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삶의 뜨락에서]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

이 에세이를 쓰기 전 잠깐 망설였다. 뉴욕, 뉴저지 한인 독자들을 상대로 시와 에세이를 쓰는 나 같은 무명인이 어떻게 감히 노벨 문학상 작가의 글을 말할 수 있는가. 어제 아침(10월 10일) 일터로 가는 시간, 급히 날아온 카톡 메시지를 보고 행복한 충격을 받았다. 한국인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드디어 해냈구나. 한국 뉴스는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이어 한강 작가가 문학상을 받는 것은 나라의 경사라고 말했다. 내 개인 의견으로는 한강 수상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주어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은 좁은 한국문학의 지평을 전 세계적으로 끌어 올렸다. 경제적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한국은 이제 문화적으로도 더 높이, 더 멀리 다가가고 있다.     수년 전 내가 안내하고 있는 영어 북클럽 시간에 한강의 채식주의자 영어본 ‘The Vegetarian’을 읽었다. 이 책이 맨부커상을 받은 직후였다. 이번에 한강 노벨 문학상의 대표작이 된 후 서가에서 찾아내 다시 읽었다. 이 책의 표지는 도전적이다. 붉은 바탕에 신비로운 검은 모습의 여인 형상이 그려져 있다. 붉은색은 피, 혁명을 상징한다. 저자는 유년 시절, 작가인 아버지 한승원으로부터  5·18 광주 항쟁의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강은 불행한 한국 역사의 트라우마를 작품 속에서 승화하고 있다.     문학은 현실의 반영이다. 역사 소설(Historical Novel)은 사실에 의존하면서 주인공과 지명, 사건을 허구화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한강의 문체는 노벨상 선정 배경설명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시적’이다. 그의 소설은 긴 산문(Prose) 같은 느낌을 준다. 상징적이고, 은유가 많으며, 간결하면서도 깊은 여운이 있다. 한강은 시로 출발했다. 시인이 쓰는 소설은 자연이나 사건 서술에 ‘인간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다. ‘노인과 바다’ 등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닥터 지바고’를 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노트르담의 곱추’의 저자 빅토르 위고는 모두 시인이었다. 이밖에 수많은 작가가 시로 문학을 시작했고 그래서 글의 흐름은 걸리는 데가 없이 음악처럼 출렁인다.       한국 문학 작품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뛰어난 번역이 필요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영어로 옮겼다. 내 생각으로는 한국인 번역보다 (이름으로도) 원어민 번역이 독자들에게 더 어필 할 것 같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도전적이다. 주인공 김영혜는 꿈에 그동안 먹은 동물들이 나타나 괴롭힘을 당한 후 채식주의자가 된다. 딸이 고기를 먹지 않고 말라가자 부모는 강제로 육류를 먹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그녀는 고기만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식물로 간주한다. 화가인 형부는 처제를 누드모델로 해서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에 나무와 꽃을 그려 넣는다. 그녀는 시간이 지나면 몸에 그려진 나무가 자라고, 꽃이 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혜는 정신병원의 뒷마당에 있는 느티나무를 바라본다. 나무가 머리를 이고 서 있다고 착각한 그녀는 나무가 되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고 음식을 먹지 않아도 물과 햇볕만 있으면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녀는 또 이 세상의 모든 나무는 형제간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보다 식물을 더 사랑한다.     ‘The Vegetarian’은 180페이지의 짧은 소설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보다는 좀 길지만 어느 문장 하나 버릴 것이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작품이다. 소설의 한국어 원어본을 접하지 못했으나 영어 번역이 자연스러워 만족스럽게 읽었다. 한국 작가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한국의 영어 교육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있으니 번역에 의존하지 않고 처음부터 영어로 집필하는 작가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원작자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채식주의자 vegetarian 노벨 문학상 한강 노벨 한강 수상

