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수입업체 운임료 반값에도 울상
한국산 수입 업체들이 원/달러 환율과 해상 운임 급락에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둔화와 재고 처리라는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을 돌파하고 해상 운임이 올해 들어 60%나 떨어졌지만 환율이 1100원 선일 때 한인 업체들은 이미 공급망 차질을 대비해 앞다퉈 한국산 물량을 필요한 양보다 더 확보했다. 문제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이 창고에 쌓여 있고 넘쳐나는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 한 수입 업체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낮을 때 대량 주문한 경우가 많아 소비자 가격 인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산 수입 수요 감소로 해상 운임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한인 통관업계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부산항을 출발해 LA-롱비치 항에 도착하는 선박에 실린 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당 평균 해상 운송비용은 4000달러대 후반으로 5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2~3월 평균 1만~1만3000달러였던 운송비와 비교해 반값으로 떨어진 셈이다. 또 중국발 LA-롱비치 항 해상운임은 3000달러대까지 가능하다는 게 통관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전 해상운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떨어진 이유는 ‘물동량 감소’다. 통관업체 줄리아나 임 CHB의 줄리아나 임 통관사는 “항만 물류적체 현상이 사라졌지만, 한국이나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주문이 크게 줄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해 공급 부족 때 많은 고객 업체들이 불안감을 느껴 물건을 수요 이상으로 많이 주문했다”며 “반면 수요는 늘지 않고 줄면서 창고에 재고가 많아졌다. ‘원단, 옷 신상품, 생필품, 자전거’ 등 쌓인 물건 처리에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쇼핑 대목을 앞두고 수입 물량이 대폭 늘어야 하는데 그런 문의도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5일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를 인용해 중국에서 미국 서해안까지 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당 평균 해상 운송비용이 54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에 비해 60% 급락한 수치다. 물류·유통 업계 재고량 증가로 최근 달러강세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인물류협회앤드류 서 회장은 “달러가 강세지만 창고마다 (재고가) 가득 찬 상태로 신규 수입 주문은 줄었다”며 “유가가 하락해도 소비자 개스 가격은 쉽게 안 내려가듯, 각종 수입품의 소비자 판매가도 당장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수입업자가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라 연말 재고물량 줄이기 차원의 소비자 판매가 인하는 기대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해상운임 컨테이너 컨테이너 해상운임 물류유통 업계 재고량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