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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敏感) 중국어] 선화혁명(鮮花革命)

지난달 27일 중국 안후이성의 수도인 허페이시 도심 훙싱로 80번지. 가방을 맨 어린 학생이 어머니가 챙겨주는 국화를 벽에 고이 세우고 허리를 숙였다. 68세의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된 리커창(李克强, 1955~2023) 중국 7대 총리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훙싱로 80번지에는 이후 일주일 동안 추모객의 선화(鮮花), 즉 생화가 산을 이뤘다.   47년 전 베이징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1976년 1월 8일 저우언라이(周恩來) 초대 총리가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구차가 천안문 앞 장안가를 지나자 추모 인파가 ‘십리장가송총리(十里長街送總理)’ 정경을 이뤘다. 당시 문화대혁명 10년간 쌓인 불만이 4월 청명절에 천안문에서 폭발했다. 군 통수권이 없던 장칭(江靑) 등 사인방은 ‘반혁명행위’라며 민병과 공안을 동원해 진압했다. 책임을 덩샤오핑 당시 부총리에게 씌워 축출했다. 9월 마오가 죽자 상황이 급변했다. 사인방 타도에 이어 2년 뒤인 1978년 말 당은 천안문 4·5 운동을 완전한 혁명운동으로 복권했다.   리커창은 저우언라이가 아니다. 다만 청렴과 당내 자유파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겹친다. 리커창 타계 사흘 뒤 대만의 한 라디오(RTI)가 꽃의 혁명이라며 ‘선화혁명(鮮花革命)’을 처음 언급했다. “리커창으로 인해 중국이 생화의 바다를 이뤘다. 중국의 운명을 바꾸는 한바탕 선화혁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때로는 침묵도 혁명이며, 백지부터 생화까지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중국인의 마음이 이미 바뀌었음을 보여줬다”며 “리커창이 중국인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이라고 했다. 덩위원(鄧聿文) 시사평론가도 ‘선화혁명론’에 동조했다. A4 백지를 온몸에 붙인 청년, 방역 요원 등 상하이 청년들의 핼러윈 행진을 보며 “중국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잊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다.   민심은 쉽게 바뀐다. 리커창을 애도하는 ‘선화혁명’과 상하이의 핼러윈 행진에 당국은 SNS 통제와 베이징 지키기에 주력했다. 훙싱로를 가득 메운 생화 주위에는 푸른 조끼를 입은 감시요원을 세웠고 영결식이 끝나자마자 생화를 말끔히 치웠다.   그럼에도 리커창의 영결식 당일 베이징의 한 대학 캠퍼스 사진이 퍼졌다. “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오. 나는 거기 없다오, 나는 떠나지 않았소.” 영문학자인 고인의 부인이 번역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로 잘 알려진 추모시였다. 신경진 /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 총국장민감(敏感) 중국어 선화혁명 리커창 타계 상하이 청년들 영구차가 천안문

2023-11-19

천안문…천상의 맛, 중화요리 신흥 강자 '천안문' 오픈

중화요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외식 메뉴의 스테디셀러다.   옛날엔 졸업식이나 이삿날 등 특별한 날에나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 등을 맛보곤 했다. 그 시절 추억 때문인지 아련한 추억이 묻어나는 중화요리가 유독 '당기는' 날이 있다.   이 가운데 전통 중화요리 전문점 '천안문(Sky Gate Chinese Korean Cuisine)'이 다이아몬드 바 지역에 그랜드 오프닝을 알려 화제다.     '차이니스 코리안 퀴진'을 표방하는 천안문은 유명 스시 & 롤 레스토랑인 'FUSION 2ANY1'과 '한 지붕 두 가족' 사이다. 한 곳에서 최고급 중식과 일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베이징 하면 만리장성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천안문을 상호로 지었다. 영어로는 '스카이 게이트'인데 그 이름처럼 하늘의 문을 열고 들어오면 중화요리의 미식 여행이 펼쳐진다는 뜻도 담고 있다"라고 업체 측은 전했다.     천안문은 다이아몬드 바 최고의 중화요리 전문점이라고 자부한다. 맛의 비결은 남다른 내공에 있다. 막강한 실력을 자랑하는 40년 경력의 중화요리 대부가 천안문의 요리를 직접 담당한다.     알려진 대로 중식은 프랑스 요리, 터키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통한다. 오랜 역사와 넓은 영토를 자랑하는 중국은 지역, 기후, 특산물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요리가 발달해 왔다. 아울러 육류, 해산물, 채소 등 풍부한 식재료와 여러 향신료를 이용해 화려하면서도 다채로운 맛을 자아낸다.     총 80가지에 달하는 천안문의 메뉴들은 북경식과 사천식을 총망라한다. 상차림은 크게 애피타이저, 수프, 콜드 디시, 해산물, 소고기, 돼지고기, 치킨, 야채, 누들, 볶음밥, 초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식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부터 오향장육, 팔보채,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몽골리안 비프, 오렌지 치킨, 면보샤 등 메뉴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깐풍 새우, 매운 가이바시 볶음, 탕수 생선, 유삼사, 전가복, 팔보라조 등 해물요리들이 시그니처 메뉴들이다.     평일에는 런치 스페셜도 16.95달러부터 준비돼 있다. 또한 그랜드 오프닝을 기념해 요리 맛을 돋아주는 말표 흑맥주와 범표 에일맥주 5팩을 15.99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천안문은 연회석과 다양한 코스 메뉴를 완비하고 있어 각종 모임 장소로도 제격이다. 다이아몬드 바 불러바드에 위치하며,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문의: (909)396-1900     ▶주소: 1261 S. Diamond Bar Blvd, Diamond Bar  업계 천안문

