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돼야 진정한 정권교체
오랫동안 왕이나 황제 등 절대 권력자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탓에 백성들의 삶은 곤궁하고 피폐했다. 민권 사상이 싹트면서 민주주의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것은 근세의 일이다. 지역에 따라서 아주 먼 옛날에 이미 집단적 의사 결정으로 주요 국사를 결정한 민주적 형태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기원전 2500년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민주정치가 제도화된 것으로 평가한다. 민주주의의 절대 요건인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권리와 더불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부를 교체할 권리 등을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할 때 이 ‘시민’이 누구를 가리키느냐가 중요하다. 오랜 기간 여성과 빈민, 소수민족 등은 시민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았다. 본격적인 민주주의는 미국 건국과 함께 개화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후 많은 국가가 미국이나 영국을 모델로 삼아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은 아편과 같아서 한번 쥐면 놓치기 싫어한다. 인민민주주의, 수정민주주의, 대중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등 변형된 민주주의는 독재자들의 위장술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주의(democracy)는 인민에 의한 지배, 곧 ‘rule by the people’이라는 의미다. 그리스어 ‘demokratia’에서 나온 말로 ‘demos’는 ‘the people’을 뜻하고 ‘-kratia’는 ‘power, rule’을 말한다. 그렇다고 민주주의가 지고지순의 제도는 결코 아니다. 일찍이 네루는 말했다. “민주주의는 좋다. 다른 제도는 더 나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한 표는 정권교체를 가져왔다. 정권교체는 ‘regime change’ 혹은 ‘power shift’라고 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regime change’는 여야 간의 평화적 정권교체보다는 군사적, 무력에 의한 강압적인 정권교체를 가리킨다.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점잖게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고 하듯 쿠데타와 같은 혁명(revolution)에 의한 정권교체를 ‘regime change’라고 돌려서 말한다. 이와 반대로 선거에 의한 평화적 정권교체는 ‘power shift’나 ‘power change’가 적절할 것이다. 새 정부의 성공 요체는 뜻밖에도 쉬운 곳에 있다. 첫째,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일이다. 둘째, 문재인 정부의 왜곡된 정책을 제자리로 돌려야 한다. 셋째, 강을 건넜으니 뗏목을 버려야 한다. 금강경에 나오는 이 말은 먼 길 가는데 짐을 덜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공신록(功臣錄)이 혁명이나 반정의 취지를 훼손하는 또 다른 반정(反正)이었다. 넷째, 필요하면 피아를 불문하고 최고의 인재를 발탁해서 써야 한다. 조조의 용인술 일궤십기(一饋十起, 인재를 골라 씀에 정성이 대단함을 뜻함)를 배워야 한다. 다섯째, 만능 키처럼 쏟아 놓은 ‘산타클로스 공약’을 엄격히 선별해서 추진해야 한다. 환심성 공약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나라 재정은 거덜 날 수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요체는 부국강병과 국태민안이다. 새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백성이 제일 귀하고 다음이 나라고 군주는 제일 사소하다.’ 맹자의 말이다. 김우룡 / 언론학 박사기고 정권교체 국민 평화적 정권교체 인민민주주의 수정민주주의 power shi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