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베이지북' 기반으로 준비하는 2022년
인플레 가속화 속에도 소비 지출 증가
공급망 문제 조속한 해결이 핵심 관건
연준 테이퍼링, 팬데믹 벗어난다는 뜻
▶10월의 베이지북 = 지난달 21일 발표된 ‘베이지북’은 소매 매출 및 소비 지출 패턴과 관련된 최근의 흐름과 분석을 확인해줬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속적인 소비 지출 상승세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비 지출이 늘어났다. 이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공급망 차질로 인해 재화가 부족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 소비 수요가 위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 3분기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은 부진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그 규모와 영역에 있어서 미국 경제 전체를 아우른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미국 내 기업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공급망 차질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다.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 동안 지난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지만 이로 인해 소비 수요가 타격을 받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베이지북은 진단했다. 물류 라인이 막히면서 오히려 소비가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만큼 2022년까지 인플레이션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시장 전망은 대체적으로 밝게 점쳐지고 있다. 신용 시장 상태가 양호하고 10년 예상 인플레이션은 지난 20년 동안 보여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에 대한 이해 = 지난 9월 중 소비자 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년래 나타났던 연간 대비 상승 수치 중 가장 높은 폭이었다.
그런데 이런 수치는 그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다양하다. 제대로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는 보고 있는 데이터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 소비자 물가 지수는 가격 움직임의 폭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핵심 지수보다는 식품, 에너지를 포함한 일반 인플레 지수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의견이 있다. 소비 경제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식품과 에너지 가격 변동은 결국 모든 미국의 가장 중요한 경제 주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 소비 지출 지수(PCE)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4.4%가 뛰었다. 이 지표 역시 소비자 물가 지수와 마찬가지로 20년래 최고 상승 폭을 보인 것이고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현 시기 인플레이션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소비자 물가 지수와 개인 소비 지출 지수는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 것도 알 필요가 있다. 산출하는 공식 자체도 다르지만 분야 별 반영하는 비중이 틀리고 커버하는 영역도 PCE가 좀 더 넓다. 소비자 물가 지수(CPI)가 소비자가 직접 지출한 비용 만을 반영하는 반면, 더 넓은 영역에서 소비자를 위해 대신 지출된 비용까지 반영하는 것이 PCE라고 볼 수 있다. 연준이 경제의 현주소를 판단하는 도구로 PCE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이퍼링(tapering)’에 대한 이해 = 올 들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테이퍼링’일 것이다. 연준이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통화를 조절하는 방식 중의 하나가 채권을 풀거나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동안은 계속 채권을 거둬들이고 돈을 풀어왔다.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고 경제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온 것이다. ‘테이퍼링’은 이와 같은 통화 정책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해가 있다. 테이퍼링을 연준이 즉각적으로 돈 줄을 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지난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 의장 파월은 지속적으로 경기 추이를 지켜보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현재 테이퍼링의 정확한 의미는 긴축이 아니다. 단지 완화 정책의 속도를 조금 늦추겠다는 의미가 크다. 그만큼 경제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급 사이드 인플레이션 =현 상황에 대한 판단과 내년도의 시장 및 경기 전망은 공급망의 정상화 속도에 달렸다. 지금 인플레이션은 공급의 차질이 밀어 올린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소비자 수요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로선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를 우려할 근거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현재 진행형인 공급망 문제가 조속히 풀리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그만큼 수요 측면에서 촉발된 물가상승세의 풀이 꺾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해결이 지연되고 소비자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속화되면 어쩔 수 없이 진짜 ‘긴축’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가장 큰 리스크(risk)인 셈이다.
어찌됐든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신호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그러나 시장의 수급불균형 해결 여하에 따라 경기 향방과 시장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다.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만약도 대비할 수 있는 투자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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