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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슈림프’

‘shrimp(새우)’를 한글로 옮길 때의 표기법을 묻는 질문에 ‘쉬림프’로 답하는 이가 많다.  ‘쉬림프’로 적는 게 원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표기가 현실음에 더 가까운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영어에서는 자음 소리이고 우리말에선 모음과 결합하게 되므로 원어 발음과는 차이가 나게 된다. 영어 ‘sh’의 표기를 한글로 옮길 때 우리말의 발음 체계 아래 일관성 있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는 ‘슈’로, 모음 앞의 [?]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shrimp’의 경우 [?]가 자음 앞에 왔으므로 ‘슈림프’로 표기하는 것이 바르다. ‘슈바이처’ ‘타슈켄트’ ‘카슈미르’ 등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가 단어의 끝에 올 때는 ‘시’로 적어야 한다. 잉글리쉬(English)는 잉글리시, 대쉬(dash)는 대시, 피쉬(fish)는 피시, 플래쉬(flash)는 플래시가 바른 표기법이다.   모음 앞에선 [?]가 뒤의 모음과 합쳐진 소리로 구현된다. ‘샤’ ‘섀’ ‘셔’ ‘셰’ ‘쇼’ ‘슈’ ‘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샤크(shark), 섀도(shadow), 패션(fashion), 셰익스피어(Shakespeare), 쇼핑(shopping), 슈팅(shooting), 멤버십(membership) 등으로 표기한다.우리말 바루기 슈림프 외래어 표기법 자음 소리 원어 발음

2024-02-20

[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받침의 비밀

‘cake(케이크)’란 영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다. 우리나라엔 구한말 선교사에 의해 소개됐다. 표기법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케잌’이나 ‘케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대로 옮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선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곱 글자 외에 ‘ㅋ, ㅌ, ㅍ, ㅊ’ 등이나 겹받침은 사용하지 못한다. ‘커피숖’을 ‘커피숍’으로, ‘디스켙’을 ‘디스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고유어에선 ‘부엌, 콩팥, 풀숲, 봄꽃’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이유는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발음되어서다. ‘봄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만나면 [봄꼬치] [봄꼬츨]처럼 ‘ㅊ’ 소리가 난다.     외래어는 다르다. ‘커피숍’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하면 [커피쇼비] [커피쇼베서]처럼 발음한다. [커피쇼피] [커피쇼페서]로 소리 내는 사람은 없으므로 ‘커피숖’으로 적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케익’은 왜 쓰지 못할까? 외래어의 경우 이중모음 뒤의 ‘k, t, p’ 발음은 받침으로 적지 않고 ‘크, 트, 프’로 표기하도록 돼 있다. ‘브레이크(brake)’를 ‘브레익’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비밀 외래어 표기법 외래어 받침 이들 받침소리가

2024-02-19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여서 표기와 관련해 질문이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또 불만이 많은 단어이기도 하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알다시피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들 역시 ‘con’이 ‘칸’ 또는 ‘컨’에 가깝지만 모두 ‘콘’으로 적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콘셉트(concept)’라는 표제어를 올려 놓았다. 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3-11-27

