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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늦깎이 경험

 며칠 전 퇴근길에 프리웨이에서 차가 멈추려 해서 가까스로 갓길로 빠져 나가 사고를 모면한 순간이 있었다.
 
주변의 타박을 무시하고 5년이 넘은 것을 아직도 새 차라고 우기면서 관리가 소홀해, 트랜스미션에 문제가 생긴 거다. 정비소에 부탁해 놓고는, 그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힘겹게 끌고 오던 사업체를 접자마자 우연한 계기로 새 직장을 얻게 됐다. 긴장되던 3개월의 수습기간도 막 지났으니 아침 시간이 조금은 여유롭다.  
 
이틀은 택시를 이용했다. 요금이 만만치 않았다. 불안하지만 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우선 요금이 공짜라서 놀랐다.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피하기 위해 한 시간 정도 일찍 집을 나선다. 몇 구간을 지나면 유명 커피숍도 만난다. 내려서 커피랑 빵 한 개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아침 신문을 펼친다.  
 
한쪽 조용한 자리에 벌써 누군가는 노트북을 열어 놓고 커피를 마시며 뭔가 열심히 타이핑을 하고 있다. 신문은 주요 기사만 대충 훑어보고 나와서 다시 버스를 기다린다. 마주치면 눈인사 하는 친구도 몇 명 생겼다.  
 
매일 아침 스니커즈로 바꿔 신고 가방은 가로질러 메고는 버스정류장을 향해 빠른 속도로 걷는다. 이 시원한 아침 공기 속을 달리듯 걷는 기분은 참으로 상쾌하다. 불안하거나 두렵던 마음도 이젠 다 사라졌다.
 
엊그제 토요일에는 은행에 볼 일이 있어서 나섰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차가 도무지 오지를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한 구간을 뛰어 도착하니 그제서야 오고 있었다. 급하게 살아온 습관만은 여전히 남아있나 보다.
 
아직은 차분히 인터넷을 검색할 여유를 못 가졌지만 노선을 잘 찾아보고 어느 한가한 주말에는 버스를 타고 바닷가에도 가보고, 노선을 따라서 환승하면서 멀리 종점까지 가보는 모험도 해보고 싶다.

켈리 조 /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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