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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팽이

  ━   팽이     이우걸 (1946∼ )   쳐라, 가혹한 매여 무지개가 보일 때까지   나는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하리라   무수한 고통을 건너   피어나는 접시꽃 하나.   - 한국대표명시선100 ‘어쩌면 이것들은’     ━   의인 열사가 그리운 시대     가혹한 자기 단련의 시다. 팽이를 치고 쳐서 최고의 속도에 이르면 무지개가 보인다, 아무리 나를 쳐도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하겠다는 결기가 드러난다. 이 시조의 대단원은 역시 종장이다. 그 무수한 고통을 건너면 접시꽃 하나 피어난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시조 이미지 전개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의인을 만나기 드문 시대, 지사가 사라진 시대. 우리는 의인 열사가 그립다. 이런 지사는 어떤 가혹한 매가 내려치더라도 끝내 이를 견뎌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할 때 태어나는 것이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품듯, 시련 없는 성취는 없다. 한국은 의인 열사의 전통이 맥맥히 이어져온 나라다. 그런 의인들이 민족의 명을 이어 오늘의 우리가 있게 했다. 이 시대인들 왜 그런 이가 없겠는가? 어쩌면 이 순간 그런 지사가 태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승훈 시인은 “이우걸은 자연에서 현실을 읽고, 현실에서 고통을 읽고, 마침내 고통에서 그의 이상, 이상으로서의 자연을 읽는다”고 평했다. 1983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1995년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다. 1983년과 2012년 윤금초·박시교·유재영과 함께 사화집 『네 사람의 노래』를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냈다. 유자효·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팽이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의인 열사 시조 이미지

2023-06-08

강도와 맞선 의인은 해태 USA 직원들

지난 2일 부에나파크의 주유소에서 칼 든 강도를 만난 한인 여성을 도와 차 열쇠를 되찾아주고 강도를 추격하며 경찰에 신고, 체포까지 도운 ‘의인’들은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본지 2월 4일자 A-10면〉   주인공들은 세리토스의 해태 USA에 근무하는 한재호 지점장, 박세준 과장, 최태영 사원이다. 지난 7일 본지 요청으로 강도 사건이 벌어진 비치 불러바드와 멜번 애비뉴 인근 주유소 앞에 모인 세 의인은 사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주유소 근처 비치 당구장에 있던 한 지점장은 오후 7시30분쯤 밖으로 나왔다가 주유소에서 한인 여성이 40대로 보이는 라티노 남성과 언쟁하며 차를 사이에 두고 그를 이리저리 피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한 지점장은 당구장 안에 있던 박, 최씨를 불러내 함께 남녀에게 다가갔다. 한씨가 “이 여자는 내 친구인데 무슨 일이냐”고 묻자 용의자는 “네 친구냐”라며 다짜고짜 차 열쇠를 내밀었다. 그리고 “너희가 다 망쳐 놓았다”란 말을 남기고 도보로 비치 불러바드를 가로질러 H마트 몰 방면으로 향했다.   피해 여성은 한 지점장 일행에게 강도가 칼을 꺼내 위협해 차 열쇠를 내줬던 거라고 설명했다. 한지점장은 “범인이 칼을 가진 것을 그 때 알았다. 여성 분이 많이 놀란 것 같아 차 안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으라고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한 지점장은 “칼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범인이 한인 업소가 많은 곳으로 가고 있어 또 다른 한인이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쟤 잡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H마트 몰로 향하는 범인을 추격했다. 최씨는 “100피트쯤 간격을 두고 따라가는데, 범인이 날 보더니 과도 길이쯤 되는 칼을 꺼내 들고 날 향해 달려왔다. 얼른 도망치니 범인도 다시 도망가더라. 한 번 더 내게 달려오며 위협했는데 결국 몰 뒤편에서 그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순찰차들이 주유소에 도착했다. 신고 후 불과 5분 가량 지난 뒤였다.   한 지점장과 박씨는 경찰에 자초지종과 범인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순찰차 3대는 남고 나머지 5대는 범인 색출에 나섰다. 잠시 후, 무전기를 통해 “용의자를 잡았다”는 경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들은 순찰차를 타고 이동, 경관이 체포한 남성의 얼굴을 확인했다. 박씨는 “경관이 ‘위험할 수 있으니 밖에서 볼 수 없는 차 안에서 얼굴을 확인해 달라’고 했다. 범인이 맞다고 확인했다. 일행과 함께 사건 관련 진술을 끝내고 리포트에 서명한 뒤에 귀가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엔 칼을 가진 강도를 추격하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위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긴 했다”고 밝혔다.   한 지점장은 “가족이 걱정할까 봐 아직도 집엔 아무 말 안 했다. 내 지인이나 가족이 피해를 입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면 어떨지 생각해봤다. 돕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평범하지 않은 세 직장인에게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자 곧바로 “똑같이 할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임상환 기자의인 해태 해태 직원들 의인 3인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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