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가족의 고민 덜어주고 품위있게 삶 마무리 가능

사전의료지시서의 필요성

 시니어가 되면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것중 하나가 죽음에 대한 계획이다. 한인사회에는 소망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가 이와 관련된 활동을 수년째 하고 있다. 시니어가 아니라도 누구나 사람은 죽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시니어가 되면서 더 가까워진 느낌탓인지 앞에 놓고 얘기하기가 쉬워졌다. 품위있는 마무리를 위해서 '사전의료지시서(Advance Healthcare Directive)'가 작성된다.
 
스스로 선택 맞이하는 죽음 가능
팬데믹 탓 유언서 작성 크게 늘어


자기 스스로 남을 배려하며 살고 있다는 마이클 박(50)씨는 심폐소생술(CPR) 클래스를 수강했다.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자기 주위에 아무도 CPR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서 자신이 나섰던 것이다.
 
"정말 놀란 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순간, 다시 말해서 CPR이 필요한 순간에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더라구요."
 
박씨는 수업 첫부분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CPR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에 놀랐다. 그는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환자의 목에는 'CPR을 하면서까지 연명치료를 하지 말아 달라'는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더라"면서 "강사는 환자의 의사를 무시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그 상황에서 CPR을 강행해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듣지 못했지만 박씨는 죽음을 맞는 미국인들의 의연함에 감동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 놓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에 유언서를 미리 작성해 놓은 성인이 불과 32%였는데 비해 2020년 이후 폭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때는 순서가 있어도 죽을때는 순서가 없다는 옛말씀이 있다. 뜻하지 않은 사고나 질병으로 의식불명 상태가 됐을때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 놓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좀 더 품위있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CPR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이를 통해서 되살아나는 경우는 흔치 않고 대부분 연명치료를 하는 식물인간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는 사고의 경중이나 나이의 높고 낮음과는 다른 상황이다. 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영양 공급은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장치를 통해서 이뤄지고 호흡도 자력으로 숨쉬지 못해서 도와줘야 하는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은 환자의 호흡과 심장박동이 명추거나 멈출 것으로 보일때 사용된다. 성공률은 15%정도로 보고 있고 말기암 환자의 경우는 생존률이 1%도 안된다고 전한다.
 
'웰빙 웰다이잉'을 모토로 시작한 소망소사이어티의 중점 사업중 하나가 사전의료지시서 보급이다. 관계자는 "CPR이나 생명연명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는 방식대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결국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캐서린 김(47)씨는 갑자기 아버지를 잃었다. 큰 사고도 아니었는데 응급차에 실려갔던 아버지가 며칠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 다음부터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김씨나 아버지나 모두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별다른 문서 작업이 없었다. 또한 아버지도 특별한 재산이 없었기에 트러스트도 유언서도 마련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아버지와 관련해 의료와 관련된 요구를 할 수 있는게 없었다"고 김씨는 "아버지의 의료기록을 외동딸인 나도 볼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의료 기록을 관장하는 부서에서는 김씨에게 '파워오브어터니'를 요구했다. 한국식으로 보면 위임장인데 김씨도 아버지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사망확인서를 갖고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양식이다.
 
-파워오브어터니
파워오브어터니(POA)는 한국식으로 위임장이다. 자신의 대리인을 지정하는 것이다. 다만 용도와 분야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로 쓰인다. 재산관리 위임을 비롯해, 부동산 관리 위임, 은행관련 위임 등이 있고 의료 관련 위임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의료관련 위임장은 중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런 사고로 의사표현이 어려워질때 유용하다. 혼수상태로 회생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이 POA가 없으면 가족들도 도울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POA는 배우자로 정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본인 대신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선정해야 한다.  
 
-소망소사이어티의 사전의료지시서 
소망의 사전의료지시서(사진)는 총 4페이지로 구성돼 있다. 1페이지에는 의료와 관련해 위임을 받은 '파워오브어터니(power of attorney)' 두명을 적게 돼있다. 그리고 연명치료 승낙 여부를 묻는 항목이 있다. 2페이지에는 장기 기증여부와 매장, 화장, 시신기증 등 장례를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있고 본인의 서명과 증인 2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3페이지에는 가족관계와 경력, 출생지, 학력,장례식때 부탁하고 싶은 말이나 좋아하는 문구, 노래 등을 적는다. 또한 사망소식을 알리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을 수 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남기고 싶은 말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화해와 감사의 편지 형태로 남기게 된다. 
 
 

장병희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