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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노래방 기계와 포스트잇 탄생 배경

여러 형태의 제품들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노래방 기계와 포스트잇 용지를 생각해 보자. 두 제품 모두 생활에 행복감을 높여주는 고마운 제품들이다. 1960년대 말 첫선을 보인 노래방 기계는 오락용 제품으로 우리의 스트레스를 없애준다. 그런가 하면 1980년 초 출시된 포스트잇은 간단한 메모나 메시지 전달에 유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두 제품의 탄생 과정은 대조적이다. 먼저 노래방 기계는 분명한 목적의식에서 만들어졌다. 일본 도쿄에서 전자회사를 운영하던 시게이치 네기시는 노래방 기계를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시도 끝에 제작에 성공했다.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든 것이다. 반면 포스트잇은 스펜서 실버라는 3M사 연구원이 우연한 기회에 만들었다. 그의 원래 목표는 강력한 접착제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약한 접착력의 접착제를 만들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노래방 기계는 처음부터 시장성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포스트잇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연히 탄생한 제품을 누가 원하고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신제품의 가치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     노래방 기계와 유사한 탄생 과정을 거친 제품은 수없이 많다. 나이키와 스타벅스, WD-40 제품 등이 그 예다. 여기서 WD-40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자. WD-40는 1953년 로켓 케미컬 컴퍼니(Rocket Chemical Company)에서 근무하던 과학자들이 미사일 부품 부식 방지 제품 개발에서 시작됐다.  과학자들은 40번째 실험 만에 부식 방지 윤활유 개발에 성공했고 이 제품을 2000가지 이상의 가정용 제품으로 전환해 엄청난 판매 실적을 올리게 된다. 제품 이름 자체도 흥미롭다. WD-40는 ‘Water Displacement-40th Attempt’라는 의미다.  40번쩨 실험에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포스트잇의 탄생 과정과 유사한 제품들도 많다. 젤-오(Jell-O), 벨크로(Velcro), 코카콜라 등이 그 예들이다. 코카콜라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자. 약사였던 존 펨버튼(John Pemberton)은 1886년 두통에 효과가 있는 진통제를 만들기위해 본인이 만든 시럽과 탄산수를 혼합해 실험하다 우연히 소다수 음료를 만들게 됐다. 펨버튼은 여러 사람이 맛을 보고 좋은 평가를 하자  이를 코카콜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예는 신제품 개발에 관한 두 가지 다른 형태를 보여 준다. 하지만 핵심은 신제품 개발과정이 아니라 개발한 신제품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판매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 번째 시사점은 고객의 욕구에 대한 이해이다. 신제품 개발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욕구 충족은 세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무슨 이유로 또는 무슨 용도로’, ‘언제 또는 어디서’, 그리고 ‘누가’의 차원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부언하면 새로운 목적이나 용도로, 어디서 그리고 누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크리넥스(Kleenex) 제품은 여성들이 얼굴의 콜드크림을 제거하는 이유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페이셜 티슈(facial tissues)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이 개발됐다. 또는 기존 제품과 다른 장소에서 사용 가능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쓸 수 있는 애플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휴대용 애플 노트북 컴퓨터도 만들게 된 것이 그 예다. 마지막으로 기존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고객을 위한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젤-오 제품은 오랜 기간 노년층 소비자 이외에는 환영을 받지 못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없는 제품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젤-오는 푸딩 제품 등 다양한 고객층에 어필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성공을 거뒀다.   두 번째 시사점은 신제품 개발에 실패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더라도 이를 토대로 언급된 세 가지 차원에서 고객의 욕구 충족 가능성을 검토해 보라는 것이다. 포스트잇의 경우 우연히 탄생한 신제품에 관한 고객의 욕구를 몰라 수년간 방치했었다.  만약 3M사의 신제품 개발 직원들이 ‘무슨 이유나 용도로’, ‘언제 또는 어디서’, 그리고 ‘누가’ 완전히 달라붙지 않는 불완전한 접착제를 사용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검토했다면 오랫동안 방치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이런 오류로 인한 기회비용은 참으로 막대하다.   결론적으로 무엇인가 열심히 찾는 눈에는 남들이 볼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는 것은 진리인 것 같다. 우리는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는 벨크로 제품의 편리함과 유용성을 잘 알고 있다. 이 제품의 탄생 과정은 앞에서 언급한 진지한 관찰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준다.       1940년 초 스위스 발명가 메스트랄(Mestral)은 애완견과 함께 숲으로 산책하러 갔다 귀가했다. 그런데 애완견과 본인 바지에 끈적이는 조그마한 물체들이 잔뜩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어떻게 이 조그만 물체들이 서로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가를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가 벨크로 제품의 탄생을 가져다주었다. 참으로 놀랄만한 신제품 탄생의 이야기이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 역임.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포스트잇 노래방 신제품 개발과정 노래방 기계 탄생 과정

