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론

고래로부터 우주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이 있었다. 그러다 현대적인 우주론은 에드윈 허블이 외부 은하를 발견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우리는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가 곧 우주 전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허블이 윌슨산 천문대에서 관찰하던 성운 속의 별까지의 거리가 우리가 속한 은하의 범위보다 훨씬 먼 것에 착안하여 그것은 우리 은하 속의 성운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바깥의 또 다른 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부 은하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엄청난 사건이었다.     허블은 한술 더 떠서 그런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관찰 결과도 발표했다. 그 얼마 전에 벨기에의 조르주 르메트르는 태초에 한 점에서 폭발로 시작한 우주, 소위 빅뱅 이론을 소개했는데 큰 폭발로 인해 생긴 우주 속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이론이다. 빅뱅 이론이 현대 천문학의 대세이기는 하지만 우주 규모의 사건을 재현해 볼 수도 없고 그 옛날의 일을 관찰할 수도 없어서 결국 이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현재 대세를 이루는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태초에 부피는 없지만, 밀도가 무한대였던 어떤 점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서 지금까지 전역으로 퍼지는 중이다. 거기에는 중심도 없고 서로 더 먼 곳에 있는 은하끼리는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가속팽창을 한다고 한다. 우리 은하에서 지구가 속한 태양계 내부는 오히려 중력이 더 강하게 작용하지만, 그런 별의 집단인 은하로 눈을 돌리면 은하끼리는 서로 멀어진다는 말이다.     사실 우리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는 국부은하군이라는 더 작은 은하 집단에 속하는데 은하수와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 멀어지기는커녕 서로의 중력에 끌려서 앞으로 40억 년 후에는 하나의 은하로 합쳐질 예정이다. 그러니 은하끼리 서로 멀어진다는 것은 우주 규모의 이야기다.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 속의 변광성을 이용해서 은하수부터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가 약 90만 광년이란 계산을 했다. 그런데 은하수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이었다. 그동안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수 은하 안에 있는 성운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허블은 외부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관찰하여 증명했다. 허블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은하가 붉은색인 것은 적색편이 현상 때문이므로 은하끼리는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허블 법칙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처음부터 정적이고 영원한 우주를 상상했지만, 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수축해야 옳았다. 자신의 중력장방정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아인슈타인은 우주 상수라는 항목을 넣어 억지로 수축을 멈추게 했는데 몇 년 후에 허블이 팽창 우주를 증명하는 바람에 자신의 방정식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0세기가 끝나갈 때쯤 우주는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관측을 통해서 확인되자 중력을 거스르는 어떤 척력이 존재할 것을 생각했다. 그러자 바로 아인슈타인이 포기한 우주 상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인슈타인은 자기의 실수라고 했지만, 어쩌면 그 힘이 바로 중력을 이기는 척력인 암흑에너지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우주론은 이제 우주의 70%를 이루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려는 전야에 와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론 우리 은하수 집단인 은하로 은하수 은하

