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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꾀다’와 ‘꼬시다’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끄는 것을 ‘꾀다’라고 한다. “대출금리를 낮춰 주겠다며 꾀어 돈을 가로챈 일당” “대출을 받아 준다며 저신용자들 꾀어 사기 행각” 등처럼 쓰인다.   ‘꾀다’를 대신할 수 있는 동사가 또 있다. ‘꼬이다’로 표현해도 된다. “투자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꼬여 돈만 가로채는 유사수신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와 ‘꼬이다’는 복수표준어다.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이런 유형의 복수표준어에는 ‘괴다/고이다, 쐬다/쏘이다, 죄다/조이다쬐다/쪼이다’ 등이 있다.   ‘꼬드기다’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는 뜻이다. “금연한 지 두 달째인데 꼬드기지 마”처럼 사용한다.   입말에서 세를 넓힌 ‘꼬시다’는 뒤늦게 표준어가 됐다. ‘꾀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랐다. 원래는 ‘고소하다’의 강원·경상·전라도 사투리였다. 이성과 사귀려고 수작을 부리다 등의 의미로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면서 2014년 표준말이 됐다. ‘꾀다’와 어감상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별도 표준어로 추가한 경우다. “먹는 걸로 꼬시는 거야?”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꼬이다, 꼬드기다, 꼬시다’는 말맛 차이가 있으나 상대의 마음을 꾀어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끄는 것을 뜻한다.우리말 바루기 별도 표준어 사기 행각 어감상 차이

2024-04-16

[우리말 바루기] ‘덤테기’ 씌우지 맙시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엉뚱한 사람에게 덤테기를 씌우지 마라”고 말하곤 한다. 여기에서 ‘덤테기’는 맞는 표현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덤터기’가 맞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무데기’도 있다. 수북이 쌓여 있거나 뭉쳐 있는 더미 또는 무리를 나타낼 때  ‘무데기’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역시 ‘무더기’가 옳은 말이다.   이처럼 ‘덤테기’ ‘무데기’로 쓰는 것은 ‘ㅣ’ 모음 역행동화 때문이다. ‘ㅣ’ 모음 역행동화는 앞에 오는 ‘ㅏ, ㅓ, ㅜ, ㅗ’가 뒤에 오는 ‘ㅣ’에 동화돼 ‘ㅐ, ㅔ, ㅞ, ㅙ’로 바뀌는 현상이다. ‘덤터기’ ‘무더기’의 ‘ㅓ(터, 더)’가 뒤에 오는 ‘ㅣ(기)’의 영향을 받아 ‘덤테기’ ‘무데기’처럼 발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맞춤법에서는 ‘ㅣ’ 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낱말을 대부분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덤테기’ ‘무데기’는 ‘덤터기’ ‘무더기’가 맞는 말이다.     ‘아지랑이’를 ‘아지랭이’로, ‘가랑이’를 ‘가랭이’로, ‘곰팡이’를 ‘곰팽이’라고 하는 것도 모두 ‘ㅣ’ 모음 역행동화로 인해 일어난 현상이다. 그렇다면 ‘놈팽이’ ‘놈팡이’는 어느 것이 맞을까? ‘놈팽이’란 말이 익숙하지만 이 역시 ‘ㅣ’ 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나지 않은 ‘놈팡이’가 맞는 말이다.우리말 바루기 덤테기 모음 역행동화 대부분 표준어

2024-03-28

[우리말 바루기] ‘있음’인가 ‘있슴’인가?

‘~읍니다’ ‘~습니다’에 대해 살펴보자. 예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 모음 뒤에서는 ‘~ㅂ니다’, 자음 뒤에서는 ‘~습니다’를 쓰도록 개정됐다. ‘기쁩니다’ ‘학생입니다’는 모음 뒤에 ‘~ㅂ니다’가 붙은 경우다. ‘먹습니다’ ‘좋습니다’는 자음 뒤에 ‘~습니다’가 붙은 예다.   표준어 규정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하나의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정하고 있다. 당시 ‘~읍니다’와 ‘~습니다’의 의미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입말에서는 일반적으로 ‘~습니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판단 아래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이제 ‘~습니다’가 자연스럽게 사용되다 보니 명사형으로 만들 때에도 ‘~ㅁ’을 붙여 ‘있슴’ ‘없슴’과 같이 ‘~슴’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명사를 만드는 어미 ‘~ㅁ’은 항상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ㅁ’은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어 그 단어가 명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끌리다’가 ‘끌림’, ‘만들다’가 ‘만듦’이 되는 것이 이런 예다.   하지만 자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 따라서 ‘있다’는 ‘있음’, ‘없다’는 ‘없음’으로 적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의미 차이 명사 역할

2024-02-15

[우리말 바루기] ‘덤터기’? ‘덤테기’?

