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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 ‘환경미화원’ 오타니

“반 고흐의 그림을 본 적 있는가.(Did you see Van Gogh paint?)”   1995년 8월 14일자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커버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야구담당 기자 톰 버두치는 ‘역사상 최고의 투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큼이나 이 투수의 피칭을 보는 것이 값진 일이라고 소개했다. 주인공은 바로 컨트롤의 마법사로 불렸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투수 그렉 매덕스였다. 그로부터 28년이 흐른 2023년. 버두치는 ‘역사상 최고의 투수’가 아니라 ‘역사상 최고의 야구선수’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 선수야말로 (치고, 던지는) 근본적인 의미에서 진정한 ‘야구선수’다.”   버두치가 말한 역사상 최고의 야구선수는 최근 메이저리그 LA다저스와 초대형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다.   오타니의 캐릭터를 잘 설명해주는 일화가 있다. 길을 가는데 쓰레기가 떨어져 있다. 대부분의 경우 쓰레기를 못 본 척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간다. ‘내가 버린 쓰레기도 아닌데 이걸 왜 주워야 하지.’   그런데 오타니는 다르다. 운동장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꼬박꼬박 주워서 휴지통에 버린다. 오타니는 말한다. “나는 쓰레기를 줍는 게 아니다. 남이 무심코 버린 ‘운(運)’을 줍는 것이다.”   오타니는 최고의 투수인 동시에 최고의 타자다. (오른손) 투수와 (왼손) 타자를 겸업한다는 뜻에서 일본에선 ‘이도류(二刀流)’, 미국에선 ‘투웨이(two-way)’로 불린다. 기량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초현실적이다. 마운드에 오르면 시속 161㎞의 강속구를 던진다. 타석에선 4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다. 키가 1m93㎝인데 발도 빠르다. 도루도 20개를 넘는다. 이걸 한 시즌에 동시에 해내는 선수가 바로 그다. 그래서 오타니야말로 역대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타니가 29세 나이에 ‘역사상 최고’라는 찬사를 듣는 비결은 뭘까. 당연히 이전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걸출한 실력 덕분이다. 그런데 가장 큰 비결은 따로 있다. 그의 기량이 초현실적이라면 그의 캐릭터는 비현실적이다.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 수도승 같은 극도의 절제가 오타니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겸손하면서도 성실한 자세, 불굴의 의지가 그의 무기다. 이걸 다 갖췄다니, 한마디로 그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다.   오타니가 15세 때 ‘만다라트(만다라+아트)’ 계획표를 만들었단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 계획표를 만들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실천 과제까지 빼곡히 적어 넣었다.(만다라트란 1970년대 일본의 경영연구소가 고안한 습관 관리표다. 이 계획표가 불교의 만다라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만다라트라고 불린다.)   오타니는 체력·정신력과 함께 ‘인간성’과 ‘운(運)’도 목표 달성을 위한 8가지 항목 중 하나로 봤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행운이 따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타니는 열다섯 살 때 이미 깨우쳤다. 보통 소년이라면 중2병이 절정에 달할 나이에 성공을 목표로 이런 작은 일까지 챙겼다. 즉, 오타니는 사람의 ‘운’까지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었다.   행운을 불러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오타니가 내린 결론은 교실 청소에 앞장서고, 어딜 가든 쓰레기를 줍는 것이었다. 인사를 잘하고, 긍정적 사고를 하는 것도 운을 불러들이기 위한 그의 전략이었다. 이런 구도자 같은 생활이 몸에 밴 사람에게 마약이나 음주·흡연이 끼어들 공간은 없다.     그런데 천하의 오타니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팀의 우승이다. 최근 나온 책 『포르쉐를 타다, 오타니처럼』(이재익 지음, 도도서가)의 문구가 눈에 띈다.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던 마이크 트라웃과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오타니는 2018년부터 같은 팀에서 뛰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선수 두 명을 데리고도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가을야구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야구는 선수 개개인보다 팀 의존도가 높은 스포츠다. 이 점에서 야구와 인생은 무척 닮았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적다. 그 흔한 사랑도, 싸움도, 치킨집도 혼자서는 못한다.” 정제원 / 한국 문화스포츠디렉터시 선 환경미화원 오타 커버 스토리 야구 역사상 선수 개개인

2023-12-27

뉴욕시, 공무원 노조와 백신 의무화 합의

뉴욕시가 시정부 공무원 노조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합의했다. 시 공무원 최대 규모 노조와 환경미화원 노조 등 4대 노조가 참여한 이 합의는 면제 신청 후 거절시 이의 제기 기회를 주고, 무급휴직 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린 것이 주요 내용이다.   4일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시 공무원 주요 4개 노조와 백신 의무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노조는 뉴욕시 공무원 최대 규모 노조인 DC37, 시 산하기관 노조 로컬237, 시립병원·시영주택 등 노조 로컬300, 환경미화원 노조 로컬831이다. 총 7만5000명의 시 공무원이 이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경찰 노조(PBA)와 소방관 노조(UFA 및 UFOA)는 참여하지 않았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시 공무원들이 뉴욕시 회복에 필수불가결한 백신 접종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번 조치는 면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 노조는 시당국이 내린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에 반대해 제기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 공무원은 오는 11월 30일까지 무급휴가에 처해지고, 한차례 연장을 거쳐 최대 내년 6월 30일까지 무급휴가가 가능하다. 단, 이때까지 여전히 미접종을 고수할 경우 퇴사해야 한다.     또한, 의료적·종교적 면제를 신청한 경우 시에서 내린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2일까지 면제 신청을 제출하고 거절당해서 이의 제기를 한 경우는 주간 진단검사를 받고 근무할 수 있다.     5일 자정까지 면제를 신청한 경우는 면제 여부가 결정될때까지는 주간 진단검사를 받고 근무할 수 있다. 단, 거절된 후 이의 제기를 할 경우는 무급 휴가를 받고 대기해야 한다.     면제 신청을 하지 않거나, 이의 제기가 거부된 미접종 직원은 즉시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한편,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의무화가 시행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4일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부터 시작된 5~11세 어린이 접종과 함께 의무화를 시행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올라갈 경우 학교내 마스크 착용 정책이 변화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마스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보건당국은 뉴욕시 전역 코로나19 감염 지표가 상당히 안정됐지만 추위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됐던 작년의 패턴을 감안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은주 기자 [email protected]의무화 공무원 백신 의무화 뉴욕시 공무원 환경미화원 노조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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