2024-03-08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뮬레이션 우주

우주론 이야기는 아직 공상과학 수준에 머문다. 대체로 우리의 물리학 수준이 그런 것들을 명쾌히 증명할 수 없는 처지여서 그렇다. 여기 소개하는 시뮬레이션 우주도 여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다.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를 만들고, 스페이스X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최초로 민간 우주 탐사를 시작한 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이론이다.     코스모스 시리즈 속편의 진행을 맡은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칼 세이건의 후계자인데 그는 우리가 사는 우주가 시뮬레이션일 확률이 50%라고 보았고, 천체물리학에 해박한 일론 머스크는 시뮬레이션 우주가 아닐 확률이 10억 분의 1이라고 단언하였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 이 우주의 운행을 모의 실험해 보는 과정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가 우연히 스스로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할 확률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수 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가까워지다가 충돌할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관련 정보를 입력하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앞으로 40억 년 후에 타원 모양의 은하로 합쳐질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몇 년 전에 하버드 대학에서 빅뱅 우주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석 달 정도 걸려 시뮬레이션해 보았더니, 지금 우리 우주의 모습과 무척 닮은 결과를 얻었다. 그렇다면 우주는 시뮬레이션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꿈속의 꿈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거울 두 장을 서로 마주 보게 놓으면 그 속에서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도 그런 시뮬레이션 속의 시뮬레이션 우주 중 하나일 지도 모른다.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하여 순식간에 갑자기 부풀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빅뱅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관측 가능한 우주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다. 게다가 블랙홀은 우리 물리학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과연 블랙홀의 특이점처럼 부피는 없는데 질량이 무한대일 수 있을까? 무한한 우주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 것도 이상하고, 우리가 진공이라고 부르는 곳에 무엇인가 있어서 팽창하는 우주를 안정시키고, 원자핵 속 양성자끼리의 전기적 반발을 억제하는 힘이 딱 그만큼인 것도 수상하다. 그런 것들이 아주, 아주 조금만 크거나 적어도 우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프로그램에 입력된 정보가 아니었을까?   양자역학에 그나마 잘 어울리는 것이 시뮬레이션 우주론이다. 양자역학이란 미시세계에서 에너지의 불연속성을 다루는 학문이다. 바늘이 있는 시계는 시간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시계는 55초나 56초라고 표시할 뿐, 그 사이의 값은 없다. 양자역학으로 본 세상은 에너지가 띄엄띄엄 떨어진 디지털, 즉 정보뿐이다. 그것을 다루는 도구가 바로 행렬역학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것이 맞다. 지금 설명이 이해가 간다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이 이론이 맞는다면 삼라만상을 위시한 우리의 존재는 모두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 현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그램 속의 일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가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홀로그램일지도 모르는 세상에 사는 것이 우리의 참모습인지도 모른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뮬레이션 우주 시뮬레이션 우주 컴퓨터 시뮬레이션 우주론 이야기

2023-06-0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팽창하는 우주

아인슈타인은 이미 120년 전에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상대적이란 생각을 인류 최초로 했던 사람이다. 게다가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이란 개념도 질량을 가진 천체가 공간을 누르므로 생긴 공간 왜곡 현상이라고 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간단한 E=mc²라는 질량-에너지 공식을 만들었으며, 광양자 설로 양자역학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런 천재의 눈에도 이 우주는 항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였던가 보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뉴턴에 이르기까지 이 우주는 무한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아인슈타인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그런 정적인 우주에 반하는 이론, 즉 동적 우주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벨기에의 가톨릭 신부 조르주 르메트르가 태초에 우주가 한 점에서 폭발하여 시작했을 것이라는 빅뱅 이론을 주창하자, 러시아 출신 미국의 과학자였던 조지 가모프가 이 팽창 우주론을 지지했다.     그런데 정상 우주론자였던 영국의 프레드 호일은 우주 공간이 지속해서 팽창하고 있다는 동적인 우주론 입장이긴 했지만, 어느 날 그가 라디오 대담 프로에서,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은 이 우주가 태초에 '꽝(Big Bang)'하고 터지면서 시작했다네요"라고 비꼬았다. 그렇게 비아냥거렸던 빅뱅 이론이 지금은 거의 정설로 굳고 있다.   만약 이 우주가 팽창하지 않는다면 은하와 은하 사이의 중력에 의해서 서로 가까워져야 하고, 결국 스스로 찌부러진다는 생각을 한 아인슈타인은 그런 중력에 반하는 어떤 힘을 가정하고 그것을 우주 상수라고 이름 지어서 자신의 상대성이론을 합리화시켰다. 몇 년 후 허블에 의해서 은하와 은하 사이가 점점 멀어진다는 것이 증명되자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억지를 부려서 만든 우주 상수를 폐기했다.   허블의 업적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나중에 팽창 속도를 구해서 역으로 계산해 보았더니 138억 년 전에 모든 것이 한 지점에서 퍼져나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실수를 바로 인정했다. 최근에 이르러 우주는 점점 빠르게 팽창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런데 문제는 가속 팽창하는 우주가 어느 순간 중력을 이기게 되면 그때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다가 결국 찢기는 상태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우주는 중력에 대항하는 그 어떤 힘이 있는지 그동안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빛을 포함한 전자기력에 의해서 반응하는 물질이라는 것은 이 우주에 고작 4%밖에 없다. 그 나머지는 우리가 알 수 없고, 그것을 우리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인슈타인이 죽기 전에 예견했던 중력파도 최근에 발견되었다. 어쩌면 아인슈타인의 실수였던 우주 상수도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과 어떻게든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이 글을 쓰고 읽는 순간에도 우리 우주는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데 우리로부터 138억 광년 떨어진 먼 우주는 빛의 속도로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팽창 우주 우주 상수도 팽창 우주론 동적 우주론

