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약물 오남용 사망 급증
작년 3월부터 1년간 2243명
직전 1년보다 36%나 늘어
주정부는 주사기 소지 합법화
18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약물 과다 복용이 원인이 된 사망자는 2243명으로, 직전해 같은 기간 동안 사망자 1653명보다 약 36% 늘었다.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뉴욕시 내 관련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역의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율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최근 1년간 미국 전역에서 약물 과다 복용이 원인이 된 사망 사례는 9만6779명으로 약 30% 늘었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처럼 약물 과다복용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뉴욕주는 마약 사용을 위한 주사기 소지가 범죄가 아니라는 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지난 7일 사람들이 피하 주사기를 소지, 판매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안을 포함한 ‘오피오이드 위기 퇴치를 위한 패키지 법안’에 서명했다. 이전에는 주사기를 소지하는 것을 경범죄로 취급했고, 최대 1년의 징역과 1000달러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약물 중독자들이 음지에서 주사기를 소지하면서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법안이다. 중독자들은 서로 주사기를 공유하곤 했고, 이로 인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C형 간염이 확산했다고 뉴욕주는 판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물 중독자들이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뉴욕시 내 범죄율도 오르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반발도 크다.
특히 뉴욕시 내에서도 약물 남용이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곳은 맨해튼 펜스테이션 근처, 패션 업체들이 몰려있는 ‘가먼트 디스트릭트’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이 지역은 올해 들어 지난달 19일까지 범죄가 41%나 증가했다. 인근 길거리에선 약물 주입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삿바늘과 마약 흡입에 사용된 깨진 유리관, 오물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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