다른 사람으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엉뚱한 사람에게 덤테기를 씌우지 마라”고 말하곤 한다. 여기에서 ‘덤테기’는 맞는 표현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덤터기’가 맞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무데기’도 있다. “새 학기가 되니 가져가야 할 책이 한 무데기다”처럼 한데 수북이 쌓여 있거나 뭉쳐 있는 더미 또는 무리를 나타낼 때  ‘무데기’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역시 ‘무더기’가 옳은 말이다.   이처럼 ‘덤테기’ ‘무데기’로 쓰는 것은 ‘ㅣ’ 모음 역행동화 때문이다. ‘ㅣ’ 모음 역행동화는 앞에 오는 ‘ㅏ, ㅓ, ㅜ, ㅗ’가 뒤에 오는 ‘ㅣ’에 동화돼 ‘ㅐ, ㅔ, ㅞ, ㅙ’로 바뀌는 현상이다. ‘덤터기’ ‘무더기’의 ‘ㅓ(터, 더)’가 뒤에 오는 ‘ㅣ(기)’의 영향을 받아 ‘덤테기’ ‘무데기’처럼 발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맞춤법에서는 ‘ㅣ’ 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낱말을 대부분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덤테기’ ‘무데기’는 ‘덤터기’ ‘무더기’가 맞는 말이다. ‘구데기’ ‘누데기’ 등도 일상적인 대화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구더기’ ‘누더기’가 바른 표현이다.   ‘아지랑이’를 ‘아지랭이’로, ‘가랑이’를 ‘가랭이’로, ‘곰팡이’를 ‘곰팽이’라고 하는 것도 모두 ‘ㅣ’ 모음 역행동화로 인해 일어난 현상이다. 그렇다면 ‘놈팽이’ ‘놈팡이’는 어느 것이 맞을까? ‘놈팽이’란 말이 익숙하지만 이 역시 ‘ㅣ’ 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나지 않은 ‘놈팡이’가 맞는 말이다.우리말 바루기 덤터기 덤테기 모음 역행동화 대부분 표준어

2023-12-21

[우리말 바루기] ‘서울말’의 반전

첫 서울살이에 나서는 지방 사람들도 서울말이 어색하기는 매한가지다. “그건 아니구요” “비가 올 것 같애요”와 같은 말을 따라 하며 차이를 실감한다.   일반적으로 서울말과 표준말을 동일시하지만 둘은 같다고 할 수 없다. “그건 아니고요” “비가 올 것 같아요”로 사용해야 표준어다.   표준말은 한 나라의 공식 언어다. 우리나라에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표준어 규정에 나와 있다.   서울 토박이가 쓰는 말이 표준어의 기초가 됐지만 표준말은 아니다. 서울 사투리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서울말은 넓은 의미에서 경기 방언 중 하나다.   ‘-구요’로 발음하는 게 대표적이다. 입말에서 “뭐라구요” “안 된다고 생각하구요” “고민도 되구요”처럼 끝맺는 경향이 있다. 상대편의 어떤 말에 대한 대꾸의 성격을 띠는 종결어미 ‘-고’와 보조사 ‘요’가 결합한 형태이므로 ‘-고요’로 적고 읽어야 한다. ‘뭐라고요’ ‘생각하고요’ ‘되고요’로 고쳐야 바르다. 대개 방언이라기보다 구어체로 인식하지만 ‘-구’로 끝나는 어미는 없다.   연결어미 ‘-고’를 ‘-구’로 발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겨울바다도 보구 회도 먹구 즐거웠어요”와 같이 이야기할 때가 많다. ‘보고’ ‘먹고’가 표준어다.우리말 바루기 서울말 반전 현대 서울말 표준어 규정 서울 토박이가