[아름다운 우리말] 훈민정음 게임

‘훈민정음 게임’은 ‘신서유기’나 ‘지구오락실’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해진 게임입니다. 저 역시 대학 다닐 때 국문학과 동기들과 비슷한 게임을 한 적이 있어서 추억에 젖기도 한 게임입니다. 외래어를 우리가 얼마나 많이 쓰면서 사는지 깨닫게 되는 게임이고, 외국어 없이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만드는 게임입니다. 도대체 게임의 진도가 안 나갑니다. 계속 외래어를 써서 원점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줍니다.     이 게임은 일단 두 팀 정도로 나누어서 게임 시간 동안 외래어,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룰을 갖고 있습니다. 리더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디의 신호에 따라 게임은 시작됩니다. 잠깐 게임을 소개했습니다만 벌써 여러 개의 외래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래어나 외국어를 쓰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장난이 아닙니다.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만약 순우리말만 쓰라고 하고, 한자어(漢字語)까지 못 쓰게 하면 미칠지도 모릅니다. 사실 순우리말이라는 말에서 순(純)도 한자어입니다.   훈민정음 게임 소개에는 외국어를 쓰지 않는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외래어도 포함해야 합니다. 외래어와 외국어는 다른 말입니다. 외래어는 이미 우리말에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말이고 대체 불가능한 말인 경우도 많습니다. ‘버스’나 ‘커피’가 대표적인 외래어입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훈민정음 게임에는 외래어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겁니다.   외래어 중에 대체 가능한 말도 있지만 아무래도 느낌이 달라져서 어색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컵’과 ‘잔’은 어떤가요? 많은 외국어가 한국어 속으로 들어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어 표현과 한국어 표현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단순하다’와 ‘심플하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공책’과 ‘노트’는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순우리말과 외래어, 외국어 사이에는 이렇게 미묘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래어나 외국어를 모두 배척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우리의 삶은 외래어 투성이입니다. 사람들에게 하루를 묘사해 보라고 하면 외래어가 쏟아져 나옵니다. 아마도 외래어 없는 일상을 써 보라고 하면 난리가 날 겁니다. 작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만큼 외래어는 생활이 되었습니다. 간단히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까지의 일상 묘사의 예를 볼까요?   아침에 스마트폰의 알람소리에 잠을 깹니다. 일어나서 샤워를 합니다. 샴푸와 린스를 합니다. 샤워 후 드라이를 하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로션을 바릅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아침으로는 커피에 토스트, 약간의 셀러드를 먹습니다. 티셔츠, 니트, 스커트, 코트 등을 입고 집을 나섭니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일하러 갑니다.   어떤가요? 이제는 종종 한자어보다도 외래어가 더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홍수입니다. 저는 외래어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같은 의미에서 한자어의 사용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라고 보기 때문에 소통에 도움이 된다면 외래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몇 가지 생각할 점은 있습니다.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하는 게 남을 무시하거나 나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됩니다.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순우리말이 있음에도 외래어를 굳이 쓰는 것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끝으로 한 가지 설명을 더 드리자면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말이 아니라 문자입니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게임명이 잘못된 것입니다. 훈민정음은 한글의 원래 이름입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은 소통을 위해서 태어난 문자입니다. 어리석은 백성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훈민정음에 나타나있는 정신입니다. 쉽고 편안한 의사소통을 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훈민정음 게임 훈민정음 게임 외래어 외국어 외래어 사용

2023-08-06

[우리말 바루기] ‘곰비임비’ 아시나요?

“좋은 일이 곰비임비 생긴다.”   이 말에서 쓰인 ‘곰비임비’는 무슨 뜻일까요?   ㄱ.간혹 ㄴ.(곰처럼)느리게 ㄷ.어쩌다 ㄹ.계속   물건이 거듭 쌓이는 것을 ‘곰비임비’라고 합니다. 어떤 일이 계속해 일어나는 경우에도 ‘곰비임비’라는 말을 씁니다. 즉 ‘곰비임비’는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부사어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정답은 ‘ㄹ.계속’입니다.   ‘곰비임비’는 지금은 자주 쓰이지 않는 낱말이 됐지만 가게 이름이나 카페·사이트·동아리 등의 명칭으로 종종 사용되는 말입니다. “가을이 되니 곡식이 곰비임비 쌓인다” “경사스러운 일이 곰비임비 일어난다” “홧김에 곰비임비 술을 들이켰다” 등처럼 쓰입니다.   옛말은 ‘곰븨님븨’ 또는 ‘곰븨임븨’라고 합니다. 충청도에서는 ‘고비임비’ ‘곰배임배’나 ‘검비검비’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평안북도에서는 ‘곰배님배’라 하기도 한다는군요. 표준어는 ‘곰비임비’입니다.   ‘곰비임비’는 사라져가는 낱말이지만 어딘지 정겹게 들려오는 순우리말입니다. 운율과 리듬감도 좋습니다. 요즘 신조어와 외래어, 국적 불명의 말이 난무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럴 때 ‘곰비임비’와 같은 순우리말을 살려 쓰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국적 요즘 신조어

2023-08-01

[우리말 바루기] ‘쥬스’ ?, ‘주스’ ?