2024-06-17

[중앙 칼럼] 생각을 바꾸면 없던 기회도 생긴다

‘3M의 포스트잇’과 ‘베이비캐럿’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탄생의 기원이 발상의 전환에서 왔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베이비캐럿은 따로 존재하는 품종이 아니다. 베이비케럿의 탄생 과정은 이렇다. 1985년 가주의 한 농부는 공들여 재배한 당근 10개 중 적게는 3개, 많게는 4개를 마켓에 납품할 수 없었다.  품질은 괜찮은데 못생겼거나 작은 흠집으로 상품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성 들여 키운 당근이 소비자의 식탁에도 오르지 못한채  버려져야 한다는 현실에 농부는 고민이 컸을 것이다. 그런 그의 고민은 못난이 당근을 2인치 크기로 잘게 잘라 껍질을 벗겨 포장해 베이이캐럿으로 판매하는 결과를 낳았다.     시장의 호응은 예상 밖으로 컸다. 현재 유통되는 당근의 70%가 베이비캐럿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일반 당근 하나로 보통 베이비캐럿 4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한 농부의 발상 전환이 큰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라 할 수 있다. 베이비캐럿처럼 농부가 생각을 바꾸니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고 1년 내내 고생해서 수확한 채소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이뿐만 아니다. 잊힌 세대인 X세대(1970년~79년생)를 주요 고객군으로 타깃하고 마케팅을 펼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위스콘신주의 의류업체 랜즈엔드는 모두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에 역점을 둘 때 X세대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체다.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1981~1995년생)와 Z세대(1996~2012년생)를 동시에 일컫는 한국식 신조어다.   랜즈엔드의 주요 고객군은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으로 교외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였다. 하지만 약 6년 전부터 핵심 고객층이 줄기 시작했다. 이에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MZ세대 공략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존 고객층이 이탈하면서 위기감만 커졌다.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잊힌 세대인 X세대 공략이었다. X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제품 개발 및 판매에 주력했다. 이런 마케팅 덕에 신규 고객의 75%가 지난 5년 동안 랜즈엔드 제품을 사지 않았던 X세대였다.   생각을 바꿔 큰 성공을 이루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포스트잇은 발상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다. 1970년대 스펜서 퍼거슨 실버라는 3M 연구원은 초약력 접착제 ‘마이크로스피어’를 개발했다. 마이크로스피어는 접착력을 유지하면서도 표면을 손상하지 않고 떼어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런 장점에도 접착제는 떨어지면 안 된다는 통념 탓에 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았을뿐더러 3M도 마이크로스피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스피어는 실패한 프로젝트로 남아 있었다. 이후 3M 엔지니어 아서 프라이에 의해 세상에서 사라질 뻔한 마이크로스피어는 빛을 보게 된다.   그는 찬송가 책에 끼워둔 서표가 바람에 자꾸 바닥에 떨어지자 종이 표면을 손상하지 않고 접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미 개발된 마이크로스피어에 대해 알게 됐다. 프라이는 마이크로스피어를 이용, 메모를 작성해 쉽게 붙이고 떼어낼 수 있는 메모용 종이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3M은 포스트잇 제품을 개발하였으며, 1980년에 출시됐다.   포스트잇은 출시되자마자 사무실의 인기  문구 제품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도 다양한 형태와 색상으로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제품이 됐다. 프라이가 마이크로스피어의 용도를 재발견하지 않았다면 3M의 효자상품인 포스트잇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나 역발상 모두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을 바꿔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있다. 이때 좌절하지 않고 문제를 깊이 고민하다 보면 의외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의력의 시작은 바로 발상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진성철 / 경제부장중앙 칼럼 생각 기회 포스트잇 제품 비즈니스 기회 제품 개발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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