2023-12-03

[아름다운 우리말] 겹받침 이야기

한글은 받침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리 문자를 쓰는 수많은 언어 중에서 받침이 있는 문자 체계는 거의 없습니다. 한글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이 바로 받침입니다. 아마도 받침을 만든 것은 당시의 문자 체계인 한자(漢字)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한자의 필순을 보면 한글과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받침을 쓰는 것과 필순이 비슷한 순서가 되기도 합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학생들은 한글 받침을 어려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사실 한자 사용에 있습니다.   한편 한국어에는 겹받침도 있습니다. 겹받침은 두 개의 받침이 연속해서 쓰이는 것입니다. 중세국어에는 받침이 세 개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중간에 사이시옷이 있는 형태였습니다. 대표적인 어휘는 ‘닭ㅅ’ 때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유시(酉時), 즉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를 나타내는 말로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 말을 학자에 따라서는 자음이 모두 발음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럴 경우에 발음은 ‘다그스’처럼 됩니다. 한편 때는 ‘비읍시옷디귿’이 쓰인 글자였습니다. 이것도 모두 발음하면 ‘브스대’가 됩니다. 따라서 유시를 나타내는 당시의 말을 모두 발음하게 되면 ‘다그스브스대’가 되는 데 정말 이렇게 발음하였을지는 의문입니다. 우리말이 왠지 독일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어학자들의 끊임없는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겹받침은 두 개가 쓰이지만 실제로는 단독으로 발음할 때는 하나만 소리가 납니다. 대표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몫, 넋’이라는 단어를 단독으로 발음할 때 시옷까지 발음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뒤에 자음이 와도 두 개를 모두 발음하지는 않습니다. ‘읽고, 넓지’ 등을 발음해 보면 두 발음이 모두 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뒤에 오는 발음은 된소리로 발음이 됩니다. [일꼬], [널찌]로 발음이 됩니다. 표준어 발음이 그러한데 실제 발음에서는 달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을 고려한다는 말은 젊은 사람은 달리 쓸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합리성이라는 말도 매우 추상적인 표현입니다.     뒤에 모음이 오면 당연히 두 발음이 모두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겹받침을 쓴 것이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보면 하도 대표음으로 쓰다 보니 뒤에 모음이 와도 하나의 발음만 소리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값이 싸다’를 [가비 싸다]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닭이’라는 말도 ‘다근’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닭을’의 경우 [달글]이라고 발음하는 게 오히려 어색할 정도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많은 겹받침 단어가 홑받침 어휘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언어의 변화를 보면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겹받침의 홑받침화도 계속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겹받침을 ‘둘받침’이라고 해서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남한과 용어가 다른 것이 많습니다. 기역, 디귿, 시옷은 이름도 다릅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쌍기역을 ‘된기윽’이라고 합니다. 조사와 어미도 합쳐서 ‘토씨’라고 합니다. 남북한이 오랫동안 나누어져 있어서 학문의 교류가 끊어져 있습니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이렇게 말과 관련된 용어가 달라져 있다는 것은 앞으로 말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징조로 보입니다.   말이 달라지면, 두 나라가 되는 겁니다. 말이 사고를 지배한다고 할 때 서로의 생각이 달라짐을 의미합니다. 말의 이질화를 줄이기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겁니다. 북한에서 나온 외국인을 위한 조선어 교재를 보면 이런 문제가 더 두드러집니다. 상대를 부를 때 ‘동무’라는 표현을 씁니다. 동무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라고 하는 겁니다. 이런 말을 배워서 남한 사람과 대화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남한 말을 배운 외국인인 북한에 가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겹받침이라는 말을 둘받침이라고 하고, 쌍기역을 된기윽이라고 하는 것으로 볼 때 북한에서는 한자어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입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방향으로 한국어가 나아가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겁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겹받침 이야기 겹받침 이야기 된소리로 발음 표준어 발음

