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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 와중에’가 품은 뜻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 늘 시간에 쫓기며 지내서일까? “바쁘신 와중에도 송년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와 주셔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귀한 시간을 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지만 적절한 인사말은 아니다. 딴 겨를 없이 바쁜 상황과 ‘와중’이란 단어의 의미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와중’은 소용돌이 와(渦)와 가운데 중(中)으로 이뤄진 한자어다. 소용돌이는 물이 빙빙 돌면서 흐르는 현상으로, 힘이나 감정 따위가 뒤엉켜 요란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이런 소용돌이 가운데가 ‘와중’이다. 그 속에 있는 것과 같이 일이나 사건이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그는 피란 와중에 헤어진 형을 찾고 있다”처럼 쓰인다.   ‘와중’은 전란·태풍·지진과 같이 큰일이 일어나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때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다. 일상생활에서의 바쁜 상황을 나타낼 때 “바쁘신 와중에도”와 같이 표현하는 건 지나치다. “바쁘신 중에도” “바쁘신 가운데도”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등으로 표현하면 된다.   더한 오용 사례도 있다. “기차를 타고 가던 와중에 네 생각이 났다” “모두 잠든 와중에 홀로 깨어 있었다” 등의 경우다. “기차를 타고 가던 중에” “모두 잠든 가운데”라고 하면 충분하다.우리말 바루기 와중 소용돌이 가운데 오용 사례 감정 따위

2024-12-29

조지아 경찰 나흘에 한 번꼴 '탕탕탕'

귀넷도 4건…39건은 '사망'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양극성 장애를 앓던 한인 양용 씨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8월 뉴저지주 한인 빅토리아 이씨 역시 정신질환 치료를 요청했다가 경찰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집행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조지아주에서도 2024년 한해 동안 경찰이 시민에 총격을 가한 경우가 총 84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 수사국(GBI)의 17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경찰 총격 사건은 모두 84건으로, 이 중 46%인 39건이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전년(103건)과 2022년(112건)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4일에 한 번꼴로 경찰 발포가 있었던 셈이다.   이중 귀넷카운티에서 발생한 사건은 4건이다. 지난 3월 도로에서 단속 중이던 교통경찰과 대치한 라션 존슨(36)이 현장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했으며, 4월 무장 강도 용의자 스티븐 스콧(39)이 경찰 추격전 끝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8월에는 브레이든 헴필(17)이 흉기를 소지하고 경찰 지시에 불응하다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으며, 10월엔 에마누엘 비어든(44)이 교도소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현행 조지아 주법상 경찰의 시민 총격은 내사 또는 현장 기록 의무 공개 대상이 아니다. 다만 경찰국이 총격을 가한 경관에 대한 개별 조사를 요청하면 GBI는 독립 수사팀을 꾸려 최장 90일 이내에 지방검찰에 조사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검찰은 통상 100~2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검토하고 경관에 대한 형사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조지아 한번꼴 경찰 총격 시민 총격사건 와중 조지아주

2024-12-26

동남부 항만노조 '10월 파업' 경고에 물류업계 긴장

물류업계, 서둘러 '프론트 로딩'   올해 하반기 국제 바닷길 악재가 적지 않다. 파나마 운하 가뭄이 길어지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해상 물류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더해 조지아주에서도 사바나 항만 노동조합이 파업을 경고하고 나서 또 다른 악재를 만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달 30일 조지아 항만청(GPA) 이사회에서 그리프 린치 항만청장은 상반기 조지아 항만 물류 현황을 발표하며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증가한 물동량 대부분이 ‘프론트 로딩’(front-loading )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린치 항만청장은 지난주 항만청과 노조간 협상이 중단되자 노조 파업을 우려한 업체들이 서둘러 재고를 앞당겨 옮기고 있어 물류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대서양 연안 동남부 항만노조 ILA는 지난달 일부 해운사가 앨라배마주에서 물류 자동화 설비를 사용한 점을 들어 사측 연합인 미국해양협회(USMX)와의 노사협약 갱신을 거부했다. 이 노조에는 사바나항을 비롯, 동부 항구 100곳의 8만 5000명 노동자가 가입돼 있다. 기존 노사협약은 오는 9월 30일 만료된다.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10월 1일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노조 파업을 우려하는 해운사들이 동부에서 서부로 거점을 옮기면 조지아 해운업 성장세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로 마감된 2024 상반기 회계연도를 살펴보면 올해 조지아 물동량은 양호하다. 지난해 하반기 컨테이너 물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2.3% 감소한 데 반해 올해는 3% 증가했다. 전국 물동량 점유율은 3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말 기점으로 11.2%에 달했다.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은 525만 대다.   특히 완성차를 비롯 버스, 철도 등 차량을 수송하는 로로(RO-RO) 화물선을 지난 4월부터 조지아에서 단독 취급하는 브런즈윅항은 차량화물 운송량이 전년 대비 21% 증가해 올해 87만 6000대의 화물을 처리했다. 지난 3월 메릴랜드주에서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이 붕괴하며 볼티모어항에서 우회된 물량도 1만 4000대 포함돼 있다.   GPA 이사회는 향후 물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린치 항만청장은 “대인도 무역이 지난 5년간 60% 성장하며 제조업 수출이 중국에서 서남아시아로 이동하는 추세를 확인했다”며 “1년 이내에 무역대표단을 파견해 더 많은 사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항만물류 해운노조 조지아주 상반기 와중 조지아주 린치 항만청장

