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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의 타락

위인전의 타락   김건흡 MDC시니어센터 회원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 노인이 뜰에 묘목을 심었다. 그때 지나가던 젊은이가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노인장께선 언제쯤 그 나무에 열매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60년쯤 지나야 열리겠지.” “그런데 노인장께선 그때까지 살 수 있겠어요?”그 젊은이의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챈 노인이 대답했다. “물론 그때까지 난 살 수 없겠지. 하지만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집 정원에는 과일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네. 그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에 내 할아버지께서 우리를 위해 나무를 심어주셨기 때문일세. 나도 할아버지처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   한 세상 살고 떠나면서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남길 수 있는 선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책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자료를 정리하여 〈너의 시를 쓰라〉는 제목으로 전자출판하여 손주들에게 한 부씩 나눠 주었다. 세상을 살아가며 우뚝 선 사람들이 이야기, 즉  위인전기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평생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세상을 살아가며 우뚝 선 사람들이 있다. 화려한 성공 뒤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험난한 인생역정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그 길에서 수많은 고초와 시련을 겪었으며,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기 위해 노력했다. 먼 훗날 우리가 인생을 돌아보며 우리 스스로에게 삶이 화려하지 않았어도 존재감이 있었다고 말한다면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세상에는 부와 명성을 가졌어도 사람의 마음을 사지 못한 사람이 많다. 그들은 결코 인생이란 길에 좋은 이름을 새기지 못했다. 명심하자. 오늘은 비록 내가 제대로 안 보이는 미미한 존재일지라도 나는 내 길을 갈 것이며, 내 길에 이름을 새길 것이라고.”   요즘  아이들은  위인전을 잘 읽지 않는다. 사실 누군가의 꿈과 성공을 기록한 위인전이 재미없기는 어른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꿈과 성공을 기록한 위인전이 재미없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일까? 위인전은 대부분 그들이 달성한 위대한 업적을 자랑하는 데만 열중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에 있다. 그럼에도 ‘불굴의 의지와 끊임없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가 고작인 위인전이 너무도 많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오히려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까. “아, 나는 아무리 해도 이런 사람처럼 되기는 어렵겠구나!”사실 이건 나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다. 일례로 에디슨 전기를 보면 첫 페이지에서 어린 에디슨이 알을 품고 두 번째 페이지에서 객차에 불을 낸 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신기한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노인 에디슨이 갑자기 등장한다. 참으로 허탈하면서도 불편한 느낌이다. 이런 결과적 위대함으로부터는 아무런 정보나 실마리를 얻을 수 없다. 스티브 잡스도, 세종대왕도 예외가 없다.  그 런데 어른이 될수록 우리 자신이 스스로의 위인전에 갇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내가 말이지....” 또는 “내가 왕년에....”하면서 셀프 위인전을 들려줄 때마다 자녀나 후배들은 속으로 이런 단어를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 ‘꼰대’.   많은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세상의 수많은 일들이 성공은 설명되고, 실패는 기술된다.”는 의견을 보인다. 성공사례들은 그 성공이 어떻게 가능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로 각색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성공 스토리’라는 말이 들어간 제목의 프로그램과 책을 수없이 봐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위인전이다. 반면에 ‘실패 스토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실패 사례는 대부분 그때 어떤 상황이 있었고, 어떤 환경 혹은 불가항력적 요인이 그런 실패를 만들어냈는가와 같은 정황변수를 나열하는 것으로 대부분 마무리된다. 성공이 있는 그대로 기술되고 실패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는 경우들은 별로 없다.  성공이나 좋은 결과를 가뒀을 때 사람들은 그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두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실패를 하면 그 이유를 외부 요인에 두기 십상이다. 쉽게 말하자면 ‘잘 되면 내 덕분’, ‘잘못하면 남 탓’이다. 물론 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로 인해 그 다음의 말과 행동이 설명과 기술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문제다, 이것이 바로 꼰대와 위인전의 공통점이다. 이런 책을 만나면 사실 배울 것이 별로 없다. 첫째로 자기 이.야기만 하니 성공에 어떤 시대적 변수와 상황 요인이 작용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더욱 중요한 건 둘째다. 실패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원인을 말하지 않으니 어떻게 자기단련을 해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 교훈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잘’ 그리고 ‘좋은 방향으로’ 위인전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태어나서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사생아였으며, 다른 가족에게 입양되었다. 그는 대학교도 중퇴를 하고 자신의 친구들과 창업을 하였다. 그의 사업방식은 대단히 독선적이었다. 타인과의 소통이나 교류에 관심이 없었으며 자신의 독특한 주장을 철저하게 고집했다. 대인관계도 좋지 않았으며, 결국은 첫 번째 창업한 회사에서는 동료에 의해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는 전형적으로 타인을 믿거나 신뢰하지 않았으며, 자신에게 맞추는 사람들과만 일을 했다. 이 정도의 사람이라면, 과연 좋은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이와 같은 방식으로 현재를 살아간다면 어떤 평가를 받겠는가. 과연 이와 같은 방식을 보이는 사람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 아마도 다들 인지하고 있겠지만, 이 이야기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다. 그가 세상의 변화를 주도했으며, IT업계의 미친 비견할 수 없는 업적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업무파트너나 리더로서는 다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아마도 현재라면 그는 어떠했을까. 그는 1955년생이었으며 현재 생존하고 있었다면 67세 정도의 나이였을 것이다. 그가 한참 활동할 시기에는 구성원에 대한 존중이나 감정적 배려는 가당치도 않던 시기였다. 그러나 사람관리자로서의 리더라는 정의에 기초해 보면 훌륭한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보였다면  아마도....   이렇듯 위인전이라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성공-중심적인 편향된 정보일 뿐인 것이며, 그에게만 맞는 얘기이지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얘기들이 많다. 만약 당신의 리더나 주변 사람이 스티브 잡스처럼 행동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위인의 자질이 있는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도 안 하겠는가. 그래서 위인전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편향된 우상화라고 하는 것이다. 위인 중의 위인은 당연히 에디슨이다. 아마도 에디슨과 관련된 위인전만 해도 수도 없이 많을 것이며, 에디슨의 발명품들로 인한 혜택만큼이나 에디슨의 위인전기로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게다가 에디슨의 위인전은 그 어머니의 훌륭한 교육방식으로도 더욱 그 가치를 더한다. 이런 에디슨의 엄청난 히스토리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꼭 학교 교육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건강한 문제의식을 자극하기도 하며, 누구나 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이나 노력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녀를 보면서도 희망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릴 적 플루타코스 영웅전에서 만난 알렉산더 대왕은 흠잡을 데 없는 영웅이었다. 성인이 되어 읽은 알렉산더는 사뭇 달랐다. 동방원정길에서 자주 취했고, 직언하는 장군을 술김에 살해했다. 부왕을 시해한 패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렇듯 위인전은 특성상 인물의 장점만 강조하기 십상이다. 그러다가 자주 왜곡의 함정에 빠진다. 부풀려졌던 위인전이 퇴출당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는 북극 탐험 기록이 훗날 허위로 밝혀지고 이누이트족 여아를 임신시킨 사실이 드러나 위인전 시장에서 사라졌다. 고환암을 이긴 랜스 암스트롱은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들통난 뒤 자서전을 읽은 독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김원웅 전 광복회장 재임시절 광복회가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위인전〉을 만들었다. 위인전 목록에 김 전 회장 모친 전월선 여사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분량이 430쪽으로 김구(290쪽)보다 두껍고, 김 전회장이 태어나는 장면도 포함돼 있어 “대놓고 집안 미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 만화 시리즈에는 김원봉도 포함돼 있다.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고 6.25 때 인민군으로 대한민국을 없애려 했던 인물이다. 정작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대통령이니 이승만을 제외했다. 애국가를 만든 인익태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해낸 백선엽 장군도 없다.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인물이 빠진 자리를 우리 청소년이 본받아서는 안 될 인물이 차지했다. 위인전의 타락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어떤 위인전을 읽는지 감시라도 해야 할 판이다.     김지민 기자위인전 타락 고작인 위인전 셀프 위인전 노인 에디슨

