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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유연함의 단호함

며칠 전에 손녀딸(4살 반)을 봐주고 있었다. 아직 어리지만 손재주가 제법인 그 애와 팔찌와 목걸이를 만들고 있었는데 10대들 것이어서 재료의 양과 종류가 엄청나게 많았다. 디자인 샘플을 스마트폰으로 보아가며 차근차근 순서대로 엮어가던 중에 한 조각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완벽주의자인 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고 있으니 “할머니 이걸로 대체하자. 그리고 I need a break, I'll be back”하며 자리를 뜬다. 4살 반짜리 여자아이의 현명한 결정과 행동에 고지식하고 유연성이 없는 이 할머니가 한 방 얻어맞았다.   일 년 전에 우리 온 가족 8명이 모였을 때가 떠올랐다. 쇼핑몰 근처에 있는 아이스크림 백화점(?)에 잠깐 들렀는데, 생전 처음 보는 아이스크림 종류와 토핑이 정말 1000가지도 넘는 듯했다. 어린이들을 유혹하기 좋게 사인과 벽화가 휘황찬란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긴 줄에 서서 한참 동안 기다린 후 손녀 차례가 되었다. 판매원이 “What would you like?”하고 묻자 손녀가 “I want a brownie”한다.   “Excuse me?”하고 판매원이 다시 물으니 “I want a brownie” 단호하게 말한다.     큰 아이스크림 그릇에 조그마한 피스의 brownie는 정말이지 빈약하고 우스꽝스러웠다. 그때 나도 배보다 눈이 고파 큰 용기에 여러 가지로 화려하게 장식된 아이스크림을 받아들고 그 크기에 압도당해 “할머니 것 좀 줄까?” 하니 “Nope” 하면서 단칼에 거절한다. 우리 가족은 물론 그 광경을 목격한 주위 사람들까지도 웃음을 참느라 진땀을 뺐다. 참 기특하고도 자신의 의사표시가 분명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한 살 때부터 데이케어에 다닌 그 애의 행동이 자신만의 개성인지 아니면 미국교육의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나이까지 살아온 나보다 유연함과 단호함을 갖춘 그 애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오전 요가 시간에 강사가 끝맺음으로 이런 말을 했다. “오늘 여러분은 몸의 유연성을 위해 여기에 왔지만 이에 못지않게 마음의 유연성도 중요합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듯이 유연한 몸에는 유연한 마음이 깃듭니다.”   당연하고도 지당한 말이다. 바위는 세월과 풍파에 견디며 둥글어진다. 다시 말해 모난 부분이 곱게 다듬어진다. 우리 인간도 세월이 가면 둥글어지고 곱게 다듬어지는 걸까.     젊었을 때 많은 좌절과 번민으로 고통스러울 때 빨리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당연히 지혜로워진다고 믿었다. 살아보니 지혜롭다는 말은 다양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지혜로운 어른이 되기 위한 요소 중에 유연성은 단연 으뜸이다. 교과서에 쓰여있는 대로 혹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밀고 나가면 현실과 많이 부딪히게 된다. 좌절과 실망이 심하면 절망하기도 한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현실감이 없는 불가능한 일에 매달려 발버둥치는 일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다.   그렇다고 포기 후에 자책하고 자학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에는 항상 차선이 있는 법이다. 유연성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나친 자기 합리화로 빠질 경우도 있다.     이솝 우화엔 이런 내용이 있다. 높이 있는 포도를 따 먹을 수 없을 때 '저 포도는 분명 신맛이 날 거야'라고 포기하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도 않고 그것을 정당화시키는 자기 합리화도 바람직하지 않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이룰 수 없고 얻을 수 없고, 갈 수 없다면 목표를 바꾸거나 다른 길을 찾아 실현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람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고 우리 모두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 누구나 좌절하고 견뎌야 하는 시간도 있게 마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한번 선택한 삶을 끝까지 우기는 것이 아니라 도중에 잘못도 인정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꿈에 도달하기 위한 수많은 길이 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유연 단호 아이스크림 백화점 아이스크림 그릇 아이스크림 종류

2024-12-23

"가격 협상에 유연하게 대처하라"

