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열달 만에 FDA국장 지명…맨친 "후퇴·모독" 또 반대
오바마 때 FDA국장 지낸 캘리프…일각서 '제약사유착' 의혹 제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의약품 관리와 인허가 주무 부처인 FDA 국장에 캘리프를 지명하고 상원의 신속한 인준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캘리프 박사는 미국에서 가장 경험 많은 임상 전문가 중 한 명이며, 대유행을 끝내기 위한 싸움의 중요한 시기에 FDA를 이끌 경험과 전문지식이 있다"면서 "FDA는 백신 승인 등을 둘러싼 많은 중대한 결정을 해왔기 때문에 이 부처를 이끌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인사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FDA가 과학과 데이터 주도의 의사결정을 지속하도록 캘리프 박사가 보장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그는 2016년 상원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캘리프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6년 초부터 11개월 동안 FDA를 이끌었다. 당시 상원은 89대 4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인준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 캘리프의 제약사 유착 의혹 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당 속 야당의원으로 불리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캘리프 지명과 제약업계와 그의 유착은 우리를 후퇴시킨다"며 "중독으로 삶이 바뀌었던 많은 이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캘리프 지명자가 FDA 국장이었을 때 FDA는 근육이 퇴화하는 치명적인 유전 질환인 뒤센 근이영양증(DMD) 치료를 위한 약물을 논란 속에 승인했다.
DMD에 걸리면 20세가 될 즈음에 근육이 빠르게 힘을 잃고 호흡 곤란을 겪으면서 결국 몇 년 이내에 폐 질환으로 사망하게 된다.
당시 FDA 자문위원회는 이 약물의 데이터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승인에 반대했다. 하지만 캘리프는 자문위의 권고에 반대한 재닛 우드콕 현 FDA 국장 대행을 지지했다.
우드콕 대행은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확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제약업계와 밀착했다는 비판을 정치권 일각으로부터 받는 인물이다.
캘리프는 오피오이드 확산을 촉발한 것으로 비난받고 있는 옥시콘틴 등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FDA의 감독 실책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당초 우드콕 대행도 FDA 국장 지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제약사와의 유착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 다수의 지지를 받을 인물을 고르겠다면서 취임 후 FDA 국장 인선을 미뤄왔다.
일각의 우려에도 백악관은 과거 캘리프의 인준 청문회와 의사·연구자로서의 경험에 비춰 초당적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본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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