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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보다는 협력과 이해를” 한국전쟁 제74주년 기념행사

지난 22일 6·25 한국전 발발 74주년을 맞아 LA한인타운 새한교회에서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6·25기념사업회, 6·25 참전유공자회, 육군동지회, 육군협회, 월남전참전자회, 영관장교연합회, KWVA#328, 헌병전우회, 포병전우회, 카투사전우회, 예비역 기독군인회, 국가원로회의, 3.1여성 동지회, 한미맥아더장군 기념사업회 등이 참여했다.     또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가족과 한인 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평균나이 90세의 백발의 한국전 참전용사 20여명의 기수단 입장으로 기념식이 시작됐다. 행사장에 있던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미육군협회 LA지부장 피트 세이츠 예비역 중령이 참석해 한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그는 “오늘은 희생과 용기를 되새기는 엄숙한 날이다”라며 “70년 전, 1950년 6월 25일, 한반도는 국가의 결의를 시험할 전쟁에 빠졌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 수많은 개인, 군인과 민간인이 탁월한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자신의 자유뿐 아니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정의, 민주주의, 인권의 원칙을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전쟁은 단순한 군사적 대립이 아니라 인간 정신의 지속적인 힘과 평화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의 증거였다. 대립보다는 대화의 중요성을, 갈등보다는 협력, 증오보다는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쳤다”며 “이 전쟁은 우리에게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평화와 화해를 다짐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이츠 중령은 “지난 74년을 돌아보며, 한미 양국 간의 강력한 동맹과 관계 구축의 시간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미국은 대한민국보다 더 나은 동맹국을 가질 수 없었다”며 “미국과 한국의 멋진 관계를 축복한다”고 전했다.     이날 한인 정치 및 단체 관계자들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한국전을 기억하고 구국 영웅들의 희생을 기리는 기념사를 전했다.     영 김 연방하원의원은 영상을 통해 보낸 기념사에서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하지만 잊어서도, 잊힐 수도 없는 중대한 역사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참전용사와 그들 가족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이 한국이 될 수 있었고 지금 우리 이민자들이 살아갈 수 있었다”며 “그들의 희생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완 LA총영사의 기념사를 대독한 문정희 영사는 “용기와 희생, 인내의 한국전쟁은 항상 평화가 승리하고, 정의가 지배하며, 과거 갈등의 기억이 국가의 화합과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라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는 한국 전쟁이 남긴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참석한 한인상공회의소의 김경현 부회장은 실제로 연방 국회에 게양됐었던 성조기를 6·25 참전유공자회에게 전달했다.     김 부회장은 “74년 전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참전용사들 덕에 지금의 우리의 자유도 있다”며 “남은 우리는 후세들에게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강인함의 정신을 가르치고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할 때 우리의 꿈을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기념사 외에도 보이스카우트 학생들의 감사 편지, 참전용사에 대한 선물 증정, 참전용사들을 위해 준비한 한인 어린이들의 발레 공연, 바이올린 연주 등 전쟁 영웅들을 추모하기 위한 다양한 순서가 진행됐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한국전쟁 기념행사 한국전 참전용사들 한국 전쟁 참전유공자회 육군동지회

2024-06-23

[중앙칼럼] 6·25 참전용사들의 마지막 소원

6·25참전유공자회 이재학 회장이 며칠 전 들려준 이야기다. 수년 전 참전유공자회 회원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기 위해 맥도날드 매장에 갔다고 한다. 참전유공자회 모자를 쓴 시니어 남성 대여 섯 명이 매장으로 우르르 들어가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가 보다. 매장 안에서 자녀들과 햄버거를 먹고 있던 한 백인 여성이 이 회장 일행에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러더니 이 회장 일행이 쓴 모자를 가리키며 어떤 분들이냐고 묻더란다. 이 회장은 “백인 여성에게 ‘우리는 참전용사들’이라고 말했더니 ‘나라를 위해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더라. 그러더니 자신이 커피값을 내겠다고 했다”며 “모르는 사람인데도 우리가 한 일을 인정해 주는 그 한마디를 들으니 마음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에 그런 경험을 또 했단다. 그것도 LA한인타운에서였다.     이 회장은 “참전유공자회 회원들과 커피를 마시러 로데오 갤러리아 몰 안에 있는 베이커리에 들어갔다. 우리가 제복을 입고 모자를 쓴 게 이상했는지 종업원이 우리를 보더니 어떤 분들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참전용사라고 했더니 나중에 합류한 회원들의 커피값을 받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이어 이 회장은 “한인타운에서 한인으로부터 그런 대우를 받은 게 처음이었다. 그 젊은 직원의 마음 씀씀이에 회원 모두가 정말 감사해 했다”고 덧붙였다.     6·25참전유공자회와 월남전참전자회 회원들은 외출할 때면 가능한 한 제복을 입고 다닌다. 한국의 국가보훈처가 2년 전 제작한 제복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들도 모두 받았다.     이 회장은 “한국 정부가 모든 참전유공자 가정에 제복을 보내줬다. 제복이 담긴 가방에는 ‘당신은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더라.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당시 심정을 들려줬다.     아이보리색 사파리 재킷에 남색 바지, 흰색 반소매 셔츠에 넥타이까지 맨 회원들의 모습은 예전 주머니와 어깨 부위에 기장과 훈장이 달린 조끼를 입고 다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밝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6·25참전유공자회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80세 후반이었다. 감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최병길 유공자의 경우 올해 95세를 맞았다. 그는 불과 15세의 나이에 학도병으로 참전했다고 했다. 권영구 수석 부회장은 40밀리 포탄 2개를 짊어지고 경주에서 밤새 이동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육군협회 최만규 회장은 “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생존 참전유공자는 830여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가주에 150여명 정도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LA지역도 공식 회원 수는 70명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분은 30여명 정도다. 그래서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전했다.    6·25참전유공자회는 최근 LA한인타운에 참전비를 세우는 프로젝트 추진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 세워진 6·25 참전비는 미군 이름들만 기록돼 있어서 한인타운에 별도의 참전비를 세웠으면 하는 희망이지만 누가 끝까지 남아 진행할 수 있을지 약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 한류가 널리 퍼지는 것을 보면 참전유공자들의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분들이 목숨 바쳐 싸웠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런 역사를 후손들에게 좀 더 알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는 소멸하는 단체다. 그나마 지금은 종종 만나서 안부를 나누지만 언젠가는 헤어지고 결국은 단체도 사라질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슬픔은 없다. 다만 우리가 없어져도 한국전쟁의 역사는 끝까지 남았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한국전쟁이 더는 ‘잊힌 전쟁’이 되지 않도록 한인 커뮤니티도 고민하고 참여해야 할 문제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중앙칼럼 참전용사 소원 참전유공자회 회원들 참전유공자회 모자 25참전유공자회 이재학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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