2022-12-23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빅뱅 이론

지금까지 우리가 밝혀낸 우주의 기원은 빅뱅 이론이 대세다. 1927년 로마 가톨릭 신부였던 조르주 르메트르는 아주 작은 점에서 시작한 우주를 상상했다. 그는 과거 어느 시점에는 우주의 모든 것이 한 점에 모인, 시간도 공간도 없던 상태를 생각했다. 나중에 교황청 과학원장을 지내면서 과학과 종교를 엄격히 구별했던 시대를 앞선 선구자였다.     두 번에 걸친 상대성이론으로 이미 세계적 권위를 가진 아인슈타인을 만난 젊은 신부는 자신의 우주론을 설명했다. 그러나 우주는 항상 일정하다고 믿었던 아인슈타인은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 후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물리학자가 그 이론을 발전시켜 태초에 우주는 큰 폭발로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자가 내놓은 이 황당하고 급진적인 이론은 정적 우주론을 기반으로 한 천체물리학의 대세에 밀려 자연스럽게 사장되었다. 당시 유명한 물리학자가 라디오 대담 프로에 출연하여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이 우주가 '꽝(Big Bang)' 하고 폭발하여 시작했다는 말 같지도 않는 소리를 한다며 비꼬았다. 조롱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말이 지금 천체물리학에서 대세로 여기는 빅뱅이다.   1930년경 우리 눈에 별처럼 보이는 것 중, 사실은 그것이 하나의 별이 아니라 별의 집단인 은하라는 사실, 즉 외부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때까지 우리가 속한 은하가 우주 전체인 줄 알았는데, 그런 은하가 또 다시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천체물리학에 큰 획을 긋는 발견이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런 은하와 은하 사이가 엄청난 속도로 서로 멀어지는 것을 알자, 그 속도로 시간을 거꾸로 계산한 결과 우리 우주는 137억 년 전에 한 지점에서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빅뱅 이론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것이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며 그러므로 처음에는 한 지점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1960년대 초 전화회사 연구원들이 인공위성에서 수신한 전파에 섞인 잡음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을 괴롭힌 정체불명의 전파는 우주 전역에서 발생했으며 그 세기도 균일했다. 그것이 빅뱅 직후에 발생한 전자파의 잔해라는 사실로 노벨상을 받았고, '우주배경복사'라고 불리는 이 유명한 발견으로 빅뱅 이론이 대세로 굳었다.   137억 년 전에 대폭발이 있었다. 여기저기 떠다니던 양성자는 중성자와 전자와 결합하여 수소 원자가 되었고 엄청나게 뜨거운 온도로 인해 핵융합이 시작되어 헬륨이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쯤 우주 공간 온도가 내려가면서 핵융합은 멈추고 그 대신 수소가스가 중력의 힘으로 응축되어 우주 공간 이곳 저곳에서 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별의 수명이 다하면 덩치가 큰 별들은 폭발하여 여러 원소를 우주 공간으로 퍼뜨리고, 또 그런 별들의 파편이 모여 다시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그 주위에 행성이 생기고 별의 수명이 다하면 폭발을 반복하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이 이야기가 바로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우리는 무한히 생멸하는 별의 잔해에서 왔으며, 더 과학적인 표현을 빌려 비약하자면 우리는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핵폐기물의 재활용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온갖 별로 가득 찬 은하의 한 귀퉁이에서 우리 인류는 시작되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빅뱅 이론 은하가 우주 우주 공간 정적 우주론

2022-04-15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