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열린 광장] 내가 음식을 요리하는 이유

 만나는 노인마다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투덜댄다. 나도 마찬가지다. 입맛이 없나, 밥맛이 없나.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다. 내가 음식을 만들어야지. 유교 사상에 영향을 받았는지 한국에서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은 익숙지가 않다.  
 
세상이 달라졌다. 요리하는 남자들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나는 몇 가지 음식을 만들어 보았다. 할라피뇨 멸치볶음, 야채 스튜, 호박죽, 순두부, 빵. 모두 맛이 있었다(?)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만들기 힘들고 까다로운 것이 빵이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제는 제법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 구수하고 보들보들한 빵, 시장에서 사 온 방부제가 들은 빵과 비교할 수 없다. 우선 염도를 조절할 수 있다. 소금을 거의 넣지 않는다.  
 
당뇨 환자인 나는 당도에 민감하다. 시장에서 사 온 빵은 너무 달거나 또는 싱겁다. 나는 설탕을 넣지 않고 스테비아를 약간 넣는다. 설탕은 사탕수수에서 그리고 스테비아는 과일에서 추출한 감미료다. 건포도 또는 블루베리를 넣기 때문에 감미료를 거의 넣지 않는다.
 


밀가루 종류를 내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통밀가루를 사용한다. 거기에다 아몬드 또는 미숫가루를 섞는다. 계란과 올리브 기름으로 반죽한다. 빵 만드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반죽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이스트를 알맞게 넣는다.
 
빵을 만드는 비법은 두 번 발효하는 데 있다. 반죽을 오븐에서 한 시간 발효한 다음 꺼내서 건포도 또는 건블루베리를 넣고 반죽하여 한 시간 더 발효한다. 시루 냄비에 올리브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찐다. 굽는 것보다 쪄야 빵이 더 부드럽다.
 
지난주 부에나파크의 한 공원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다. 먹음직스럽게 포장한 빵을 선보였다. 나는 맛있다고 칭찬받을 것을 기대했는데 아무 말이 없다. 실망했다. 어린아이처럼 칭찬받기를 좋아하는 내가 어리석다.  
 
좋은 보약을 소개한다. 한인 마트에서 값싸게 구할 수 있는 양파, 마늘, 버섯, 미역 등이다. 양파와 마늘은 혈압 저하, 혈액 청소, 혈액 응고 방지에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버섯은 식물성 소고기다. 여러 가지 비타민 영양제의 원료가 미역과 해초류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몸에 좋은 마늘을 잘 먹지 않는 이유가 있다. 마늘 다지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마늘을 다지는 작은 기계가 있지만 사용한 다음 청소해야 한다. 나는 TV서 어느 조리사가 마늘 다지는 것을 보았다. 깐 마늘 몇 개를 칼 판에 놓고 칼의 넓적한 쪽을 대고 주먹을 치면 마늘이 으깨진다. 그 다음에 다진다.  
 
음식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만들려면 반나절을 부엌에서 서성거려야 한다. 부엌일이 힘든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우리 할머니, 어머니, 아내는 나와 가족을 위해 부엌에서 온 종일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감사하는 방법은 내가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재현 / 전 연방공무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