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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에] 가까이 있는 작은 천국

어두움이 거리에 깔리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장애인 선교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몰았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낮 익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의자에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휠체어에 있는 사람도 있었다. 오랫동안 알아온 청각장애인 친구가 누구보다도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부엌에서는 자원 봉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따뜻한 밥 한끼를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정성이 보인다. 아는 분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장애인들은 이곳에 와서 맛있는 밥을 먹고 작은 행복을 느낀다. 그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하면서 교제할 때 사랑을 느낀다.     나는 학창시절에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사회에서 소외받는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나의 짝은 소아마비였다. 그는 목발 두 개로 학교를 나왔다. 매일 경사진 교정을 두 목발로 의지해서 힘들게 올라와야 했다. 그의 얼굴은 가끔 고뇌에 찬 모습이었다. 수업시간에 그는 시를 자주 썼으며 쓴 다음에 구겨서 버리곤 했다. 아마도 시를 통해 그의 마음을 달래려고 했던 것 같다.   음식 준비가 다 되었다. 만든 음식을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자원 봉사자들이 테이블 뒤로 서서 밥과 반찬을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에 퍼서 주었다. 그들의 손길은 정성이 가득 찼다. 마지막에 김치찌개가 있었다. 그 찌게 안에는 도미 맛이 나는 생선이 들어 있어 훌륭한 맛을 내었다. 그 생선은 누군가 기부한 것이라고 한다.   내 옆에 청각장애인 친구가 앉았다. 그는 나와 나이가 비슷하다. 아기였을 때 사고로 뒤로 넘어졌고 그 이후로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오랫동안 한인타운에 있는 시계보석상에서 일해 왔었다. 청각장애인들과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수화를 배웠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많이 잊어버렸다.     주먹 진 두 손을 어깨 쪽으로 두 번 당기면 ‘건강’이라는 뜻이다. 그에게 건강하게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모르는 단어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서 그와 대화하려고 했다.   다른 테이블에는 뇌성마비에 걸린 사람과 지팡이를 짚고 불편하게 다니는 연로하신 분이 보였다. 예전에는 지팡이를 의지해서 다녔지만 상태가 더 안 좋아져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어렸을 때부터 당뇨와 다른 병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낙천적이다.     정신 장애인도 보였다. 가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는 그가 말하는 것을 주의 기울여 듣는다. 알아들을 수 없는 큰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는 놀랠 수 있지만 곧 그 분위기에 익숙해진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담아서 가져다 준다. 한국말을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어로도 말하고 통역도 해주면서 어울린다.   그들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도 그들의 눈빛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알고 얼마나 우리를 반기는가를 안다. 그들의 웃음으로부터 그들이 행복하고 기뻐하는 것을 안다. 불편한 몸이라도 정신적인 장애가 있어도 서로 어울리고 식사를 같이하면서 교제한다.     그들은 직접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들의 벗이 되어 주며 끈끈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것을 더 원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따뜻한 모임에서 나는 작은 천국을 느꼈다. 천국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을 보았다. 이정호 / 수필가이아침에 천국 청각장애인 친구 장애인 선교모임 정신 장애인

2025-02-20

'로즈 프린세스'에 첫 청각장애인…이집트 출신 살리아 발리

내년 1월 2일 패서디나에서 거행될 로즈 퍼레이드의 프린세스 중 한 명으로 청각장애인이 처음으로 선발됐다고 LA데일리뉴스가 27일 보도했다.     패서디나 앨버노하이츠아카데미 졸업반인 살리아 발리(17·사진)양이 그 주인공으로, 이집트인이자 이슬람교도인 그녀는 청각 장애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첫 공주가 됐다.   양쪽 귀에 귀관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그녀는 두 번의 재건 수술에 실패한 후 현재는 달팽이관 청각 보조기를 차고 다닌다. 왼쪽 귀의 청력이 40%밖에 되지 않아 상대방의 입술을 읽거나 바디 랭귀지, 수화 등으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학교 농구팀 주장을 맡고 있을 만큼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그녀는 “장애가 있는 소녀들도 무엇이든 도전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발리양은 잦은 수술로 어린이 병원이 마치 집처럼 느껴졌지만,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엄마를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아버지를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다른 장애 학생들을 향해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런 사고방식이 나를 장미 공주(Rose Princess)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로즈퍼레이드는 1일이 아닌 2일에 진행된다. 1890년 처음 시작된 로즈퍼레이드는 새해 첫날이 일요일이던 1893년 퍼레이드에 참여한 말들이 시끄럽게 굴어 주일 교회 예배를 방해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1월 1일이 일요일일 경우 월요일로 행사일을 옮기는 규정을 마련했다.   꽃차 퍼레이드는 예년처럼 노턴 사이먼 미술관이 있는 그린스트리트와 오렌지그로브 불러바드 코너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한다.   장연화 기자청각장애인 프린세스 로즈 프린세스 이번 로즈퍼레이드 이집트 출신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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