‘텔레비전’ ‘주스’ ‘초콜릿’이 고유어가 아닌 외래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문제는 헷갈리는 표기법이다. ‘텔레비젼’ ‘쥬스’ ‘쵸콜릿’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 표기가 원음에 더 가깝게 느껴져서라고 주장하지만 ‘텔레비전’ ‘주스’ ‘초콜릿’으로 적어야 한다. 외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표기가 현지 발음에 더 가까운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한글 맞춤법이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처럼 외래어에도 표기법이 있어서다.   외래어 표기법에선 ‘ㅈ’ ‘ㅊ’에 이중 모음이 결합한 ‘쟈, 져, 죠, 쥬’ ‘챠, 쳐, 쵸, 츄’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 저, 조, 주’ ‘차, 처, 초, 추’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말에선 구개음(입천장소리)인 ‘ㅈ’ ‘ㅊ’ 뒤에서는 ‘ㅑ, ㅕ, ㅛ, ㅠ’가 발음상 ‘ㅏ, ㅓ, ㅗ, ㅜ’와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리가 구별 안 되니 ‘져’와 ‘저’, ‘쥬’와 ‘주’, ‘쵸’와 ‘초’ 등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런 이유로 텔레비젼은 텔레비전, 쥬스는 주스, 쵸콜릿은 초콜릿으로 표기한다. 외국어와 달리 외래어는 원음에 기초를 두되 우리말의 발음 체계를 반영하고 있다.   발음상 구별되지도 않는데 고유어에선 ‘ㅈ’ ‘ㅊ’ 뒤에 이중 모음이 결합한 형태인 ‘져’나 ‘쳐’ 등을 쓰는 이유가 뭘까?   ‘넘어져서’는 ‘넘어지어서’, ‘다쳤다’는 ‘다치었다’의 준말이라는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기 위한 표기다.우리말 바루기 쥬스 주스 외래어 표기법 텔레비전 쥬스 주스 쵸콜릿

2023-06-30

[우리말 바루기] ‘쉬림프’ ? ‘슈림프’ ?

한국의 공무원시험에 ‘shrimp(새우)’의 한글 표기법을 묻는 질문이 화제가 됐었다.  ‘쉬림프’로 답한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답은 ‘슈림프’였지만 유명 업체의 ‘쉬림프 피자’ 광고로 인해 오답이 속출했다.     ‘shrimp’를 ‘슈림프’보다 ‘쉬림프’로 적는 게 원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표기가 현실음에 더 가까운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영어에서는 자음 소리이고 우리말에선 모음과 결합하게 되므로 원어 발음과는 차이가 나게 된다. 영어 ‘sh’의 표기를 한글로 옮길 때 우리말의 발음 체계 아래 일관성 있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ʃ]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ʃ]는 ‘슈’로, 모음 앞의 [ʃ]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shrimp’의 경우 [ʃ]가 자음 앞에 왔으므로 ‘슈림프’로 표기하는 것이 바르다. ‘슈바이처’ ‘타슈켄트’ ‘카슈미르’ 등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ʃ]가 단어의 끝에 올 때는 ‘시’로 적어야 한다. 잉글리쉬(English)는 잉글리시, 대쉬(dash)는 대시, 피쉬(fish)는 피시, 플래쉬(flash)는 플래시가 바른 표기법이다.        모음 앞에선 [ʃ]가 뒤의 모음과 합쳐진 소리로 구현된다. ‘샤’ ‘섀’ ‘셔’ ‘셰’ ‘쇼’ ‘슈’ ‘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샤크(shark), 섀도(shadow), 패션(fashion), 셰익스피어(Shakespeare), 쇼핑(shopping), 슈팅(shooting), 멤버십(membership) 등으로 표기한다.우리말 바루기 쉬림프 슈림프 쉬림프 피자 한글 표기법 외래어 표기법

2023-06-29

[우리말 바루기] ‘곰비임비’

“좋은 일이 곰비임비 생긴다.”   이 말에서 쓰인 ‘곰비임비’는 무슨 뜻일까요?   ㄱ.간혹 ㄴ.(곰처럼)느리게 ㄷ.어쩌다 ㄹ.계속   물건이 거듭 쌓이는 것을 ‘곰비임비’라고 합니다. 어떤 일이 계속해 일어나는 경우에도 ‘곰비임비’라는 말을 씁니다. 즉 ‘곰비임비’는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부사어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정답은 ‘ㄹ.계속’입니다.   ‘곰비임비’는 지금은 자주 쓰이지 않는 낱말이 됐지만 가게 이름이나 카페·사이트·동아리 등의 명칭으로 종종 사용되는 말입니다. 가끔 이 말을 대하면서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을이 되니 곡식이 곰비임비 쌓인다” “경사스러운 일이 곰비임비 일어난다” “홧김에 곰비임비 술을 들이켰다” 등처럼 쓰입니다.   옛말은 ‘곰븨님븨’ 또는 ‘곰븨임븨’라고 합니다. 충청도에서는 ‘고비임비’ ‘곰배임배’나 ‘검비검비’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곰비임비’는 사라져가는 낱말이지만 어딘지 정겹게 들려오는 순우리말입니다. 운율과 리듬감도 좋습니다. 요즘 신조어와 외래어, 국적 불명의 말이 난무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럴 때 ‘곰비임비’와 같은 순우리말을 살려 쓰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국적 요즘 신조어

