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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풍파(風波)에 놀란 사공

풍파(風波)에 놀란 사공 장만(1566~1629)   풍파에 놀란 사공(沙工) 배 팔아 말을 사니 구절양장(九折羊腸)이 물도곤 어려웨라 이후란 배도 말도 말고 밭 갈기를 하리라 -청구영언(靑丘永言)   공명정대한 경쟁과 관리   바다의 거친 바람과 파도에 놀란 뱃사공이 배를 팔아 말을 샀다. 그랬더니 꼬불꼬불한 산길을 말을 몰고 오르내리는 것이 물길보다 더 어려웠다. 이후론 배도 말도 그만두고 농사를 지어야겠구나.   장만(張晩)이 과거에 급제한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7년 전쟁을 겪고 형조판서로 있던 1622년(광해군 14년), 집권 대북파(大北派)의 국정 혼란을 상소한 것이 왕의 노여움을 사서 사직했다. 인조 2년(1624년), 평안도에서 이괄의 난이 일어나자 팔도도원수로 난을 평정해 1등 진무공신(振武功臣)에 올랐으나, 그 3년 뒤 정묘호란 때 적을 막지 못한 죄로 삭탈관직 돼 충남 부여에 유배됐다. 이 시조는 지은이가 파란만장한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본 소회를 읊은 것이다.   ‘풍파’와 ‘구절양장’은 벼슬살이의 어려움을, 배와 말은 문신과 무신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문인으로 관직에 나아갔으나 무인으로 옮겨 공을 세웠다. 그것은 전쟁의 시대를 산 지식인의 필연적 선택이기도 했다. 또한 벼슬을 단념하고 농사를 짓겠다는 것은 당시 사대부들의 생활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성취하는 사람보다 좌절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경쟁의 세계다. 공명정대한 경쟁과 관리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유자효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풍파 사공 집권 대북파 필연적 선택 국정 혼란

2022-11-24

[열린 광장] 군대 내의 성희롱

별꼴을 다 보았다. 일본 자위대 지상 막료장 4성 장군이 성희롱 피해자 사병에게 허리를 굽혀 사죄하는 것을 보았다. 남존여비 사상이 사회 밑변에 깔린 일본에서 상급자가 하급자 특히 여자에게 미안하다면서 경례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성희롱 풍파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과 일본으로 상륙했다. 성희롱이란 미국에서 한물간 이야기다. 특히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은 언론에서도 보도하지 않는다.     요즘 한국 공군이 성폭행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짤막한 보도로는 육군 자위대 막사에서 상급자 남자 군인 세 명이 여자 군인을 덮어 누르고 다리를 벌리라고 했다고 한다. 다른 십여 명의 남자 군인들이 이 광경을 보고 웃으며 저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녁 시간에 술을 마시고 술김에 장난을 쳤다는 짐작이 간다.     이 여군은 사건을 상급 기관에 보고했다. 상급 기관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지방 검찰은 무슨 이유인지 기소를 취하했다고 한다. 이 여군은 군을 그만두고 사건을 언론에 폭로했다. 일본에서 2016년 256이던 성희롱 사건이 2021년에는 거의 10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나는 한국에서 군사고문단 소속 통역으로 용산 육군본부와 바로 앞 국방부에서 총 6년을 근무하여, 군대 내 성희롱 문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성희롱은 대부분 회식에서 발생한다. 술을 마시고 나면 노래자랑이 벌어지고 음담패설이 나온다. 그 자리에 참석한 여군들은 무안해 하지만 참고 들어야 한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술김에 그랬다고 변명한다. 그 당시 성희롱이란 말을 듣지 못했다.   성희롱이란 상대방에게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주는 원치 않는 성적 언어나 행동이라고 정의한다. 옛날에 많은 한국 남자들도 여자들에게 수치심과 굴욕감을 주는 성적 행동을 저질렀다.   성희롱 파동은 세계 모든 나라로 퍼진 팬데믹이다. 일본 자위대 막료장이 백번 사죄해도 마땅하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성희롱 군대 성희롱 풍파 성희롱 파동 성희롱 문제

2022-10-19

[시조가 있는 아침] 풍파에 놀란 사공 -장만(1566~1629)

풍파에 놀란 사공 배 팔아 말을 사니 구절양장이   물도곤 어려웨라 이후란 배도 말도 말고   밭 갈기를 하리라   -청구영언   공명정대한 경쟁 바다의 거친 바람과 파도에 놀란 뱃사공이 배를 팔아 말을 샀다. 그랬더니 꼬불꼬불한 산길을 말을 몰고 오르내리는 것이 물길보다 더 어려웠다. 이후론 배도 말도 그만두고 농사를 지어야겠구나.   장만이 과거에 급제한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7년 전쟁을 겪고 형조판서로 있던 1622년(광해군 14년), 집권 대북파의 국정 혼란을 상소한 것이 왕의 노여움을 사서 사직했다. 인조 2년(1624년), 평안도에서 이괄의 난이 일어나자 팔도도원수로 난을 평정해 1등 진무공신에 올랐으나, 그 3년 뒤 정묘호란 때 적을 막지 못한 죄로 삭탈관직 돼 충남 부여에 유배됐다. 이 시조는 지은이가 파란만장한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본 소회를 읊은 것이다.   ‘풍파’와 ‘구절양장’은 벼슬살이의 어려움을, 배와 말은 문신과 무신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문인으로 관직에 나아갔으나 무인으로 옮겨 공을 세웠다. 그것은 전쟁의 시대를 산 지식인의 필연적 선택이기도 했다. 또한 벼슬을 단념하고 농사를 짓겠다는 것은 당시 사대부들의 생활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선거의 계절이다. 성취하는 사람보다 좌절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경쟁의 세계다. 공명정대한 경쟁과 관리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풍파 사공 집권 대북파 필연적 선택 국정 혼란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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