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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컨테이너겟돈’의 물류대란

 시기적으로 미국은 핼러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있다.
 
요즘 LA 바닷가로 나가 보면 먼 바다 위에 거대한 컨테이너선들이 촘촘히 떠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대형 선박들이 도착은 했으나 항만에 배를 대고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해 진을 치고 접안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병목현상이다.  
 
전쟁 영화에서나 보던 항모 전단의 대열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LA항과 롱비치항에 항만 적체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부터였다. 도착한 수입상품의 하역 지연과 내륙 운송수단의 부족으로 화물 운반이 늦어져 쇼핑센터나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는 상품의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  
 


또 선박들이 제시간에 되돌아 가지 못하니 제품 생산지인 아시아 지역에서는 ‘선박 투입’ 배선기간이 연쇄적으로 지연돼 수출 상품이 크게 쌓이고 있다.
 
항만 적체로 해상운임의 급상승, 상품값의 인상, 소비자 부담 가중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분명하다.  
 
미국 총 수입 물량의 40% 이상을 통과시키고 있는 LA, 롱비치 두 항구의 적체현상에 설상가상으로 연말연시 시즌 특수(特需) 상품의 추가 수입으로 미국 전체가 극심한 물류대란을 겪고 있다.  
 
현재 LA항과 롱비치항의 선석은 100% 점유, 운영되고 있으며 내항과 외항에 대기하는 선박은 60여척에 이른다.  
 
항만 적체현상의 첫째 원인은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수입물량의 폭증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코로나 사태로 수입물량이 감소했다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자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입물량은 배로 급증했다.  
 
둘째 원인은 선박의 대형화와 선박 운항시간의 단축이다.  
 
대량 화물이 과거보다 짧은 시간에 도착하게 되자 항만의 선석 부족과 하역작업(크레인 운영) 지연으로 선박들이 외항에서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셋째 원인은 내륙 운송의 인력과 인프라 구축의 부족이다.  
 
코로나로 인한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장기 지급은 숙련 트럭 기사와 철도원의 이직현상을 초래했고, 이들의 직장 복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항만 컨테이너 야드와 각 지역 컨테이너 디포에는 컨테이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이 병목현상을 재앙(아마겟돈)에 빗대어 ‘컨테이너겟돈(Containergeddon)’이란 합성어까지 만들어졌다.
 
항만 적체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선사대표단(PMSA)과 항만노조(ILWA) 간에 부단한 협상을 해 왔지만 별 진전이 없자, 결국 바이든 행정부가 문제 해결에 개입하게 됐다.  
 
해운항만청은 항만 운영을 주 7일, 24시간 체제로 늘리고, 항만노조도 인력 약 3000명을 증원키로 했지만 신입 인력의 작업 숙련도가 낮아 생산성을 단시간에 올리기는 어렵다. 더구나 내륙 운송(트럭, 철도, 창고)의 인력과 인프라 부족으로 당분간 물류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LA항과 롱비치항의 적체가 지속되고, 외항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선박회사들은 대체항구를 찾기 시작했다. 일부는 북서부의 시애틀, 타코마, 오클랜드항을 이용하고, 미 동부지역 화물이 많이 실린 선박들은 파나마 운하를 돌아 사바나, 찰스턴, 뉴욕항으로 연장 운항하고 있다.  
 
미국의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제품 운송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월마트, 아마존, 코스트코, 홈디포, 나이키, 타겟 등은 UPS, 페덱스, JB 헌터 등 대형 택배 또는 트럭회사들과 자체 운송계약을 시도하고 있다.
 
백악관은 공급 병목현상인 물류대란 해결을 위해 주방위군(수송, 공병)까지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투입시기와 세부지침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노조, 내륙운송노조(Teamsters), 선사대표단 간의 협력과 정부의 조정으로 재앙으로 번진 물류대란이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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