2023-03-03

[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받침의 비밀

‘cake(케이크)’란 영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다.     이제는 기념일에 케이크가 빠지면 허전할 정도가 됐지만 표기법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생크림케잌 주문받아요” “컵케익 만드는 법”처럼 ‘케잌’이나 ‘케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의 제품명이나 제과점 진열대에도 ‘케잌’이나 ‘케익’으로 적어 놓을 정도다. 모두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대로 옮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이다.   왜 ‘케잌’ 대신 ‘케이크’로 사용해야 할까? 외래어 표기법에선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곱 글자 외에 ‘ㅋ, ㅌ, ㅍ, ㅊ’ 등이나 겹받침은 사용하지 못한다. ‘커피숖’을 ‘커피숍’으로, ‘디스켙’을 ‘디스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고유어에선 ‘부엌, 콩팥, 풀숲, 봄꽃’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외래어에서 쓰지 않는 받침을 순우리말에 사용하는 이유는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발음되어서다. ‘봄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만나면 [봄꼬치] [봄꼬츨]처럼 ‘ㅊ’ 소리가 난다. ‘봄꼳’이나 ‘봄꼿’으로 적지 않고 ‘봄꽃’으로 표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비밀 외래어 표기법 외래어 받침 모두 외래어

2023-02-12

[우리말 바루기] ‘쥬스’가 ‘주스’인 이유

‘텔레비젼’ ‘쥬스’ ‘쵸콜릿’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 표기가 원음에 더 가깝게 느껴져서라고 주장하지만 ‘텔레비전’ ‘주스’ ‘초콜릿’으로 적어야 한다. 한글 맞춤법이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처럼 외래어에도 표기법이 있어서다.   외래어 표기법에선 ‘ㅈ’ ‘ㅊ’에 이중 모음이 결합한 ‘쟈, 져, 죠, 쥬’ ‘챠, 쳐, 쵸, 츄’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 저, 조, 주’ ‘차, 처, 초, 추’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말에선 구개음(입천장소리)인 ‘ㅈ’ ‘ㅊ’ 뒤에서는 ‘ㅑ, ㅕ, ㅛ, ㅠ’가 발음상 ‘ㅏ, ㅓ, ㅗ, ㅜ’와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리가 구별 안 되니 ‘져’와 ‘저’, ‘쥬’와 ‘주’, ‘쵸’와 ‘초’ 등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런 이유로 텔레비젼은 텔레비전, 쥬스는 주스, 쵸콜릿은 초콜릿으로 표기한다. 외국어와 달리 외래어는 원음에 기초를 두되 우리말의 발음 체계를 반영하고 있다.   발음상 구별되지도 않는데 고유어에선 ‘ㅈ’ ‘ㅊ’ 뒤에 이중 모음이 결합한 형태인 ‘져’나 ‘쳐’ 등을 쓰는 이유가 뭘까?   “문턱에 걸려 넘어저서 다첬다”를 “문턱에 걸려 넘어져서 다쳤다”로 사용하는 것은 ‘넘어지-+-어서’ ‘다치-+-었-+-다’가 줄어든 형태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우리말 바루기 쥬스 주스 텔레비전 쥬스 주스 쵸콜릿 외래어 표기법

2023-02-10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 ㄹ.콘셉트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여서 표기와 관련해 질문이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또 불만이 많은 단어이기도 하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이 맞는 표기로 ‘ㄱ.컨셉’을 골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 얘기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알다시피 해당하는 영어는 ‘concept’인데 [t] 발음이 문제다. 사전적으로 분명하게 [t] 음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강하게 발음하지 않아 없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들리는 그대로 ‘컨셉’이라 적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에서는 원래 음가가 있는 것은 그대로 살려 적는다. 따라서 ‘컨셉’이 아니라 ‘컨셉트’가 된다. 그렇다면 ‘ㄴ.컨셉트’가 바른 표기일까?   그렇지 않다. ‘concept’에서 ‘con’의 발음이 다시 문제다. 영어로는 ‘칸’이나 ‘컨’에 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외래어 표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콘’으로 통일해 적는다. ‘concert’를 ‘콘서트’로, ‘contents’를 ‘콘텐츠’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들 역시 ‘con’이 ‘칸’ 또는 ‘컨’에 가깝지만 모두 ‘콘’으로 적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콘셉트(concept)’라는 표제어를 올려 놓았다. 따라서 ‘ㄱ.컨셉’ ‘ㄴ.컨셉트’ ‘ㄷ.콘셉’이 아니라 ‘ㄹ.콘셉트’로 적는 것이 사전에 맞는 표기다.   이러한 설명을 해도 ‘콘셉트’는 내키지 않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콘셉트’ 대신 ‘개념’ ‘관념’ 등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문맥에 따라선 ‘구상’ ‘의도’ ‘생각’ 등으로 바꿔도 된다.우리말 바루기 컨셉 표기 외래어 표기

