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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상 대멸종 사건

138억 년 전에 시작한 우주에서 태양이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약 46억 년 전이다. 행성인 지구도 태양이 태동할 거의 같은 무렵에 함께 생겼다. 억겁의 시간이 지나며 지구 표면이 식고 물이 생기면서 지구에는 생명체가 발현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갖춰졌다. 그리고 어느 날 지구의 바닷속에서 아주 기본적인 단세포 생명이 시작하여 다세포 생물이 되고 나중에 식물과 동물로 진화했다.     하지만 자연은 그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지구 자체에서 발생하는 위험도 있었지만, 지구 바깥 환경도 만만치 않았다. 연구 결과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지구상 생명체의 대멸종 사건을 겪었다고 하는데 지질학자들의 지층 연구를 토대로 언제, 무슨 이유로, 얼마만 한 규모의 멸종 사건이 있었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대멸종은 약 4억4천만 년 전에 있었다고 한다. 지구의 기후 변화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한데 당시 육지에는 아직 생명체가 없었지만, 너무 추워진 환경 때문에 바닷속 생태계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대멸종은 약 3억7천만 년 전에 일어났으며 육지에 생물이 막 시작했어도 아직 대다수 생명체는 바닷속에 서식했고 그 중 약 60%가 멸종했다.   세 번째 대멸종은 약 2억5천만 년 전의 일로, 화산 폭발로 인한 기온 상승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거의 모든 해양 생물이 멸종되었고 지상 생물도 약 70% 이상 죽은 가장 심했던 멸종 시기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엽충도 이때 사라졌다고 한다.   네 번째 대멸종은 공룡이 살기 시작한 약 2억 년 전경에 일어났는데 화산 폭발로 인한 대기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소행성 충돌까지 겹쳐 육지 생명체의 약 80%와 해양 생명체의 약 20%가 멸종했다.   다섯 번째 대멸종은 사건은 지금부터 약 6천6백만 년 전에 멕시코의 유카탄반도에 큰 소행성이 떨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 당시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은 이 사건 때문에 역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후에 지상에는 포유류가 그 자리를 꿰차더니 결국, 우리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소행성이 충돌하자 엄청난 지진해일이 지구 전역을 덮쳤고 충돌 시에 발생한 흙먼지가 지구 대기권에 머물며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지구상의 식물이 살지 못하고 결국, 식물을 먹고 살던 동물까지 굶게 되어 공룡을 포함하여 생명체의 약 75%가 멸종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화석 연료에 의한 탄소 배출이 늘면서 대기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거기서 발생하는 기상 이변은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존속에 큰 위협이 된다. 과거의 예에서 보다시피 지구 온난화는 대멸종의 원인을 제공한다. 게다가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과학자들은 하늘을 감시하며 혹시 지구를 넘보는 천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여러 이유로 서서히 멸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규모 화산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나 소행성 충돌 등 급작스러운 충격에 일시적으로 수많은 생명체가 멸절하는 경우 우리는 대멸종이라고 부른다. 위에서 소개한 대로 지구에 생명체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총 5번의 대멸종 사건이 있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상 대멸종 지구상 생명체 대멸종 사건 육지 생명체