2023-11-19

[우리말 바루기] ‘늦장 대응’, ‘늑장 대응’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터지고 나서 원인을 분석하는 글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늦장 대응’ 또는 ‘늑장 대응’이다. 어떤 곳에는 ‘늦장 대응’, 또 어떤 곳에는 ‘늑장 대응’이라고 적혀 있다.   이처럼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태도를 가리켜 ‘늦장’ 또는 ‘늑장’이라고 한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둘 다 맞는 말이다. ‘늦장’과 ‘늑장’은 복수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같은 뜻을 지닌 여러 말을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을 복수표준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늦장 대응’ ‘늑장 대응’ 모두 맞는 말로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늦장’과 ‘늑장’ 외에도 복수표준어는 꽤 있다. 많은 사람이 즐겨 먹는 ‘짜장면’의 경우에도 원래는 ‘자장면’이 표준어였으나 ‘짜장면’이 널리 쓰이면서 ‘자장면’ ‘짜장면’ 모두 표준어로 인정됐다.   ‘가뭄’과 ‘가물’도 마찬가지다. 원래 오랫동안 계속해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마른 날씨를 이르는 말은 ‘가물다’에서 파생된 ‘가물’이었다. 그러나 현대국어에서는 ‘가뭄’이 더 많이 쓰임으로써 ‘가뭄’과 ‘가물’이 복수표준어가 됐다.   이 외에 ‘태껸/택견, 품새/품세, 노을/놀, 소고기/쇠고기, 간지럽히다/간질이다, 봉숭아/봉선화, 냄새/내음, 복숭아뼈/복사뼈, 고까신/꼬까신, 뜨락/뜰’ 등도 복수표준어다.   ‘날개/나래, 눈초리/눈꼬리, 만날/맨날, 멍게/우렁쉥이, 먹을거리/먹거리, 메우다/메꾸다, 치근거리다/추근거리다, 애순/어린순, ~기에/~길래’ 등도 복수표준어로 함께 쓰이고 있다.우리말 바루기 대응 늦장 늦장 대응 늑장 대응 모두 표준어

2023-08-25

[우리말 바루기] ‘얽히고설키다’의 규칙

관계·일·감정 따위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된 경우 ‘얽히고설키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얽히고설키다’는 ‘얽히고섥히다’ ‘얼키고설키다’ 등으로 잘못 사용하기 쉽다.   ‘얽히고설키다’를 잘못 쓰기 쉬운 이유는 단어의 받침 표기에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형태를 밝혀 적고자 한다면 ‘얽히고섥히다’고 해야 할 듯하고, 소리를 밝혀 적고자 한다면 ‘얼키고설키다’고 해야 바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얽히고설키다’에는 복잡한 우리말 규칙이 길들어 있다. 우선 ‘얽히고’는 ‘얽다’에 피동 접사 ‘-히-’가 붙어 이루어진 말이다. ‘용언의 어간에 -기-, -리-, -이-, -히- 등의 접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들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얼키다’가 아닌 ‘얽히다’로 써야 한다.   ‘섥다’ 역시 피동 접사 ‘-히-’가 붙은 ‘섥히다’는 단어가 존재할 듯하지만 고어사전에는 ‘섥히다’는 단어가 발견되지 않는다. 표준어 규정은 어원이 발견되지 않은 말은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발음대로 ‘설키다’고 써야 한다. 따라서 ‘얽히고설키다’가 된다.   ‘얽히고’와 ‘설키다’ 사이를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도 헷갈리는 부분이다. ‘설키다’는 어원을 찾을 수 없고 독립적으로 쓰이지도 않으므로 ‘얽히고설키다’를 한 단어로 보는 게 일반적 견해다.  우리말 바루기 규칙 우리말 규칙 피동 접사 표준어 규정

2023-07-13

[우리말 바루기] ‘발자국’과 ‘발자욱’

