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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징크스’

시험을 보러 가면서 “나는 이 샤프로 문제를 풀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징크스가 있어” “나는 시험 보러 갈 때 꼭 이 옷을 입어야 문제가 잘 풀리는 징크스가 있어” 등과 같이 말하는 이들이 있다.   중요한 시험이나 경기를 앞두고 자신만의 습관이나 규칙 등을 정해 이를 지켜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이럴 때 위 예문에서와 같이 ‘징크스’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 ‘징크스’가 이 같은 상황에 잘 어울리는 단어인지는 생각하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징크스’를 찾아보면 ‘재수 없는 일. 또는 불길한 징조의 사람이나 물건’ ‘으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으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풀이돼 있다. ‘징크스’에는 이처럼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으나 사람들이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해 긍정적 의미로 잘못 쓰곤 한다.   다시 말해 ‘징크스’는 ‘악운’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부적이나 습관 등의 의미로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나는 시험 전날 미역국을 먹으면 꼭 시험을 망친다는 징크스가 있다” “그에게는 경기 전날 손톱을 깎으면 경기에 진다는 징크스가 있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상황을 나타낼 때 ‘징크스’를 써야 한다.   모든 이가 ‘징크스’를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우리말 바루기 징크스 부정적 의미 시험 전날 긍정적 의미

2024-12-05

[중국읽기] ‘10년 징크스’

중국 비즈니스에 ‘10년 징크스’라는 게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품이나 기술이 10년을 버티기 힘들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사례는 많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에어컨·냉장고 등 백색가전을 생산, 판매에 들어간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돈 많이 벌었다. 그러나 그 시장에 하이얼(海爾) 등 중국 업체가 뛰어들었고, 대략 10년이 지난 2000년대 중반 우리 브랜드는 밀려나야 했다. 건설장비인 굴착기도 그랬고, 주방 밀폐 용기 브랜드인 락앤락도 마찬가지였다.   백색가전, 기계, 철강, 조선, 자동차…. 중국의 산업 발전은 그 자체가 한국을 따라잡는 과정이었다. 그 ‘10년의 벽’을 넘어 여전히 버티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으니, 바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시작은 TV·PC 등에 쓰이는 CRT(브라운관) 모니터였다. 1990년대 중반 우리 브랜드 제품은 한때 중국 시장점유율 70%를 넘기기도 했다. 중국 기업이 보고만 있을 리 없다. 그들은 10여년 거세게 추격했고, 2000년대 중반 한국을 따라 잡았다. 바로 그 위기의 순간 우리 기업은 LCD 디스플레이로 갈아탔고, 그 시장을 10년 더 주도할 수 있었다. 중국은 또 추격했다. 현대전자의 LCD 부분을 인수해 만든 BOE가 대표 회사다. 추격 10년, 중국은 또다시 한국 LCD를 잡았고, 우리 기업은 2010년대 중반 시장 주도권을 그들에게 넘겨야 했다.   여기가 끝인가? 아니다. 우리는 또 다른 병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로 치고 나갔다. LCD로 CRT 모니터의 한계를 돌파했듯, OLED로 ‘10년의 징크스’를 깰 수 있었다. 가만히 있을 중국이 아니다. BOE 등 중국 회사들은 지난 10여 년 OLED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불길한 소식이 들린다. 지난해 삼성·LG의 세계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51.8%로 전년 대비 14.4%포인트나 줄었다. 모두 중국이 쓸어갔다. 중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48.2%. 한국의 OLED 아성을 흔들 기세다. ‘10년 징크스’를 떠올리는 이유다.   핵심은 혁신이다. CRT에서 LCD로, LCD에서 다시 OLED로 이어지는 혁신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기에 우리는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게 없다면? 중국에서 나와야 하고, 산업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거칠게 기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우리는 과연 ‘10년 징크스’를 돌파할 혁신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정부와 기업이 답해야 할 문제다. 한우덕 / 한국 중앙일보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징크스 한때 시장점유율 디스플레이 시장 중반 한국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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