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화산 폭발과 지구 온난화
지난 1월 15일 남태평양 통가에서 해저화산이 폭발했다. 화산 폭발은 많은 에너지를 방출해 대규모 해일을 일으켰다. 해일은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게 화산 해일경보를 내릴 정도도 긴박한 상황이었다. 잔잔한 우물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동심원을 만들면서 퍼져 나간다. 이것이 해일의 이동 원리이다. 해일의 원인에 따라 지진해일(쓰나미)과 해저화산 폭발에 의한 화산해일로 구분된다. 지진이나 화산 폭발 외에 그린란드 연안 빙하가 온난화에 의해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 바다로 들어가면서 큰 파도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 파도가 해안 지역까지 빙하를 이동시켜 건축물을 파괴하기도 한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피해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통가 해저화산 해일 피해는 다행히 통가 지역에 국한됐고 원거리에 있는 태평양 연안 국가들은 심각한 피해를 받지 않았다. 해저화산 폭발보다는 지진에 의한 해일의 피해가 일반적으로 더 크다. 이는 화산보다는 지진의 힘이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21세 들어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지진해일은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연안에서 발생한 인도양 지진해일이다. 이때 지진해일에 의한 피해자는 28만 명이었고, 인도양 인접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의 소말리아까지 해일의 피해를 당했다. 통가 해저화산의 폭발로 화산재와 이산화황이 지상 20km까지 방출됐다. 방출된 화산재와 이산화황은 각각 해양오염과 산성비의 원인이 되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더욱이 대기로 방출된 화산재와 이산화황은 대기 에어로졸 생성의 직간접 성분이 된다. 태양 에너지인 햇빛은 에어로졸 층을 뚫지 못한다. 그래서 지상의 온도는 정상적인 기온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데, 이를 ‘에어로졸의 직접 효과’라고 한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반대되는 현상으로 ‘한랭화’라고 한다. 다행히 통가 해저화산 폭발로 대기로 방출된 이산화황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지구 온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통가화산의 폭발음은 수 천km 떨어진 알래스카에서도 들렸다.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인공위성 사진으로 포착됐다. 한국에서도 감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포착됐다. 이 충격파는 인간의 귀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알래스카주립대학에는 극초음파를 측정하는 장치가 있다. 이는 장거리에서 발생하는 폭발로 인한 충격음을 기계로 검출하는 방법이다. 이 장비는 수천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화산, 지진, 지하 핵실험 뿐만 아니라 오로라 소리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최소 3곳에 분산 배치돼 있다. 이들이 얻은 자료를 기반으로 정확한 폭발음의 위치를 판별할 수 있다고 한다. 알래스카에 이 같은 관측 장소가 여러 곳 있으며, 지난 30년 이상 측정해 왔다. 과학설비는 자연현상 뿐만 아니라 핵실험과 같은 군사 작전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알래스카는 자연현상과 핵실험의 장소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곳이면서 지구 온난화 연구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전문가 기고 폭발과 온난화 화산 폭발과 해저화산 폭발 통가 해저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