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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생각을 바꾸면 없던 기회도 생긴다

진성철 경제부장

진성철 경제부장

‘3M의 포스트잇’과 ‘베이비캐럿’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탄생의 기원이 발상의 전환에서 왔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베이비캐럿은 따로 존재하는 품종이 아니다. 베이비케럿의 탄생 과정은 이렇다. 1985년 가주의 한 농부는 공들여 재배한 당근 10개 중 적게는 3개, 많게는 4개를 마켓에 납품할 수 없었다.  품질은 괜찮은데 못생겼거나 작은 흠집으로 상품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성 들여 키운 당근이 소비자의 식탁에도 오르지 못한채  버려져야 한다는 현실에 농부는 고민이 컸을 것이다. 그런 그의 고민은 못난이 당근을 2인치 크기로 잘게 잘라 껍질을 벗겨 포장해 베이이캐럿으로 판매하는 결과를 낳았다.  
 
시장의 호응은 예상 밖으로 컸다. 현재 유통되는 당근의 70%가 베이비캐럿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일반 당근 하나로 보통 베이비캐럿 4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한 농부의 발상 전환이 큰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라 할 수 있다. 베이비캐럿처럼 농부가 생각을 바꾸니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고 1년 내내 고생해서 수확한 채소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이뿐만 아니다. 잊힌 세대인 X세대(1970년~79년생)를 주요 고객군으로 타깃하고 마케팅을 펼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위스콘신주의 의류업체 랜즈엔드는 모두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에 역점을 둘 때 X세대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체다.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1981~1995년생)와 Z세대(1996~2012년생)를 동시에 일컫는 한국식 신조어다.
 


랜즈엔드의 주요 고객군은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으로 교외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였다. 하지만 약 6년 전부터 핵심 고객층이 줄기 시작했다. 이에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MZ세대 공략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존 고객층이 이탈하면서 위기감만 커졌다.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잊힌 세대인 X세대 공략이었다. X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제품 개발 및 판매에 주력했다. 이런 마케팅 덕에 신규 고객의 75%가 지난 5년 동안 랜즈엔드 제품을 사지 않았던 X세대였다.
 
생각을 바꿔 큰 성공을 이루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포스트잇은 발상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다. 1970년대 스펜서 퍼거슨 실버라는 3M 연구원은 초약력 접착제 ‘마이크로스피어’를 개발했다. 마이크로스피어는 접착력을 유지하면서도 표면을 손상하지 않고 떼어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런 장점에도 접착제는 떨어지면 안 된다는 통념 탓에 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았을뿐더러 3M도 마이크로스피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스피어는 실패한 프로젝트로 남아 있었다. 이후 3M 엔지니어 아서 프라이에 의해 세상에서 사라질 뻔한 마이크로스피어는 빛을 보게 된다.
 
그는 찬송가 책에 끼워둔 서표가 바람에 자꾸 바닥에 떨어지자 종이 표면을 손상하지 않고 접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미 개발된 마이크로스피어에 대해 알게 됐다. 프라이는 마이크로스피어를 이용, 메모를 작성해 쉽게 붙이고 떼어낼 수 있는 메모용 종이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3M은 포스트잇 제품을 개발하였으며, 1980년에 출시됐다.
 
포스트잇은 출시되자마자 사무실의 인기  문구 제품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도 다양한 형태와 색상으로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제품이 됐다. 프라이가 마이크로스피어의 용도를 재발견하지 않았다면 3M의 효자상품인 포스트잇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나 역발상 모두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을 바꿔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있다. 이때 좌절하지 않고 문제를 깊이 고민하다 보면 의외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의력의 시작은 바로 발상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진성철 /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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