2023-10-01

[중국읽기] ‘3다 선생’ 장쩌민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은 과거 집권 시기 베이징 외교가에서 ‘3다(三多) 선생’으로 불렸다. ‘말과 노래, 영어’ 세 가지를 많이 한다는 뜻이었다. 다변에 노래도 자주 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방중 시 환영 만찬 자리에서 먼저 한 곡 뽑은 뒤 노래에 자신이 없던 김 대통령에 기어이 노래를 시켰을 정도다. DJ는 귀국 보고에서 “다른 건 다 잘했는데 노래는 장 주석을 당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장 주석은 자신이 노래하면 황제가 아니라 보통 사람처럼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또 외빈 중 미·일 두 나라 손님은 꼭 자신이 만나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다. 미국인은 자신이 영어를 잘하니 만나야 하고, 일본 사람은 과거 침략의 역사를 잘 모르니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1996년 7월 한국언론과의 첫 인터뷰인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과의 회견에선 공학도답게 반도체 회로 간극을 언급하는 전문성을 보였다.   1998년 중국에 100년 만의 홍수가 닥치자 그는 강(江)과 택(澤) 등 자신의 이름에 물(水)이 너무 많아 생긴 수재가 아니냐며 탄식했다. 굵은 뿔테 안경과 큰 입으로 인해 ‘두꺼비’란 별명도 얻었다. 서민형 리더였던 그의 최대 공헌은 ‘삼개대표(三個代表) 중요사상’ 수립에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생산력, 문화, 광대 인민의 근본이익 등 세 가지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광대 인민’에 있다. 인민은 노동자와 농민을 뜻한다. 앞에 수식어 ‘광대’가 들어간 건 ‘자본가’까지 포함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은 예전 타도 대상인 자본가도 끌어안으며 전체 인민의 당인 전민당(全民黨)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이에 힘입은 기업가는 창의성을 발휘해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굴지의 민영기업을 일궜다. 중국이 G2 국가로 부상한 원동력이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의 시진핑 시대는 완전히 다르다. 민영기업은 국유기업에 흡수될 처지에 놓였고, 장쩌민 시대의 자유로웠던 공기는 숨 막히는 단속의 시대로 변했다.   그의 추도식이 6일 열린다. 76년 저우언라이 추모대회가 1차 천안문 사태를 낳았고, 1989년 후야오방 사망은 2차 천안문 사태를 촉발했다. 2022년 장의 추도식이 과연 3차 천안문 사태를 낳을 수 있나? 중국 당국의 철통통제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이 보이는 거리 시위와 ‘공산당 타도’ 구호는 얼마 전까진 상상할 수 없던 모습이다. 중국 인민의 정치적 각성이 과연 중국 변화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베이징을 주목할 때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장쩌민 선생 장쩌민 시대 천안문 사태 광대 인민

2022-12-05

[글로벌 아이] 천안문 데자뷔

“우리(중국)는 국제사회와 각계 인사가 각종 방식으로 중국에 와서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참가·지지하는 것을 환영한다. ‘더욱 단결하자’는 올림픽 정신을 각 나라와 함께 이행하고, 검소하고 안전하며 다채로운 올림픽 축제를 세계에 보여주고, 동시에 상호 우호와 협력을 촉진하기를 바란다.”   지난 21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답변이다. 전형적인 외교 레토릭이다. ‘각종 방식’은 화상인가 물리적 참석인가. 환영의 대상은 참가인가 지지인가. ‘더욱 단결하자’는 주어인 ‘각국’은 어느 나라를 말하나. ‘상호 우호와 협력 촉진’은 한국과 중국을 말하나. 그렇다면 북한은?   자오 대변인은 모든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외교 말 잔치다. 질문은 블룸버그 특파원이 했다. “중국이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 겨울 올림픽 참가를 초청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입장은?”이었다.   이날 닛케이 베이징 특파원은 한중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문 대통령에게 올림픽 초대장을 보냈으며, 20일까지 한국이 회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중론의 이유로 한국의 나빠진 대중국 감정, 시진핑(習近平·68)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 없이 문 대통령만 이미 세 차례 중국을 방문한 점을 꼽았다. 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을 표명했다. 중국이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정상들에게도 초대장을 보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만남이 전에도 있었다. 2015년 9월 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같은 조합이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섰다. 당시에도 한·중·러를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등 30개국 정상급이 함께했다. 내년 2월 올림픽 개막식도 비슷한 구도가 예상된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도 중국과 친구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여서다.   내년 냐오차오(鳥巢)에서 한국 대통령이 ‘평창 어게인’을 펼치느냐 여부는 오롯이 주권을 위임받은 통치권자의 통치행위일 수 있다. 대신 이후에 펼쳐질 ‘천안문 데자뷔’는 보지 않았으면 한다. 당시 한국 대통령은 귀국 전용기에서 “앞으로 평화 통일을 위해 중국과 협력해 나가기로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야기가 됐다”고 했다.     당시 천안문 초청장에는 종전 선언이 아니라 통일이 담겨 있었다. 미국 외교관들은 구소련과 협상에서 “같은 말(馬)을 두 번 사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참고할만한 격언이다. 신경진 /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총국장글로벌 아이 천안문 베이징 천안문 한국 대통령 대통령 주석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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