2022-12-08

[우리말 바루기] 북한산·에베레스트산

우리나라 산을 적을 때 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외국의 산 이름은 어떨까?   ‘에베레스트 산’ ‘킬리만자로 산’과 같이 습관적으로 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전엔 띄는 게 올바른 표기법이었기 때문이다. 외래어 표기법 제4장 3절 1항의 ‘해, 섬, 강, 산 등이 외래어에 붙을 때에는 띄어 쓰고, 우리말에 붙을 때에는 붙여 쓴다’는 규정에 따라서다.   이 항목이 2017년 6월 삭제됐다. 띄어쓰기 규정을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외래어 표기법이 일부 개정돼 ‘에베레스트산’ ‘킬리만자로산’처럼 붙인다.   바다 이름도 마찬가지다. 개정 전에는 ‘해’가 외래어 뒤에 오면 ‘카리브 해’ ‘발트 해’와 같이 띄고, 고유어나 한자어 뒤에선 ‘홍해’ ‘지중해’와 같이 붙였다. 개정 후에는 일관되게 띄어쓰기를 적용해 ‘카리브해’ ‘발트해’로 붙인다.   강 이름도 ‘나일 강’으로 띄지 않고 ‘나일강’처럼 붙여야 한다. 섬은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모두 ‘섬’으로 통일해 적는다. 제주도로 부르는 우리와 달리 외국 지명의 경우 ‘해남도(海南島)’로 안 쓰고 ‘하이난섬’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해(海), 섬, 강(江), 산(山)처럼 띄어쓰기가 변경된 말은 가(街), 고원(高原), 곶(串), 관(關), 궁(宮), 만(灣), 반도(半島), 부(府), 사(寺), 산맥(山脈), 성(城), 성(省), 어(語), 왕(王), 요(窯), 인(人), 족(族), 주(州), 주(洲), 평야(平野), 현(縣), 호(湖) 등이다.우리말 바루기 북한 에베레스트산 외래어 표기법 외국 지명

2022-11-21

[우리말 바루기] '그린란드'인 이유

‘녹색의 땅(Greenland)’이란 이름과 달리 얼음으로 뒤덮인 그린란드. 빠르게 빙하가 녹아내리며 우려를 낳고 있다.   온난화의 바로미터가 된 이곳은 왜 ‘그린란드’로 불릴까? 섬의 이름을 ‘그린랜드’로 잘못 부르는 경우도 많다.   스코틀랜드(Scotland)와 아일랜드(Ireland)를 떠올려 보면 ‘그린랜드’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핀란드(Finland)와 아이슬란드(Iceland)를 떠올리면 다시 궁금증이 인다.   나라나 지역 이름에 ‘land’를 포함하는 곳이 많은데 헷갈릴 수밖에 없다. 답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찾을 수 있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현지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적되 국명·수도명 등 이미 굳어진 것은 관용에 따른다.   ‘land’형으로 끝나는 국명 또는 지명을 우리말로 표기할 때 음가에 관계없이 영어권 지명은 ‘랜드’로 통일한다. 영어권 국가인 뉴질랜드, 미국의 메릴랜드·클리블랜드, 영국의 하일랜드, 호주의 퀸즐랜드 등이 해당된다.   북유럽이나 동유럽권은 ‘란드’ 또는 ‘란트’로 구별해 적는다. 독일어는 도이칠란트·라인란트 등 ‘-란트’로 표기한다. 네덜란드어 지명도 ‘-란트’로 쓰되 국명은 관용을 인정했다. 프리슬란트·제일란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 밖의 지명은 대체로 ‘-란드’로 표기한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발간할 때 세칙 형태로 덧붙여진 이들 표기법은 현재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선 찾을 수 없다. 표기 용례에는 적용되고 있으나 예외도 있어 보충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우리말 바루기 그린란드 외래어 표기법 네덜란드어 지명도 이들 표기법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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