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탈출…힙스터 성지 거닐어볼까
이렇다할 계획도 없고 주머니 사정도 넉넉치 않은 주말 아침,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을게 확실시 되는 팍팍한 일상에서 문득 탈출하고 싶을 때가 있다. 뭐 그럴싸한 계획따위 없으면 어떤가. 그냥 가을볕 눈부신 날이라는 핑계만으로도 무작정 차를 몰아도 좋을듯 싶다. 그러나 막상 운전대 잡으니 막막하다면 정답은 정해져 있다. 애보트 키니다. 포브스가 '힙스터와 보헤미안이 만나는 곳이며 LA가 뉴욕, 포틀랜드, 시카고와 만나 쿨함과 도시적인 것이 공존하는 거리'이라고 예찬한 애보트 키니에서 브런치를 목적삼아 천천히 도시를 걷는 낭만을 즐겨보는 건 어떤가. 늦가을 햇빛 찬란한 어느 한낮, 애보트 키니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뭘할까 만약 아침부터 이곳을 찾았다면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이곳은 미국 스페셜티 커피 양대산맥인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com)와 블루보틀(bluebottlecoffee.com)이 자리 잡고 있다. 평소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 예찬론자였더라도 늦가을 정취 가득한 주말엔 인텔리젠시아에선 블랙캣을 베이스로, 블로보틀에선 헤이즈밸리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모카를 주문해보길. 특히 블루보틀에선 겨울 시즌 한정으로 선보이는 '윈터 헤이즈밸리'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주문해도 좋겠다. 두 브랜드 모두 썩 괜찮은 초콜릿을 사용하고 있어 묵직한 에스프레소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그리곤 무작정 거리를 걸으면 된다. 알록달록한 건물과 아방가르드한 건물을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충전되니까. 그러다 애보트 키니 대표 명물인 건물 벽면에 그려진 펑키한 그라피티를 만나면 셀카에 도전해보자. 혹 아는가. 우연히 찍은 사진 한 장이 카톡 프사(프로필 사진)를 장식할 인생 사진이 될런지. ▶쇼핑 애보트 키니는 베니스비치에서 불과 몇 블럭 떨어지지 않은 애보트 키니 불러바드와 베니스 불러바드 코너에서 시작해 3블럭 정도에 이르는 작은 거리지만 현재 전국에서 가장 힙한 거리로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바이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독특한 상점과 갤러리들이 즐비한 이곳은 십 수년전만 해도 대형 쇼핑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하고 펑키한 옷가게며 앤티크샵, 액세서리 가게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최근엔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벨벳(Velvet), 스카치&소다(Scotch & Soda), 르 라보(Le Labo), 버켄스탁(Birkenstock)등 유명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브랜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 브랜드는 대형 쇼핑몰에서는 만나기 힘든, MZ 트렌드세터들이 열광하는 '힙하고 쿨한' 브랜드다. 이외에도 유니크한 편집샵과 액세서리샵들도 즐비해 캘리포니아 바이브 가득한 스트리트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윈도우 쇼핑만으로도 하루가 즐거워진다. ━ 가볼만한 식당 애보트 키니를 찾는 이유, 바로 트렌디한 식당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주말 브런치를 즐기러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가족 또는 친구들과 멋진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또 저녁에만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들도 많아 미식가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만 하다. 예약하지 않으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식당들도 있는데 '줄까지 서면서 밥먹는 건 딱 질색'이라는 이들도 한 번쯤은 그런 고집을 꺾어도 좋을 식당들이 꽤 많으므로 애보트 키니를 갈 계획이라면 한 번쯤은 시도해보길. ▶펠릭스(Felix Trattoria)=애보트 키니 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펠릭스(felixla.com)는 이탈리안 맛집 많기로 소문난 LA에서도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어 한 두달 전 예약은 필수. 에반 펀크 셰프가 선보이는 정통 이탈리안 홈메이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시칠리아 피자인 스핀초네(sfincione). 펠릭스 스핀초네는 로즈메리,씨솔트, 올리브오일을 곁들인 포카치오 브레드로 만들어져 흔히 보는 얇은 피자 도우와는 또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신선한 치즈 요리인 부리타 푸리아(burrata pugliese)와 다양한 파스타도 함께 맛볼만하다. felixla.com ▶지젤리나(Gjelina) 애보트 키니 대표 식당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은 맛있는 피자를 먹기위해선 지구 끝까지도 간다는 피자 러버들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할 식당. 이탈리안 전통 화덕에서 피자를 구워내는 것으로 유명한 이곳은 토스카나 어느 농가를 연상시키는 의도된 소박함과 시크한 매력이 어우러진 인테리어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15가지 종류가 넘는 피자 외에도 굴, 버섯, 오리 프로슈토, 카라브리안 칠(Calabrian chili), 부리토 등 다양한 이탈리안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만약 보다 캐주얼하게 이 식당 피자를 즐기고 싶다면 바로 옆에 있는 GTA에서 피자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Gjelina.com ▶네이버(Neighbor) 캘리포니아 햇볕을 즐기며 주말 한낮을 여유롭게 보내고 싶다면 네이버에서 브런치를 즐겨볼 만하다. 싱그러운 식물과 앤티크 가구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이곳은 실내와 패티오 모두 주말 브런치를 즐기기에 안성맞춤. 아침 식사를 하루종일 제공하는 이곳은 베리와플과 스모키 갈비 요리가 유명한데 여기에 핸드 크래프트 칵테일 한 잔 곁들이면 환상적인 브런치 식탁을 경험할 수 있다. Neighborvenice.com 이주현 객원기자방구석 힙스터 식당 애보트 한낮 애보트 쇼핑 애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