‘발자욱’이라는 표현은 노랫말에 자주 나온다. 사랑의 발자욱, 너와 나의 발자욱, 하얀 발자욱, 슬픈 발자욱 등 곡명으로도 많이 쓰인다.   “흰 눈 위에 곧은 발자욱”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등 시어로도 애용되는 ‘발자욱’은 표준말이 아니다.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을 이르는 말은 현재 ‘발자국’만 표준어로 인정한다. 북한에서 ‘발자욱’을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욱’도 마찬가지다. ‘자국’만 표준말로 삼고 있다.   ‘발자욱’과 같이 문학작품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들이 일상에서 세를 확장하며 2011년 별도 표준어로 추가된 바 있다. ‘내음’이 대표적이다. 코로 맡을 수 있는 나쁘지 않거나 향기로운 기운이란 의미로 국어사전에 올랐다. 좋건 나쁘건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을 말하는 ‘냄새’와는 뜻 차이가 있다.   나래와 뜨락도 별도 표준어가 됐다. ‘나래’는 ‘날개’보다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문학적 표현에 주로 쓰인다. ‘뜨락’은 집 안에 있는 빈터를 일컫는 ‘뜰’ 외에 “영혼의 뜨락”처럼 추상적 공간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도 사용한다.   2015년엔 잎사귀의 방언으로 묶여 있던 ‘잎새’가 표준어 대열에 합류했다. 이와 달리 ‘발자욱’은 비표준어로 남아 있다.우리말 바루기 발자국 발자욱 발자욱 자리 표준어 대열 별도 표준어

2023-04-16

[우리말 바루기] ‘꾀다’와 ‘꼬시다’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끄는 것을 ‘꾀다’라고 한다. “대출금리를 낮춰 주겠다며 꾀어 돈을 가로챈 일당” 등처럼 쓰인다.   ‘꾀다’를 대신할 수 있는 동사가 또 있다. ‘꼬이다’로 표현해도 된다. “투자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꼬여 돈만 가로채는 유사수신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와 ‘꼬이다’는 복수표준어다.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이런 유형의 복수표준어에는 ‘괴다/고이다, 쐬다/쏘이다, 죄다/조이다쬐다/쪼이다’ 등이 있다.   ‘꼬드기다’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는 뜻이다. “금연한 지 두 달째인데 꼬드기지 마”처럼 사용한다.   입말에서 세를 넓힌 ‘꼬시다’는 뒤늦게 표준어가 됐다. ‘꾀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랐다. 원래는 ‘고소하다’의 강원·경상·전라도 사투리였다. 이성과 사귀려고 수작을 부리다 등의 의미로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면서 2014년 표준말이 됐다.     ‘꾀다’와 어감상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별도 표준어로 추가한 경우다. “먹는 걸로 꼬시는 거야?”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꼬이다, 꼬드기다, 꼬시다’는 말맛 차이가 있으나 상대의 마음을 꾀어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끄는 것을 뜻한다.우리말 바루기 별도 표준어 어감상 차이 자기 생각

2023-04-12

[우리말 바루기] ‘딴죽 걸기’, ‘딴지 걸기’

‘딴지’란 말이 부쩍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1998년 딴지일보가 창간되면서다. 이때만 해도 ‘딴지’는 표준말이 아니었다.     실생활에서 ‘딴지’란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는데도 비표준어란 꼬리표는 늘 따라다녔다. 여전히 ‘딴죽’으로 고쳐 써야 한다고 알고 있는 이가 많다.   지금은 ‘딴지’와 ‘딴죽’ 모두 표준말이 됐다. ‘딴죽’만 계속 표준어로 인정해 오다 2014년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딴지’를 별도 표준어로 추가했다. 두 낱말의 뜻은 조금 다르다. ‘딴죽’과 더불어 ‘딴지’도 표준어로 인정하되 두 낱말의 미묘한 어감 차이를 반영해 사전에 올렸기 때문이다.   ‘딴죽’은 이미 동의하거나 약속한 일에 대해 딴전을 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등재됐다. 주로 “딴죽 걸다” “딴죽 치다” 형태로 쓰인다. “오늘 결정한 안건에 대해 나중에 딴죽을 걸면 안 돼” “굳게 약속하고선 이제 와 딴죽을 치면 어떡하니?”처럼 사용한다.   ‘딴지’는 주로 걸다, 놓다와 함께 쓰여 일이 순순히 진행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어기대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전에 올랐다.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함축돼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꼭 딴지를 놓는 사람이 있지요” “이번 일에는 딴지를 걸지 않아야 할 텐데…”와 같이 사용한다.우리말 바루기 딴지 딴지 걸기 사용 빈도 별도 표준어

2023-03-02

[우리말 바루기] ‘있음’인가 ‘있슴’인가?