봄부터 여름은 연중 가장 많은 주택 매매가 이뤄지는 시기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Zillow)에 따르면 1년중 5월 첫 2주간이 가장 빨리 집이 팔리며 셀러가 가장 좋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는 시기라 한다. 5월 다음으로 주택 리스팅하기 좋은 달은 6월과 7월.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이사하려는 이들 역시 9월이 오기 전 집을 사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집을 내놓을 계획을 가지고 있는 셀러들은 작년과 다르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지역 상황은 물론 모기지 이자율, 바이어 상황까지 팬데믹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 가까운 시일 내 집 판매를 계획하는 셀러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봤다.     ▶시장 상황     올초부터 움츠러들었던 부동산 시장이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여름철을 맞아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2분기 질로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가장 주택 매매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이자율이지만 가까운 시일내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이달 초 발표된 긍정적인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도 부동산 경기 회복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이어 상황   자녀의 학교 전학이나 이직 등을 이유로 최근 이사를 계획하는 바이어들은 새학년이 시작되기 전 이사를 끝낼 계획을 하고 주택 매매에 나선다. 따라서 7,8월에 집을 구입한 이들은 빨리 클로징을 끝내고 이사를 하고 싶어해 주택 결함에 관대해지고 클로징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등 셀러 입장에선 보다 빠르고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집값       봄과 여름은 주택 판매가 가장 활발한 시기지만 그렇다고 매년 이맘때 집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질로(Zillow) 스카이라 올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라고는 하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집값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그런가하면 얼마 전까지 집을 내놓기 무섭게 복수 오퍼까지 붙던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의 최근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여전히 전국적으로는 셀러 마켓이긴 하지만 팬데믹 기간처럼 작년과 같은 극단적인 셀러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역 상황     현재 전국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따라서 셀러는 전국 부동산 동향을 파악하는 것보다는 매매할 지역 시장 동향에 집중해야 한다. 또 전국 시장이 여전히 셀러 마켓이라 판단해 이에 맞춰 판매 전략을 짜기보다는 지역 시장에 맞게 보다 더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바이어 중심 지역에서 리스팅했다면 부동산 중개인은 셀러에게 더 많은 오픈 하우스를 요청하거나 가격 인하를 제안할 수 있는데 이때 셀러 마켓 정보를 토대로 고자세로 매매에 임했다가는 매물이 리스팅에 지역 평균보다 더 오래 눌러있게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백기환 명예부사장은 "LA카운티를 중심으로 남가주 부동산 현황은 높은 모기지로 인해 수요와 공급 모두 줄어든 상태"라며 "따라서 극단적 셀러 마켓이었던 작년 상황만을 생각하고 원하는 가격을 고집하기보다는 유연하게 가격 협상에 임해야 빨리 집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명예부사장은 "이를 위해서는 노련한 부동산 중개인을 고용해야 이 복잡다단한 시장에서 유리한 딜을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리스팅 기간     셀러들은 리스팅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불안해 한다. 리스팅 기간이 길어지면 잠재 바이어들에게도 나쁜 인상을 주게 되고 그러다 행여 집값이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절한 바이어를 찾는데 몇 주 또는 몇 달 정도 시간이 더 늘어난다고 해서 너무 초조해 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적절한 가격에 거래를 할 수 있는 바이어를 찾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지난 6월 리스팅 평균 기간은 전년대비 11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하 고려   작년 여름엔 집을 내놓은 첫날에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값에 집에 팔려나가는 것이 비일비재 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선 호경기는 끝났다. 대신 바이어들의 가격 인하 제안이 빈번해지고 있는 추세다. 올센 이코노미스트는 "요즘같은 부동산 시장에서 무턱대고 리스팅가를 높게 잡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업그레이드 필요   지난해 여름만 해도 ‘as is(있는 그대로)’로 집을 내놔도 복수 오퍼가 있었지만 올 여름은 그때와 달리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 수 있게 집을 개조해 시장에 내놓는게 현명하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 이때 직접 집을 수리하는 것보다는 전문 업체를 고용해 보다 전문적으로 리모델링 작업을 해야 동일 지역 같은 가격대 매물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주현 객원기자협상 유연 주택 매매가 부동산 시장 지역 시장

2023-07-26

"요즘 직원들, 유연 근무·일의 의미 중시"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코참)는 팬데믹이 낳은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시대에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주제로 13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인력난 부족 현상에 관심이 큰 탓에 이날 세미나엔 회원사 및 동포 업체 관계자 90여명이 참석해 열띤 관심을 보였다.   세미나 연사로 나선 글로벌 채용 서비스사 HRCap (에이치알캡)의 Stella H. Kim (스텔라김) Managing Director (이사)는 “작년 7월에 400만명이 일을 그만뒀고, 노동시장이 크게 경색돼 일자리 한 개당 이를 찾으려는 사람의 숫자는 0.7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기업들은 치열한 고용 경쟁 상황에서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이내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겠다는 성인은 55%나 됐다. 특히 Z세대의 77%, 밀레니얼 세대의 63%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겠다고 답변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배경으로는 유연한 근무시간·고임금·일자리 안정성·유급휴가·기업문화 등이 꼽혔다.   현재 직장을 그만두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고, 새로운 경력을 쌓기 위해 학습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이 59%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일과 삶의 균형과 하이브리드 근무 선호(50%), 높은 보상(31%) 등의 답변도 주를 이뤘다.     김 매니징 디렉터는 “직원들이 떠나지 않고 계속 근무하게 하려면 근무자의 세대별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며 “밀레니얼 세대는 일을 삶의 목적과 연결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직원 간 의사소통이 평등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직장생활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업무환경을 디지털화해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 재택근무 시 업무소통 방식을 매뉴얼로 정하는 점 등도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김 매니징 디렉터는 “기업 내 학습 조직을 조성해 구성원들이 서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채용 시에는 포지션에 필요한 요구조건을 제대로 갖췄는지 등 맞춤형 인재 자격조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직원 유연 하이브리드 근무 사무실 근무 요즘 직원들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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