2024-07-31

[신 영웅전] 의연하게 죽은 마리 앙투아네트

남자가 몰락하는 길이 있듯이 여인에게도 몰락하는 길이 있다는데, 사치와 교만과 천박함이다. 천박함은 무시를 겪지만 책 좀 읽으면 극복되고, 교만은 따돌림을 받지만 종교나 수양을 쌓으면 탈색되지만, 사치는 참으로 벗기 어려운 비난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인류 역사에서 가장 과도하게 사치했다고 비난받는 여성은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일 것이다. 오스트리아 왕비의 16남매 가운데 하나로 태어나 프랑스 왕비가 됐으니 검소했더라도 사치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당시 농노들은 밭두렁에서 짐승처럼 뒹굴며 살 때 프랑스 귀족들은 산해진미를 즐기다가 중간에 토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 다시 먹었으니,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앙투아네트 왕비가 34만8000프랑짜리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샀는데, 그 값은 그 시절 파리 중산층 5000가구의 1년 생활비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그것은 그를 음해한 귀족의 말을 스위스 출신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1712~1778)가 혁명을 합리화하려고 그대로 『고백록』에 기록한 것이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독설을 퍼부었다는 말도 혁명파가 지어낸 낭설이다. 앙투아네트 왕비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궁궐 안에 텃밭을 만들어 농사를 짓고, 다친 농부를 치료해 주고, 빵공장을 세워줬다. 그런데도 프랑스혁명 와중에 국고 낭비, 부패, 오스트리아와의 결탁, 왕을 타락시킨 혐의, 백성 기만, 프랑스 멸망 시도, 전쟁 유발 등으로 기소됐다. 혁명에는 늘 누명이 필요했다. 프랑스인은 그를 ‘오스트리아 계집’이라 부르며 단두대에 세웠지만, 그는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았다.   앙투아네트 왕비는 단두대 계단을 올라가다가 형리의 발등을 밟자 정중하게 사과했다. 사제가 고해성사를 말하자 왕비는 “지은 죄가 없으니 고백할 것이 없다”고 대답하고 파리광장에서 의연히 죽었다. 왕비답게….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앙투아네트 의연 앙투아네트 왕비 프랑스혁명 와중 프랑스 왕비

2023-09-04

[우리말 바루기] ‘와중에’가 품은 뜻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 늘 시간에 쫓기며 지내서일까?   “바쁘신 와중에도 학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와 주셔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귀한 시간을 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지만 적절한 인사말은 아니다. 딴 겨를 없이 바쁜 상황과 ‘와중’이란 단어의 의미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와중’은 소용돌이 와(渦)와 가운데 중(中)으로 이뤄진 한자어다. 소용돌이는 물이 빙빙 돌면서 흐르는 현상으로, 힘이나 감정 따위가 뒤엉켜 요란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이런 소용돌이 가운데가 ‘와중’이다. 그 속에 있는 것과 같이 일이나 사건이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그는 피란 와중에 헤어진 형을 찾고 있다”처럼 쓰인다.   ‘와중’은 전란·태풍·지진과 같이 큰일이 일어나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때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다. 일상생활에서의 바쁜 상황을 나타낼 때 “바쁘신 와중에도”와 같이 표현하는 건 지나치다. “바쁘신 중에도” “바쁘신 가운데도”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등으로 표현하면 된다.   더한 오용 사례도 있다. “기차를 타고 가던 와중에 네 생각이 났다” “모두 잠든 와중에 홀로 깨어 있었다” 등의 경우다. “기차를 타고 가던 중에” “모두 잠든 가운데”라고 하면 충분하다.우리말 바루기 와중 소용돌이 가운데 오용 사례 감정 따위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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