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전에 드디어 등장
민주당 측, 일제히 ‘역공기회’ 반색 영킨 후보, “반갑지만, 미묘하다” 분위기
보수성향 미국민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극우성향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초박빙으로 전개되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전에 가세하면서다.
스티브 배넌은 13일 버지니아 주도 리치몬드에서 열린 유세에 등장해 공화당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전화연결을 통해 찬조연설자로 나서 버지니아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를 당부했다.
트럼프는 “글렌 영킨 후보는 말할 수 없이 젠틀한 후보”라고 운을 뗀 뒤 “이번 선거에서 (영킨 후보가) 노회한 맥컬리프를 꺾고 버지니아를 탈환할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충분히 이길만하다”면서도 “2016년, 2020년에 되풀이됐던 우편투표 부정행위를 막아내기 위해 공화당 모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연설 수 시간 전에 성명서를 내고 “2020년 부정선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공화당원 모두가 2022년, 2024년 선거를 보이콧 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트럼프 측은 “이는 단순한 화법이며, 공화당 지지자들에대한 부정선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목적”이었다고 수습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브 배넌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유세에 대해 영킨 후보는 반가움을 표했지만,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측근들은 오히려 이번 유세의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주당의 역공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좌파 성향의 워싱턴 포스트는 스티브 배넌의 등장을 ‘극우의 부활’로 규정하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게재해 공화당 지지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테리 맥컬리프 후보 역시 “트럼프가 나타났다”는 원색적인 ‘경고’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며 영킨 후보를 극우로 몰고갔다.
선거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지난 수차례 압승했던 북버지니아에서 영킨 후보의 ‘대등한 접전’이야말로 공화당 주지사 탄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배넌이 나설수록 ‘민주당의 역풍’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지난 2017년도 주지사 선거당시 북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에서는 노텀 민주당 후보가 길레스피 공화당 후보를 80% 대 19%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꺾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68%-31%로 두 배 이상이었으며, 알렉산드리아와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서도 두 배 이상 차이났다.
선거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과 바이든 정부의 실정을 감안할 때 15%정도의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영킨 후보가 최대한 선전할 경우 북버지니아에서 55%대 45%의 10% 격차로 맥컬리프 후보가 앞선 결과를 얻어내면서, 이를 토대로 버지니아 주 전체에서 오차범위 내의 격전으로 영킨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수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