일 지금의 물가 상승은 부양책 때문이 아니라 공급망 문제,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 탓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그러자 서머스 전 장관은 “크루그먼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위협을 축소하려 한다”며 “잘못 판단했음을 인정하라”고 반격했다.
 
또 다른 문제는 지지율이다.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서 어느 당 후보를 뽑겠느냐’는 여론조사(ABC-WP)에서 공화당을 꼽은 이는 51%였지만, 민주당은 41%에 그쳤다. 이 조사를 진행한 40년 동안 가장 큰 격차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된 뒤 폐기할 수 있다는 게 이들 법안의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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