지금은 ‘~습니다’로 쓰는 게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과거의 글들을 보면 ‘~읍니다’로 적혀 있는 것이 있다. 예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 모음 뒤에서는 ‘~ㅂ니다’, 자음 뒤에서는 ‘~습니다’를 쓰도록 개정됐다. ‘기쁩니다’ ‘학생입니다’는 모음 뒤에 ‘~ㅂ니다’가 붙은 경우다. ‘먹습니다’ ‘좋습니다’는 자음 뒤에 ‘~습니다’가 붙은 예다.   표준어 규정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하나의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정하고 있다. 당시 ‘~읍니다’와 ‘~습니다’의 의미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입말에서는 일반적으로 ‘~습니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판단 아래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그러나 명사를 만드는 어미 ‘~ㅁ’은 항상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ㅁ’은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어 그 단어가 명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끌리다’가 ‘끌림’, ‘만들다’가 ‘만듦’이 되는 것이 이런 예다.   하지만 자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 따라서 ‘있다’는 ‘있음’, ‘없다’는 ‘없음’으로 적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의미 차이 명사 역할

2023-02-15

[우리말 바루기] 표준어가 된 ‘푸르르다’

“한겨울의 푸른 소나무”를 “한겨울의 푸르른 소나무”라고 해도 문제가 없을까? 이러한 표현도 가능하다. ‘푸르다’와 말맛이 다른 ‘푸르르다’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해 사전에 올렸기 때문이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등의 표현이 이제 어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푸르르다’는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는 뜻의 형용사인 ‘푸르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쓸 수 있게 됐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푸르르다’도 ‘푸르다’와 같은 방식으로 끝바꿈할까?   ‘푸르다’는 러불규칙용언이다. 어미 ‘-어’ ‘-어서’의 ‘-어’가 ‘-러’로 바뀌는 러불규칙활용을 한다. ‘먹다’는 ‘먹어’ ‘먹어서’로 바뀌지만 ‘푸르다’는 ‘푸르어’ ‘푸르어서’가 아닌 ‘푸르러’ ‘푸르러서’로 바뀐다. 과거형도 마찬가지다. ‘푸르었다’가 아닌 ‘푸르렀다’로 활용된다.     ‘푸르르다’는 러불규칙용언이 아닌 으불규칙용언으로 분류했다. ‘푸르르다’를 ‘푸르르러’ ‘푸르르렀다’로 러불규칙활용을 하면 안 된다. ‘푸르러(푸르르+어)' '푸르렀다(푸르르+었+다)'로 바뀐다. 어미 '-어' '-었다'가 붙은 '푸르러' '푸르렀다'의 경우 결과적으로 '푸르다'와 활용꼴이 같지만 활용법은 다르다.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올 때에는 ’푸르른‘ ’푸르르고‘ ’푸르르게‘ ’푸르르니‘ ’푸르르면‘ ’푸르르지‘ 등처럼 활용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2023-01-27

[우리말 바루기] ‘있슴’, ‘있음’

선배에게서 며칠 전 전화가 왔다. ‘-읍니다’ ‘-습니다’ 가운데 어떤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뀌었다고 하니 이건 쉽게 수긍을 했다. 문제는 ‘있음’과 ‘있슴’이었다. “‘그럼 ’있음‘ ’있슴‘은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다시 물어왔다. 명사형은 옛날처럼 그대로 ’있음‘을 쓴다고 답했지만 영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였다.     선배처럼 1989년 이전에 학교 교육을 마친 사람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한 규정이 이때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다(’-습니다‘는 ’-읍니다‘보다 공손한 표현). 그러다 88년 ’-읍니다‘는 버리고 ’-습니다‘로만 쓰기로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시행은 89년). 그 이전에는 대부분 ’-읍니다‘를 사용했다. 본인도 ’-읍니다‘로 배워 ’-습니다‘는 아직까지도 불편하다.   바뀐 지 오래 되다 보니 그래도 ’-습니다‘는 이제 대체로 익숙해져 있는 편이다.     명사형이 문제다. ’-습니다‘로 바뀌었기 때문에 ’있음‘도 ’있슴‘으로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있습니다‘이면 ’있음‘도 ’있슴‘이 돼야 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있음‘은 예전 그대로다. 국립국어원의 설명에 따르면 ’있음‘의 ’-음‘은 ’있습니다‘의 ’-습-‘과 전혀 별개의 형태소라는 것이다. 명사형 어미 ’-ㅁ‘은 ’있음‘ ’먹었음‘ 등처럼 그 말이 명사 구실을 하도록 만드는 형태소인데, 자음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는 것이다. 따라서 ’있슴‘ ’먹었슴‘이 아니라 ’있음‘ ’먹었음‘으로 적어야 한다고 설명한다.우리말 바루기 명사형 어미 표준어 규정 학교 교육