2024-05-31

[우리말 바루기] ‘지구상’의 띄어쓰기

오늘날 ‘그 어떤 곳’은 더 이상 오프라인 공간만을 말하지 않는다. 인터넷 등 온라인 공간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를 이를 때 ‘상’이란 말이 뒤따른다. 이때 ‘상’은 앞말에 붙여야 할까, 띄어야 할까?   띄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소셜미디어상’과 같이 붙이는 게 바르다. 여기서 ‘-상(上)’은 명사가 아니라 접미사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상’ ‘온라인상’도 마찬가지다.   ‘-상(上)’이 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사용될 때도 붙인다. ‘관계상·미관상·외관상·절차상·법률상’처럼 표기한다.   문제는 ‘지구상’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에 가치를 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며 한 이 말에서 ‘지구상’ 역시 붙이면 될까?   원래 “지구 상의 모든 사람”과 같이 띄어야 했다. 지금은 붙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에서 심의를 거쳐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를 수정했다. 명사 ‘상(上)’에 포함됐던 뜻풀이를 삭제하고 물체의 위나 위쪽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로 분류했다. “지도상의 한 점” “직선상의 거리” “도로상의 화물”처럼 붙여 쓰게 해 혼란의 소지를 없앴다.우리말 바루기 띄어쓰기 지구상 직선상의 거리 온라인 공간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2024-01-0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우주의 규모로 미루어 우리가 속한 은하 말고도 이 방대한 우주에 지구 같은 행성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지구는 우연과 필연이 수십억 년 반복된 결과 인류가 이 땅을 다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간은 언젠가 이 우주 전체를 다스릴지도 모른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이 우주의 주인공이며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지구 역시 우주의 중심이고, 신은 우리 인간을 그렇게 특별히 창조했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지구를 중심으로 이 우주가 운행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과학의 발달로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국부은하군에 자리한 은하수 은하의 변두리에 태양이라는 별이 있고, 그 주위를 도는 세 번째 행성이 지구였다. 우주에 흔하디 흔한 은하 속에, 흔하디 흔한 별 주위를 도는, 흔하디 흔한 행성 중 하나다. 은하수의 외곽에 있던 까닭에 상대적으로 별끼리의 상호작용이 적었고, 게다가 태양은 덩치가 그다지 큰 별이 아니어서 수명이 길었다. 큰 별일수록 핵융합 반응이 활발해서 별의 일생이 짧은 까닭에 태양 주위의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있는 지구에 생명이 발현하여 지능이 높은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지구의 크기가 너무 작지 않아서 지구 중심부의 열이 빨리 식지 않았기 때문에 중심성인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자체 에너지 덕분에 생명이 시작되고 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 덩치가 큰 위성인 달이 지구상의 생명에 중요한 작용을 하였다.   만약 달이 태양계가 형성될 때 함께 만들어졌더라면 지구상 생명의 발현과 진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가 어느 정도 제 모습을 갖춘 후 화성 크기 정도 되는 천체가 지구에 부딪히며 깨진 부스러기가 모여서 큼지막한 달이 되었다. 또 우연히 그 천체가 지구와 살짝 비켜서 충돌하는 바람에 지축이 23.5도 기울어 지구에는 사계가 생겼고 계절의 변화는 생명체 진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수많은 우연이 겹쳐서 지구가 탄생하고 그 위에 문명을 창조한 존재가 우리 인간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절대로 특별하지도 않고 우주의 중심은 더욱 아니다. 억겁의 시간에 걸쳐 억겁의 우연이 겹친 결과다.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약 2조 개의 은하가 있다고 추정한다. 우리 태양은 그 많은 은하 중 비교적 외곽에 있는 은하수라는 이름의 은하에 속한다. 그 은하수 은하의 변두리에 태양이라는 별이 있는데 그 주위를 지구를 포함해서 총 8개의 행성이 공전한다. 우주에 산재한 별의 개수는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래 알갱이 총수보다도 많다. 모래 알갱이처럼 그렇게 많은 별 중 하나를 도는 것이 지구다. 내놓을 것 하나 없는 정말 별 볼 일 없는 천체다. 그러므로 지구는 절대로 특별한 곳도 아니고 거기서 진화한 인간 역시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무슨 힘으로 우주가 시작됐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 정도 되고 태양은 46억 살이다. 태양계가 모습을 갖출 때 지구도 함께 만들어졌다. 지구가 식어가는 동안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에 함유되었던 물이 원시 바다를 형성하고 바닷속 열수분출공 근처의 고온고압 하에서 만들어진 유기물이 생명체로 진화했다. 아무리 살펴도 전혀 특별한 것이 없는 아주 평범한 행성이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지구상 생명 지구 중심부 동안 지구

2023-10-13

[우리말 바루기] ‘지구상’

오늘날 ‘그 어떤 곳’은 더 이상 오프라인 공간만을 말하지 않는다. 인터넷 등 온라인 공간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를 이를 때 ‘상’이란 말이 뒤따른다. “소셜미디어상에선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처럼 표현한다. 이때 ‘상’은 앞말에 붙여야 할까, 띄어야 할까?   띄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소셜미디어상’과 같이 붙이는 게 바르다. 여기서 ‘-상(上)’은 명사가 아니라 접미사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상’ ‘온라인상’도 마찬가지다.   ‘-상(上)’이 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사용될 때도 붙인다. ‘관계상·미관상·외관상·절차상·법률상’처럼 표기한다.   문제는 ‘지구상’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에 가치를 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며 한 이 말에서 ‘지구상’ 역시 붙이면 될까?   원래 “지구 상의 모든 사람”과 같이 띄어야 했다. 지금은 붙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에서 심의를 거쳐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를 수정했다. 명사 ‘상(上)’에 포함됐던 뜻풀이를 삭제하고 물체의 위나 위쪽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로 분류했다. “지도상의 한 점”처럼 붙여 쓰게 해 혼란의 소지를 없앴다.우리말 바루기 지구상 온라인 공간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인종차별 반대

2022-10-16

[우리말 바루기] '지구상'의 띄어쓰기

“소셜미디어상에선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오갔다.” 이때 ‘상’은 띄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소셜미디어상’과 같이 붙이는 게 바르다. 여기서 ‘-상(上)’은 명사가 아니라 접미사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상’ ‘온라인상’도 마찬가지다.   ‘-상(上)’이 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사용될 때도 붙인다. ‘관계상·미관상·외관상·절차상·법률상’처럼 표기한다.   문제는 ‘지구상’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에 가치를 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며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지구상’ 역시 붙이면 될까? 원래 “지구 상의 모든 사람”과 같이 띄어야 했다. 지금은 붙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에서 심의를 거쳐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를 수정했다. 명사 ‘상(上)’에 포함됐던 뜻풀이를 삭제하고 물체의 위나 위쪽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로 분류했다. “지도상의 한 점” “직선상의 거리” “도로상의 화물”처럼 붙여 쓰게 해 혼란의 소지를 없앴다.우리말 바루기 띄어쓰기 지구상 인종차별 문제 인종차별 반대 직선상의 거리

202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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