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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뮬레이션 우주

박종진

박종진

우주론 이야기는 아직 공상과학 수준에 머문다. 대체로 우리의 물리학 수준이 그런 것들을 명쾌히 증명할 수 없는 처지여서 그렇다. 여기 소개하는 시뮬레이션 우주도 여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다.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를 만들고, 스페이스X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최초로 민간 우주 탐사를 시작한 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이론이다.  
 
코스모스 시리즈 속편의 진행을 맡은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칼 세이건의 후계자인데 그는 우리가 사는 우주가 시뮬레이션일 확률이 50%라고 보았고, 천체물리학에 해박한 일론 머스크는 시뮬레이션 우주가 아닐 확률이 10억 분의 1이라고 단언하였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 이 우주의 운행을 모의 실험해 보는 과정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가 우연히 스스로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할 확률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수 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가까워지다가 충돌할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관련 정보를 입력하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앞으로 40억 년 후에 타원 모양의 은하로 합쳐질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몇 년 전에 하버드 대학에서 빅뱅 우주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석 달 정도 걸려 시뮬레이션해 보았더니, 지금 우리 우주의 모습과 무척 닮은 결과를 얻었다. 그렇다면 우주는 시뮬레이션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꿈속의 꿈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거울 두 장을 서로 마주 보게 놓으면 그 속에서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도 그런 시뮬레이션 속의 시뮬레이션 우주 중 하나일 지도 모른다.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하여 순식간에 갑자기 부풀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빅뱅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관측 가능한 우주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다. 게다가 블랙홀은 우리 물리학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과연 블랙홀의 특이점처럼 부피는 없는데 질량이 무한대일 수 있을까? 무한한 우주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 것도 이상하고, 우리가 진공이라고 부르는 곳에 무엇인가 있어서 팽창하는 우주를 안정시키고, 원자핵 속 양성자끼리의 전기적 반발을 억제하는 힘이 딱 그만큼인 것도 수상하다. 그런 것들이 아주, 아주 조금만 크거나 적어도 우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프로그램에 입력된 정보가 아니었을까?
 
양자역학에 그나마 잘 어울리는 것이 시뮬레이션 우주론이다. 양자역학이란 미시세계에서 에너지의 불연속성을 다루는 학문이다. 바늘이 있는 시계는 시간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시계는 55초나 56초라고 표시할 뿐, 그 사이의 값은 없다. 양자역학으로 본 세상은 에너지가 띄엄띄엄 떨어진 디지털, 즉 정보뿐이다. 그것을 다루는 도구가 바로 행렬역학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것이 맞다. 지금 설명이 이해가 간다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이 이론이 맞는다면 삼라만상을 위시한 우리의 존재는 모두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 현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그램 속의 일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가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홀로그램일지도 모르는 세상에 사는 것이 우리의 참모습인지도 모른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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