2023-01-24

[우리말 바루기] ‘읍니다’, ‘습니다’

주변에서 ‘-읍니다’가 맞는지, ‘-습니다’가 맞는지 물어 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습니다’가 맞다. 1988년 어문 규범을 개정(시행은 89년 3월)하면서 ‘-읍니다’의 표기를 ‘-습니다’로 바꿨다.   ‘-읍니다’로 적고 ‘-슴니다’로 발음하는 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해 ‘습니다’로 바꾼 것이다. 즉 ‘먹읍니다’‘있읍니다’ 등으로 적던 것을 ‘먹습니다’‘있습니다’ 등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명사형 어미 ‘-음’이 붙어 있는 ‘있음’‘없음’ 등은 종전과 같이 그대로 표기하므로 ‘-음’‘-슴’에 대한 혼란도 생겼다. ‘-습니다’에 익숙한 학생이나 젊은이들의 경우 ‘-음’을 ‘있슴’‘없슴’ 등으로 쓰는 예가 종종 있다.   90년대 이전에 교육을 마친 40대 이상 세대들은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수십년간 손에 배고 눈에 익은 ‘-읍니다’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바뀐 규정을 일반인도 충분히 숙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계도하는 정부 당국의 노력이 부족했던 데에도 원인이 있다.   명사형은 ‘-음’, 서술형은 ‘-습니다’라고 기억하면 된다. ‘-읍니다’는 이제 아련한 추억 속으로 묻어 두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명사형 어미 정부 당국

2023-01-12

[우리말 바루기] ‘꾀다’와 ‘꼬시다’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끄는 것을 ‘꾀다’라고 한다.     ‘꾀다’를 대신할 수 있는 동사가 또 있다. ‘꼬이다’로 표현해도 된다. “투자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꼬여 돈만 가로채는 유사수신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와 ‘꼬이다’는 복수표준어다.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이런 유형의 복수표준어에는 ‘괴다/고이다, 쐬다/쏘이다, 죄다/조이다쬐다/쪼이다’ 등이 있다.   ‘꼬드기다’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는 뜻이다. “금연한 지 두 달째인데 꼬드기지 마”처럼 사용한다.   입말에서 세를 넓힌 ‘꼬시다’는 뒤늦게 표준어가 됐다. ‘꾀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랐다. 원래는 ‘고소하다’의 강원·경상·전라도 사투리였다. 이성과 사귀려고 수작을 부리다 등의 의미로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면서 2014년 표준말이 됐다. ‘꾀다’와 어감상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별도 표준어로 추가한 경우다. “먹는 걸로 꼬시는 거야?”와 같이 사용한다.   ‘꾀다/꼬이다, 꼬드기다, 꼬시다’는 말맛 차이가 있으나 상대의 마음을 꾀어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끄는 것을 뜻한다.우리말 바루기 별도 표준어 어감상 차이 자기 생각

2022-11-11

[우리말 바루기] 표준어가 된 ‘파이팅’

