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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 교육

 기술혁명은 교육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있다. 대학 교육은 전문 주제별 대신 응용 분야별로 체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학의 구조와 지식의 체계가 한층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는 추세다. 그래서 지식은 어떤 일에 적용되고 응용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일에 직접 적용해 보는 것이다. 이제는 지식의 적용이 지식의 중심이 됐고 지식의 체계적인 탐구에 있어서도 중심이 됐다.
 
며칠 전 학과 사무실로부터 이번 학기 학생들의 강의 평가서를 받았다. 필자의 강의에 대한 논평과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읽을 기회였다. 학생들의 공통적인 논평은 “강의 내용이 교과서에 충실했으며, 첨단기술과 산업현장에서의 실제 경험을 예로 들며 강의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이공계 교수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때 훗날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운 전문 지식을 다른 분야들과 연결해 적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들이 교과서에 기본을 둔 지식 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법과 관련된 지식도 제공해야 한다.  
 


이공계 교수들이 산업 현장성을 상실한 채 교과서에 나오는 해묵은 이론들만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헤쳐나가리라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이공계 교수들의 현장성 상실은 ‘지식’과 ‘적용’이 단절돼서 발생한다.  
 
대학은 오래전부터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로 변질됐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대학 본연의 역할은 ‘지식’과 ‘적용’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이제는 교수들이 지식의 융합을 갖고 경쟁해야 한다. 지식은 찾으면 있지만 이를 적용하는 방법을 학생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노력이 이어져야 하며, 첨단 기술과 산업 현장에서의 실제 경험이 밑받침돼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교수들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사항은 강의 평가서에서 뿐만 아니라 학과목 등록에서도 현저히 나타난다. 교수가 학생들이 원하는 전문 지식이나 적용 사례들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일단 그 과목에 흥미를 잃고 집중하지 않는다. 곧바로 강의실의 열기가 사라진다. 결국 학생들은 졸업을 위한 학점 취득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훗날 어떻게 적용할지 감을 잡지 못하게 된다.  
 
앞으로 대학 교수들에게 융합적 교육과 지식의 적용을 요구하는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철저한 강의 준비, 과목에 대한 열정, 학생과 소통하는 열린 사고, 적용력 등을 갖추어야 한다.  
 
‘교육 받았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습득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배운 지식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이다. 많은 지식이 곧 지혜롭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 교수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 규범이 더 강력히 요구된다. 교육의 내용, 수준, 품질, 성과, 영향 등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교수들이 자기 규율을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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