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2명 숨졌는데… 총 쏜 10대에 무죄 평결
19일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은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카일 리튼하우스(18)에게 모든 혐의에 대한 무죄 평결을 내렸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건을 계기로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과격 시위가 벌어지자 백인 자경단원들과 함께 순찰하던 중 시위 참가자 2명을 총격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했다.
당시 만 17세에 불과했던 10대 청소년이 저지른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총기 소유 권리와 자경단의 역할, 정당방위의 정의를 둘러싼 거센 논쟁에 불을 붙였다.
전국의 시선이 집중된 리튼하우스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6시간의 숙의를 거쳐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라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평결이 내려진 직후 리튼하우스는 눈물을 쏟았다.
그는 지난 11일 공판에서도 울면서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저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자신을 때리거나 소총을 빼앗으려고 하는 등 먼저 공격한 시위자들을 어쩔 수 없이 쐈다는 게 리튼하우스의 주장이다.
변호인도 리튼하우스가 먼저 공격당한 사실을 거듭 강조하면서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방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공공의식이 강한 10대 청소년"이라며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리튼하우스를 폭력적인 충돌을 유발한 "난폭한 자경단원"으로 묘사하면서 총격 사건 뒤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리튼하우스는 탄두를 금속으로 코팅해 목표물을 관통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풀 메탈 재킷' 탄환 30발과 AR-15 스타일의 반자동소총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결 결과에 반발한 일부 시민들은 법정 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반발했고, 한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재판 과정에서 미국 사회는 두 편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섰다.
총기 소유권을 옹호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리튼하우스를 영웅시하며 정당방위가 맞다고 주장한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그를 '통제불능의 미국 총기 문화'를 상징하는 어린 자경단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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