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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LA 정착, 신고합니다’

기자는 넉 달 전 LA로 왔다. 미국 동부, 하와이, 서울 등에서 직장 생활을 했고 서부는 처음이다. 하와이의 ‘알로하’는 아니더라도 행정 도시 같이 차가운 워싱턴 D.C., 매일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았던 서울보다는 알로하에 가까울 줄 알았다.   차를 타고 5일 동안 2600마일을 달려 LA에 도착했다. 처음 놀란 건 기름값. 동부보다는 물론이고 횡단 중 거친 시골 중남부 지역과 비교하면 갤런당 2달러는 비쌌다. 다음 놀란 건 이사를 마치고 아파트 밖에서 흡연을 하다 듣게 된 “담배는 나쁜 거야, 멍청아”라는 동네 중학생의 도발이었다.     밤이 찾아왔다. 길거리엔 노숙자들이 걸어 다니며 ‘담배 하나만’을  부탁한다. 그리곤 알았다. 내가 인터넷으로 알아본 아파트가 악명(?) 높은 맥아더 공원 옆이라는 걸.   밤에는 ‘쾅’ 소리, 소방차 소리로 여러 번 잠에서 깼다. 총격 살인사건이라도 난 줄 알았더니 노숙자들이 드럼통에 불을 피웠다 불이 난 거라더라. 다음날 화재 현장 주변에 주차했던 차 중에는 인도 쪽 타이어가 사라진 차도 많았다.     우연히 노숙자들을 취재하게 됐다. 건장한 선배 기자 뒤에 숨다시피 하며 맥아더 공원과 스키드로를 걸었다. 시비라도 걸어올까 봐 사진 촬영도 어려웠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 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놓고 마약을 하는 사람들, 하반신을 드러내고도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들, 인간의 뼈 구조를 보여주는 듯 깡마른 아이들, 하수구에서 낚시하듯 막대기를 집어넣고 뭐라도 먹을 걸 찾으려는 아저씨….   사고를 낼 뻔한 적도 있다. 저녁을 사러 식당이 있는 작은 몰에 갔을 때다. 후방 주차를 하려고 천천히 후진하는데 검은 물체가 살짝 사이드미러에 보여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 문을 열고 확인해보니 마약에 취한 사람이 차 뒤로 오고 있었다. 일찍 발견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일본 전후(戰後) 문화를 집중 조명한 유명 작가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주여, 인간은 이리 슬픈데, 바다는 너무 푸르릅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취재차 갔던 베벌리힐스와 할리우드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두 개의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듯하다. 이런 느낌은 기자가 사는 아파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건물 뒤에는 노숙자 텐트촌이 있고 그곳에선 밤이면 드럼통에 불을 피운다. 반면 아파트 5층의 루프탑 수영장에선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상황은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잘못된 사회 시스템 탓일까? 이의 판단에는 LA 생활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노숙자들에게도 저마다 사연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마약 등에 빠져 정부나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도 외면하는 이들이다.     유명 록밴드인 이글스의 히트곡 ‘호텔 캘리포니아’ 가사 중에 ‘당신은 언제든 체크아웃할 수 있지만, 절대 떠날 수는 없을 것(You can check out any time you like, but you can never leave)’이라는 부분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화려한 불빛 이면에는 퇴폐적 어둠도 존재한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대 주고,  LA는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전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은 곳도 캘리포니아주다. 이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고, 아직 내가 모르는 매력이 존재한다는 방증일 수 있다.     나의 LA 살기가 언제까지가 될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을 조금 더 배워보려고 한다.     이번의 첫 칼럼으로  독자들에게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배우고 알아가는 자세로 LA의 다양한 모습을 취재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LA 초년생, LA 생활 시작을 신고합니다!” 김영남 / 뉴미디어국 기자기자의 눈 정착 신고 노숙자 텐트촌 아파트 창문 호텔 캘리포니아

