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 제한했지만…미국 부스터샷 자격자, 성인의 89% 달해"
과체중·우울증 환자도 고위험군에 포함되며 대상자 크게 늘어
CNN은 보스턴아동병원의 컴퓨터전염병학연구실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화이자·모더나·얀센(존슨앤드존슨의 제약 자회사)의 백신 접종을 끝낸 미국 성인의 최소 89%가 부스터샷 접종 자격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분석 결과는 보건 당국의 백신 자문위원들도 예상치 못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자문위원인 윌리엄 섀프너 박사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더 많다"며 "인구의 절반쯤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 보건 당국은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자 가운데 백신을 맞은 지 6개월이 지난 65세 이상 고령자와 18세 이상인 고위험군을 부스터샷 접종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고위험군에는 과체중이나 당뇨·심장병 등 각종 질환을 앓는 환자와 의료 종사자·교사·응급요원·식료품점 직원 등 직업적으로 코로나19 노출 위험성이 높은 사람이 들어간다.
또 얀센 백신 접종자는 18세 이상이고 접종 2개월이 지났으면 모두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했다.
그런데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20세 이상 성인 중 거의 75%가 과체중에 해당한다. 여기에 직업적 고위험군과 비만·흡연·천식·우울증 등 다른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을 추가하면 백신을 다 맞은 성인의 최소 89%가 부스터샷 요건에 해당한다는 게 컴퓨터전염병학연구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섀프너 박사는 자문위원들이 부스터샷 자격을 논의할 때 염두에 둔 것은 심장병이나 폐 질환, 당뇨 같은 전통적인 기저질환이었지 과체중이나 우울증처럼 많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질병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백신에 대한 내 금언의 하나는 '소수라도 백신을 덜 맞히는 것보다는 과잉 접종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 식품의약국(FDA)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의 자문위원인 폴 아핏 박사는 현재 상황을 두고 '부스터 파티', '3회차 접종 열병'이라며 미국에서 부스터샷으로 공급되는 백신은 부족한 해외로 보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핏 박사는 "(모든 성인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던) 정부는 원하던 것을 얻었다"며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부스터샷 결정을) 강요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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