2022-08-31

[수필] 포용의 리더십

우리가 자랄 때는 장래 희망을 많이 물어 보았다. 많은 남자 아이들은 대통령이 꿈이었다. 요즘 아이들의 꿈은 연예인이 되는 것이라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사람들에게 노래로 연극으로 인생의 참 맛을 보여준다. 꿈이란 본인의 삶도 즐거워야 하지만 누구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주는 일일 것이다. 2년이 넘게 코로나로 여행도 못가고 집콕을 하고 있으니 우리에겐 TV 보는 일이 낙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참극이 일어나 귀한 생명들이 죽어가는데도 뛰어가 말릴 수도 없고 마음이 답답하다. 그럴 때 사연을 담은 가요를 듣거나 고향 소식을 들려주는 프로를 보면 평온을 되찾고 복잡한 일들을 잊게 된다.     며칠 전 어느 프로에 원로 남자 배우 두 분이 나와 “짜샤 짜샤”하며  구수하게 이야기하는데 얼마나 웃었는지! 선후배간에 서로 배려하며 산 모습이 그들의 표정과 말에 배어 있어 흐뭇하고 보기 좋았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더 큰 문제들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앞으로 점점 더 어려운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러시아만 봐도 그렇다. 공산주의를 완전히 배격한 것처럼 모든 나라와 외교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저런 시뻘건 발톱을 내 놓고 만행을 저지를지 아무도 몰랐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머리에 북한이 있다. 그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우리의 갈라진 형제다.     나만이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어린 자식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울 것이 있다고 말하지 않은가. 상대의 말을 경청을 해야한다.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시험해서도 안 된다. 겁이 없고 과감한 것은 일반적으로 큰 덕이다. 하지만 남을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최악의 단점이라고도 누군가 한 말이다.     선의의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유세란 각자 그들의 생각을 말해주어야 한다.  판단은 유권자가 하는 것이다.       미국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으로 분열의 위기에 놓여 있던 미국을 통합시킨 사람이다. 지금까지 달력 2월 12일은 링컨 버스데이라 표기되어 있고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여러 주들이 연방공휴일로 지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캔터키주 농촌 출신으로 교육을 받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그도 역시 불과 18개월 정규교육을 받고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었고 많은 독서로 지식을 습득했다.     미 북부의 많은 전사자가 묻힌 게티즈버그에서의 연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는 이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명연설은 단합을 이끌어내고 전세를 승리로 이끌었다. 51세에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에 가난과 좌절 실패를 거듭했지만 막상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자신의 정적이었던 인물들을 장관에 기용하여 포용력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연방의 분열 위기를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해서 지금의 초 강대국 미국의 토대를 마련했다.     미국의 동네 도서관에 가면 초등학생이 읽을 위인전이 쭈욱 진열되어 있다. 거기에는 유명한 대통령 위인전도 함께 있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루즈벨트, 트루먼, 케네디, 버락 오바마 등.     아이들은 그 책을 읽으며 대통령의 꿈을 꿀 것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도 대한민국 대통령 위인전을 읽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는 훌륭한 대통령이 나오기를 두 손 모아본다. 헐뜯고 파헤치고 보복하는 정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무의미한 전쟁과 다를 바가 없다.   이영희 / 수필가수필 리더십 포용 대통령 위인전 대한민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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