2024-10-14

[기고] 소비주의와 넘치는 폐기물

쇼핑시즌과 파티시즌이 지난 후 동네 쓰레기통들이 입을 벌린 채 있다. 미국인들은 과하게 물품을 구매하고 짧은 시간 사용한 후 미련 없이 버리는 습성이 있다.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시기이지만 소비주의 풍조와 우리 자신의 소비 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통상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첫날까지 기간의 폐기물은 평상시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5% 증가한다고 한다. 미국인의 하루 평균 쓰레기양은 5파운드다. 현재 미국은 세계 인구의 4%를 차지하지만 폐기물 배출량은 12%를 점유한다. 여기에는 매년 84만 톤의 플라스틱 접시와 컵, 340만톤의 기저귀, 820만톤의 의류와 신발, 91만톤의 수건·시트·베개 커버가 포함된다.     소비는 미국의 정체성처럼 보인다. 소비주의는 역사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상호작용의 복잡한 결과물이다. 2차 대전 이후 대량생산, 광고, 혁신적인 신용제도가 소비문화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제 발전으로 인한 물질적 풍요가 미국인의 꿈이 되었고 소유가 성공으로 여겨지면서 소비주의가 확산했다.     1950년대 도심 밖의 교외 지역이 발전하면서 많은 주택이 건축되었고, 내부는 가구와 가전제품으로 채워야 했다. TV를 통한 달콤한 광고는 최신 제품과 멋진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소비자의 열망을 자극했다. ‘소비는 자아 표현이며, 브랜드는 정체성과 지위의 상징’이라는 문구에 세뇌됐다. 그 당시 자주 언급되던 ‘존스 가족 따라 하기(Keeping up with the Joneses)’다. 경제적 능력이 없음에도 이웃의 소비 수준에 맞추려고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고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그 후, 1980년대 개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부상은 소비주의를 더욱 확산시켰다. 고급 브랜드는 부의 상징이 되었고, 크레딧카드의 등장으로 수입 이상의 소비가 가능해졌다. 1990년대의 세계화 역시 다양한 제품에 접근을 쉽게 함으로써 소비를 부추겼고,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는 전례 없는 쇼핑의 편리성을 제공했다. 더불어 소셜네트워크는 물질적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했다.     쇼핑하려면 현금이나 크레딧카드, 혹은 최근 인기 있는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uy now-pay later)’하는 할부 시스템 가운데 한 가지를 이용해야 한다. 2023년 말 미국인의 총 크레딧카드 부채는 1조800억 달러 이상이며, 할부 구매 부채는 대략 460억 달러다. 미국인은 학교 개학 시즌인 9월부터 쇼핑을 시작해 세일이 많은 11월과 12월에는 소비를 늘린다. 이후 1월과 2월에는 생활비를 10% 정도 줄여 크레딧카드빚을 상환하거나 비상금을 충전한다.   소비주의 옹호자들은 소비가 혁신,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라 주장한다. 또한, 소비 강도가 미국 경제 건전성의 척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소비 촉진으로 경제 성장을 꾀하면서 폐기물의 축소를 강조하는 것은 지속 불가능한 논리다. 소비주의는 다각적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문제이며, 미국인의 쇼핑 액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소비주의는 낭비와 환경파괴로 이어진다. 주요 도시마다 폐기물로 인한 문제가 커지고 있다. LA카운티도 예외가 아니다. 카운티에서 두 번째로 큰 쓰레기 매립지인 치키타 캐년 매립지는 화재로 주변에 악취가 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6월 “폐기물 관리 및 처리는 그 국가의 문화와 관련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들은 분리수거와 쓰레기 감축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인들은 식당에 갈 때 용기를 들고 가 남은 음식을 싸 온다고 한다.     새해에는 일회용품 안 쓰기, 재활용과 재사용, 물건 대신 경험 선물하기, 음식 낭비 최소화, 필요한 것만 구입하기 등 일상에서 폐기물을 줄이는 노력이 확산하길 기대한다. 정 레지나기고 소비주의 폐기물 소비주의 풍조 폐기물 배출량 소비문화 정착