뮤지컬에 출연하느라 한동안  한국에 머물렀던 영어권 배우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로 ‘파이팅’을 꼽았다. 한국 관객들이 SNS 댓글로 응원을 보내주었는데 ‘파이팅’이란 표현이 아주 많았다고 했다. 처음엔 싸우자는 것인가 했는데 무슨 의미인지 알고 나서는 제일 좋아하는 말이 됐다고 한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의 입에서도 ‘파이팅’이란 말이 종종 나온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다 보니 이를 익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등을 응원하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의 ‘파이팅’이란 용어가 과거 영국에서 쓰던 ‘파이팅 스피릿(fighting spirit)’에서 왔다는 견해가 있다. 일본에서 응원할 때 사용하는 ‘화이토(ファイト, fight의 일본식 발음)’가 한국에서 ‘파이팅’ 또는 ‘화이팅’으로 변형돼 쓰이는 것이라 보는 사람도 있다.   2004년 국립국어원은 ‘파이팅’이 영어권에선 이런 뜻으로 쓰이지 않는 말이므로 ‘아자’ ‘힘내자’ 등의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자고 결정한 적이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마저 ‘파이팅’을 한국어처럼 인식하는 상황이 되자 사전도 바뀌었다. 최근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파이팅(fighting)’을 표제어로 올렸다. ‘감탄사로,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 등의 설명을 달았다. 사전에 이렇게 올렸다는 것은 표준어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래는 외국어이지만 우리말처럼 쓰이는 것이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fighting spirit 한동안 한국 한국 관객들

2022-11-07

[우리말 바루기] 소고기와 쇠고기

외식 소비가 줄어들며 소고기도 주로 외식으로 즐기는 등심 같은 부위보다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불고기용이나 국거리용 부위의 판매가 늘었다고 한다.   이때 ‘소고기’의 표기를 ‘쇠고기’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고민할 필요 없이 ‘소고기’ ‘쇠고기’ 둘 다 써도 된다.   예전에는 ‘쇠고기’만을 표준어로 삼고 ‘소고기’는 사투리로 여겨 ‘쇠고기’로만 적어야 했다. 1988년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현실적으로 ‘소고기’라고도 많이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해 ‘소고기’와 ‘쇠고기’가 모두 표준어로 인정돼 지금은 둘 다 써도 무방하다.   복수 표준어로 인정됐기에 둘 다 쓸 수 있으므로 ‘소-’와 ‘쇠-’를 아무 구분 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쇠-’를 쓰면 안 되는 단어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쇠’는 ‘소의’의 준말이다. 따라서 ‘소의’로 풀어 썼을 때 말이 되면 ‘쇠’를 써도 되지만 성립하지 않으면 ‘소’를 써야 한다.   ‘쇠뿔’ ‘쇠가죽’ 등은 모두 풀어 써 보면 ‘소의 뿔’ ‘소의 가죽’이 되므로 ‘쇠’ ‘소’ 둘 다 쓸 수 있다. 그러나 ‘소달구지’ ‘소도둑’은 ‘소의 달구지’ ‘소의 도둑’이 아니다. ‘소가 끄는 달구지’ ‘소를 훔치는 도둑’을 의미하므로 ‘쇠’를 쓸 수 없다.우리말 바루기 소고기 쇠고기 복수 표준어 국거리용 부위 외식 소비

2022-10-09

[우리말 바루기] ‘~와의’ 표현

다음 중 적절한 표현은?   ㄱ. 중국과의 경기에서 이겼다.   ㄴ. 중국과 경기에서 이겼다.   ㄱ에 나오는 ‘~과의’가 일본식 표현이므로 ‘ㄴ.중국과 경기’가 맞다고 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의’가 일본식 어법에서 온 것은 맞다. 일본식 이중조사인 ‘~との’를 그대로 옮기면 ‘~과의’가 된다. 우리말에선 과거에는 쓰지 않던 표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의’가 일본식 표현이므로 ‘의’를 빼고 ㄴ처럼 ‘중국과 경기’라고 하면 될까? 그렇지 않다. ‘중국과 경기’는 불완전한 표현이다. ‘중국과 벌인 경기’처럼 서술어를 첨가해야 온전한 말이 된다. 그러다 보면 말이 길어진다.   그렇다 보니 훨씬 간결한 ‘중국과의 경기’ ‘노조와의 협상’ 같은 ‘~과의’ ‘~와의’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간결성을 이길 표현은 없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도 이런 현실을 인정해 ‘~와의’ 표현을 사전에 올렸다.   인접 언어는 서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타 언어의 영향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결정하는 문제는 참으로 어렵다. 일본어의 영향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표준어 선정의 최종 결정기관인 국어원이 사전에 올린 이상 ‘~과의’ 표현을 배척하기는 어려워졌다.우리말 바루기 표현 최종 결정기관인 인접 언어 표준어 선정

202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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