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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산책 삼아 쇼핑몰 가볼까…팰리세이즈 빌리지

분주한 연말연시도 지나가고 이제 조금 느긋해도 좋을 시간이 돌아왔다. 번잡했던 시간이 지나가면서 몸도 마음도 쳐지는데 이럴 땐 가까운 쇼핑몰에서 산책 삼아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한나절 보내 보면 어떨까. 이럴 때 팰리세이즈 빌리지(Palisades Village)만한 곳이 없다. 2018년 오픈한 이곳은 LA 대표 부초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위치해 있는데 말타스빈야드 동부 휴양지를 연상시킬 만큼 아기자기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가 물씬 넘쳐나 주말 한나절을 알차게 보내기 그만이다.       ▶쇼핑   패셔니스타들의 새 쇼핑 성지로 떠오른 이곳은 LA 여느 쇼핑몰들에서 만나보기 힘든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패션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핫플레이스다. 유러피안 감각이 살아 숨쉬는 럭서리 캐주얼 브랜드 A.L.C를 비롯해 패셔니스타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애니 빙(Anine Bing),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프레임(Frame) 등이 입점해 있다. 명품 브랜드도 포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LA에 단독 매장이 거의 없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패셔니스타들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트렌드세터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최근 이곳에 입점한 생로랑(Saint Laurent)등이 있다. 또 '조용한 럭서리' 트렌드의 원조인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파리지엔 감성 그대로 녹아 있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북유럽 패션 리더 토템(Toteme) 등은 꼭 들러봐야 하는 매장이다. 이외에도 바이레도, 딥디크와 같은 니치 향수 브랜드와 고급 마켓 이레원(Erewhon)도 입점해 있다.       ▶맛집   식당 수가 많지는 않지만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아닌 LA에서 내로라하는 맛집 분점이 몰려 있어 LA의 새로운 다이닝 성지가 된 이곳에선 어느 레스토랑에 들어가 식사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중 슈퍼스타는 단연 안젤리니(Angelini Ristorante & Bar). 가정식 이탈리안 요리로 유명한 이곳은 LA 본점의 인기를 힘입어 이곳까지 진출했다. 가정식 파스타요리가 시그니처인 이곳에선 다양한 파스타와 육류, 생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 블루리본 스시(Blue Ribbon Sushi)는 정통 일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스시바와 테이블을 갖추고 있다. 작은 규모의 식당이지만 오마카세 플레이터부터 사시미, 마끼, 니기리 등 다양한 일식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A5 와규 스테이크', 와사비 허니를 곁들인 프라이드치킨은 이곳에 갔다면 꼭 먹어볼 만한 메뉴다.   또 일식당 '에도 바이트(Edo Bites)'도 빼놓을 수 없다. 베벌리힐스 스타 셰프 중 한 명인 에두왈도 발디의 최신작인 이곳은 그의 메뉴를 보다 부담 없는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건강한 아침식사부터 신선한 샐러드와 샌드위치, 토스트, 파스타, 페이스트리 메뉴가 준비돼 있어 오전에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주소: 15225 Palisades Village Ln, Pacific Palisades     ▶문의: (310) 525-1380, palisadesvillageca.com     ━   팰리세이즈 빌리지는       팰리세이즈 빌리지는  LA '그로브'와 글렌데일 '아메리카나'로 친숙한 쇼핑몰 개발업체 카루소가 2018년 9월 오픈한 야외 쇼핑몰이다. 퍼시픽 펠리세이즈는 LA를 대표하는 부촌이나 2018년 이전엔 소매점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처음 카루소가 이곳에 주상복합 야외 쇼핑몰을 짓겠다 했을 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지역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몰을 만들 것을 약속한 뒤 쇼핑몰 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이곳은 쇼핑몰이라기보다는 이름처럼 작은 마을을 연상시킬 만큼 최대한 상업적 요소는 배제됐다. 그로브와 아메리카나가 약 16에이커 부지에 쇼핑몰이 들어선 반면 이곳은 3에이커 정도로 작은 규모인데 총 22개의 소매점과 10개의 레스토랑과 카페, 극장 한 곳, 마켓 한 곳이 입점해 있다. 쇼핑몰 내 매장 건물들은 높이가 2층을 넘지 않으며, 건물마다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 한 건축업체가 매장 2곳 이상을 맡지 못하게 할 만큼 탄생부터 까다로운 조건으로 완성됐다.   글=이주현 객원기자·사진=카루소 제공쇼핑몰 주말 가정식 파스타요리 쇼핑 패셔니스타들 주말 한나절