2024-10-16

[독자 마당] 제비족

중년 세대에게 제비족은 카바레에서 매끈한 외모와 화려한 춤 솜씨로 돈 많은 사모님들을 등쳐먹던 파렴치한 족속이다.     반면 요즘 MZ세대에게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념 있는 사람들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비건(Vegan)’ 라이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의 소비활동에서 쓰레기·폐기물을 없애자는 운동이다. 제품과 포장재 폐기 과정에서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위해 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 썩히기 등을 실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비건은 고기·우유·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 단계를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채식주의자 전체를 일컫기도 한다.     더 넓게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50%가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하루 한 끼라도 채식을 하자”며 채식 식문화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을 통칭한다.   이들 제비족이 요즘 집중하고 있는 캠페인 중 하나가 ‘용기내 챌린지’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에 식재료·음식을 포장해 오자는 캠페인이다. ‘용기(container)’ 사용을 ‘용기(courage)’ 내보자는 것.     미처 인식하지 못한 습관성 과대포장은 없는지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아이스커피 테이크아웃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뚜껑과 종이 홀더 같은 것 말이다. 뜨겁지도 않고, 받자마자 한 모금 마시면 이동 중에 흘릴 염려도 없는데 왜 우린 “필요 없어요”라고 용기를 못 낼까.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독자 마당 제비족 이들 제비족 채식주의자 전체 습관성 과대포장

2023-03-27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제비족

중년 세대에게 제비족은 카바레에서 매끈한 외모와 화려한 춤 솜씨로 돈 많은 사모님들을 등쳐먹던 파렴치한 족속이다.   반면 요즘 MZ세대에게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념 있는 사람들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비건(Vegan)’ 라이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의 소비활동에서 쓰레기·폐기물을 없애자는 운동이다.   제품과 포장재 폐기 과정에서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위해 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 썩히기 등을 실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비건은 고기·우유·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 단계를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채식주의자 전체를 일컫기도 한다.   더 넓게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50%가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하루 한 끼라도 채식을 하자”며 채식 식문화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을 통칭한다.   이들 제비족이 요즘 집중하고 있는 캠페인 중 하나가 ‘용기내 챌린지’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에 식재료·음식을 포장해 오자는 캠페인이다.   ‘용기(container)’ 사용을 ‘용기(courage)’ 내보자는 것. 미처 인식하지 못한 습관성 과대포장은 없는지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아이스커피 테이크아웃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뚜껑과 종이 홀더 같은 것 말이다. 뜨겁지도 않고, 받자마자 한 모금 마시면 이동 중에 흘릴 염려도 없는데 왜 우린 “필요 없어요”라고 용기를 못 낼까.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제비족 이들 제비족 채식주의자 전체 습관성 과대포장

2022-11-28

한인타운에 유명 셰프가 채식 전문 식당 오픈해

LA한인타운에 채식주의자 전용 레스토랑이 문을 열어 관심을 모은다.   패스트린핏 피트니스 대표 다니엘 오 와 마리오 알베르토 셰프는 더 건강한 음식 서비스라는 목적으로 지난 3월 베지테리안 레스토랑인 ‘올리비아’를 버몬트 애비뉴와 3가가 만나는 곳(205 S Vermont Ave)에 오픈했다.     알베르토 셰프는 유명 비건 레스토랑인 카페 그래티튜드(Cafe Gratitude), 그라시아 마드레(Gracia Madre)에서 채식 전용 메뉴를 개발한 전문가다.     메뉴는 샐러드, 피자, 햄버거, 소면 등 다채롭다. 가격은 13~28달러 선. 새우젓을 넣지 않은 김치로 만든 김치 피자가 이색적이다. 또 ‘크리스피 치킨’은 닭고기가 아닌 느타리 버섯으로 치킨 질감을 살려 인기다.   1400스퀘어피트 크기의 실내 매장에는 테이블 12개가 있으며 24명이 앉아서 식사가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5~10시다.     오 대표는 “올리비아가 한인들에게 채식의 건강함을 소개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식당을 더 알리기 위해서 올해 마더스데이(5월 8일)에는 특별하게 미모사(mimosa)를 곁들인 브런치 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약은 웹사이트(oliviarestaurantla.com)와 전화(213-277-1723)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지역정보사이트 옐프(yelp)에서 체크인을 하면 올리브튀김(Fried Olives)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 김수연 기자오픈했습니다 올리비아 채식주의 채식주의자 전용 채식주의 전용 채식 전용

2022-05-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