2024-01-02

콜로라도를 떠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정착한 주

 지난 2022년 한해동안 콜로라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주는 텍사스고 반대로 가장 많이 이주해 온 주는 캘리포니아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센서스국이 실시하는 연례 ‘아메리칸 지역사회 설문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ACS)의 새로운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해동안 콜로라도로 이주해 온 타주민수는 26만4천여명인 반면, 타주로 이주해 나간 콜로라도 주민들은 23만9천여명으로 추산됐다. 콜로라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주는 텍사스로 2만4,500여명에 달했고 이어 플로리다가 2만1천여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캘리포니아가 약 2만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3개주에서 콜로라도로 이주해 온 주민수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콜로라도로 이주해 온 주민수는 3만3,200명에 달했으며 텍사스로부터는 2만5,500명, 플로리다에서는 1만1,100명이 각각 이주해왔다. 콜로라도를 떠난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웃한 주들에 정착했다. 애리조나가 1만2,200여명으로 제일 많았고 이어 뉴멕시코 7,846명, 오클라호마 5,902명, 캔자스 7,359명, 네브래스카 6,422명, 와이오밍 5,076명, 유타 5,327명 등의 순이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정착 한해동안 콜로라도 콜로라도 주민들 아메리칸 지역사회

2023-11-10

"워싱턴 정착 탈북민들 목소리 들었다"

      원코리아네트워크(이하 OKN)가 이신화 대사(대한민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 간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1일 열린 간담회는 워싱턴 DC 및 캘리포니아 주재 싱크탱크 연설 및 미 정부 관계자 면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이신화 대사의 방미 기간 중 성사됐다. 이 대사는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최우선으로 두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국제사회와 어떤 방법의 협력을 모색하는지를 설명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제 3국에서 바로 미국에 정착했거나 우선 한국에 정착 후, 유학 또는 취업을 위해 미국에 와, 현재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이다. 이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 및 김정은 정권의 완전한 책임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통일을 어떻게 달성한 것인지를 논하고,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이 대사에게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이신화 대사는 북한인권대사의 임무와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원래 주 업무인)고려대학교 교수로 활동하는 것보다 북한인권대사로서 인권 문제를 다루는 활동에 요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며 “이곳 미국에 거주 중인 탈북민들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간담회에 참석해 고민과 생각을 나눠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헨리 송 OKN 워싱턴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와 달리,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유엔 등과 같은 기관을 포함한 여러 수준 및 차원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게 돼 고무적이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 북한인권대사 자리가 공석이었다는 사실은 문 전 대통령이 북한 인권의 실상을 외면한 채 독재자를 달래고 유화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OKN은 한미동맹 강화 및 중국 공산당과 북한 정권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통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탈북민 커뮤니티, 시민사회, 정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북한인권대사가 방미 중 다수의 탈북민들과의 만남을 갖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북한 탈북민 워싱턴 정착 탈북민 커뮤니티 대한민국 인권국제협력대사

2023-04-26

메트로밴쿠버 이외 지역 정착 희망 이민자에 희망 커져

 BC주 정부가 해외 숙련 이민자들이 메트로밴쿠버 이외의 지역에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 이민 희망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특혜를 제공할 예정이다.   BC주정부는 지난 16일자로 BC주정부지명이민프로그램(BC Provincial Nomination Program, BC PNP)의 숙련 이민 신청자 중 메트로밴쿠버행정구역(Metro Vancouver Regional District) 이외의 지역에 취업하고 정착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높은 우선순위와 프로그램 접근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대상자는 업주로부터 취업 제안을 받았거나, 최소 1년 간 메트로밴쿠버행정구역 이외에서 일을 한 경력이 있거나, 메트로밴쿠버행정구역 이외의 고등교육기관을 최근 졸업한 경우 등이다.   BC주를 비롯해 캐나다의 대부분 지역에서 새 이민자는 주로 대도시에 정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주정부는 숙련된 이민자가 메트로 밴쿠버 지역 외부 사회에 정착을 유도해 BC 전역의 사업주들이 국제 인재 풀 접근이 용이하도록 관련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정부는 지난 3월에도 의료보건 관련 종사자와 조기교육자를 대상으로 BC PNP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조치를 통해 전년에 비해 의료기관의 의료종사자를 66%, 의료기관 이외 의료종사자를 224%, 그리고 조기교육자를 575%나 이민 신청을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BC PNP는 주 정부가 관리하는 유일한 이민 프로그램이므로 주 정부는 이를 통해 적격한   예비 이민자를 직접 선택하고 이들과 그 가족을 영주권자로 지명할 수 있다.   표영태 기자희망 메트로밴쿠버 메트로밴쿠버행정구역 이외 정착 희망 메트로밴쿠버 이외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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