2024-01-18

[이 아침에] 아침 한나절 풍경

이른 아침, 산책을 나선다. 햇살을 등에 바르고 샌타애나 강변을 걷는다. 산책길 옆으로 포장된 자전거 도로가 나란히 나 있다. 18마일, 사인이 보인다. 태평양으로부터 18마일 지점이라는 뜻이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줄지어 빠르게 지나간다.     강폭이 150미터쯤 될까. 넓은 강바닥이 허옇게 맨살이 드러나 있다. 벌써 몇 개월째 저 모습이다. 어느 해 큰 비 온 다음 날, 시뻘건 황토물이 강둑이 넘칠 정도로 강을 꽉 채워 우렁우렁 소리를 지르며 내달리던 모습을 기억한다. 물 따라 노닐던 청둥오리, 황새 등 온갖 새들의 울음소리도 그친 지 오래고. 물과 함께 있던 풍경도 사라진 지 오래다. 물이 들어오는 날, 그들도 따라 돌아올 것이다. 자연의 섭리다. 강은 흘러야 강이다.     어느 집 울타리에 나팔꽃이 줄지어 피어있다. 울타리 꼭대기에 올라선 나팔꽃 하나가 바람결에 흔들린다. 산 정상에 올라 깃발을 흔드는 산악 대장 같다. 아침마다 싱싱하게 나팔을 불어 반겨주는 녀석들의 속 모양이 궁금해 꽃 하나를 툭 땄다. 꽃 속을 들여다본 나는 깜짝 놀랐다. 꽃 속 이글거리는 촛대의 모습을 눈이 부셔 바로 볼 수가 없다. 필라멘트가 가볍게 떨고 있다. 만지면 불에 델성싶다. 지칠 줄 모르며 번식하고, 끝없이 타고 오르는 녀석들의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엔젤레스 트럼펫 나무가 보인다. 나팔꽃과 함께 트럼펫을 불어 아침을 깨우는 저 녀석들. 나무 가득 노란색 트럼펫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벌들이 꽃 속을 부지런히 들락거린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여 근무하는 중이다. 저런 모습은 게으름과 싸우며 게으름을 꿈꾸는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강둑을 한 바퀴 돌아 집에 들어선다. 무화과 열매가 많이도 열렸다. 저놈들은 처음엔 좁쌀만 하다가 손톱만 하다가, 톡톡 불거지며 땡볕 아래 튀밥 튀듯 익기 시작한다. 올해도 한동안 열매를 수확하느라 바쁠 것이다. 이웃과 나눠 먹고도 남아돌 만큼 넉넉히 주는데, 찬바람이 일면 익기를 뚝 그친다. 해마다 녀석의 등골을 빼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겨울이면 닭똥 한 포씩을 꼬박꼬박 진상하지만 그래도 주는 것 보다 받는 게 훨씬 많아 늘 미안하다.           창문을 활짝 연다. 뒤뜰 석류나무에 앉은 새들의 울음소리가 너무 가까이 들려 녀석들이 방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커피를 내린다. 냄새가 거실에 번진다. 똑똑 떨어지는 커피 소리를 들으며 찰떡 한 개를 냄비에 굽는다. 떡 구워지는 냄새가 고소하다.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바삭거리는 찰떡을 먹으면서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이 시간이 좋다. 사소하고 시시한 것들이 주는 행복이다.     요 며칠 사이 ‘너무 고마워서 슬픈 것’이 어떤 건지 조금 알 것 같은 일이 있었다. 부부사이 일이라 밝히기엔 멋쩍은 일이지만, 40년 넘게 살아온 아내로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게 사실 좀 생뚱했다. 기대치를 한 눈금 낮출 때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게 아닌가 싶다.     오늘 점심은 혼자 해결해야 한다. 쌀을 한 컵 씻어 밥을 안쳤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한나절 풍경 트럼펫 나무 아침 한나절 노란색 트럼펫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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