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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포트라이트] 할리우드 최대 현안, 두 얼굴의 AI

지난 2023년은 미국 영화계에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였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 작가 조합(WGA)과 미국 배우 조합(SAG)이 프로듀서 연합회(AMPTP)와의 기나긴 협상을 하며 8개월에 걸쳐 대규모 장기 파업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이 파업은 단순히 영화와 드라마 제작의 중단으로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4년에는 두 조합을 제외한 다른 영화인 노동조합들 간의 재계약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현재 미국 영화, 드라마, 미디어 산업은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현재 할리우드의 답답한 상황은 프로듀서와 영화 스태프, 또는 노동조합 간 계약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간단히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 상황을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하기에는 복잡하고 깊은 요인이 존재합니다.   저는 지난 30년간 시카고, 할리우드, 한국, 중국, 태국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의 영화 현장에서 일해왔습니다. 현재는 할리우드 조명노동조합(IATSE Local 728)과 애틀랜타 영화인 노동조합(Local 479)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인으로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짚어볼까 합니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요인은 대중의 관심 정점에 있는 인공지능(AI)의 폭발적 발전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디어 업계에서 AI는 상상 이상으로 성장했고 현장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식하고 인정하는 데조차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린 2가지 형태의 AI가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먼저, 일부 직무를 자동화해 생산성과 효율성의 급진적인 향상을 가져다주는 ‘따뜻한 AI’가 있는 반면, 인간의 역할을 점차 축소하고 거기에 더해 아예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차갑고 매정한 AI’가 공존한다는 것을 자각하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가나 배우들의 역할 같은 창의성과 감정적 공감이 요구되는 작업을 이젠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초반에 언급한 미국 작가협회와 배우협회의 재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최대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AI를 활용하여 대본을 작성하거나 특정 배우의 목소리와 외모를 복제해 가상의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은 비공식적으로는 이미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 큰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동시에,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디지털 복제 기술은 단순히 직무 대체를 넘어 새로운 윤리적, 법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의 얼굴이나 신체의 복제 또는 대체를 가능케 하는 ‘딥페이크(Deepfake)’의 기술은 배우들의 권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떠나, 배우의 인격권과 창작적 정체성까지도 훼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콘텐츠 제작사, 배우, 스태프를 넘어 심지어 소비자까지 연관되는 복잡한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적, 법적, 그리고 윤리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는 논의와 조치, 새로운 규범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노동조합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회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AI 기술의 활용 방식을 규제하고, 창작자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새로운 협상 전략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AI 기술은 혁신과 위협이 공존하는 양날의 검으로,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산업 체계도 필요합니다. 김기표 / 조명감독할리우드 스포트라이트 할리우드 현안 할리우드 조명노동조합 할리우드 영화인 시카고 할리우드

2025-01-13

[그 영화 이 장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대니얼 콴과 대니얼 쉐이너트 감독이 함께 연출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는 평행 우주에 대한 가장 독특한 영화일 것이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SF이면서, 양자경 주연의 쿵후 영화이며, 악취미가 줄줄 흐르는 코미디이고, 무엇보다도 가족 영화인 ‘에에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남편 웨이먼드(케 호이 콴)가 아내 에블린(양자경)에게 우산을 씌우면서 급변한다. 수많은 세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에블린은 점프를 통해 그곳을 이동하고, 그러면서 영화의 세계관은 경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팽창하며, 남편은 물론 딸 조이(스테파니 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셀 수 없는 ‘또 다른 그들’이 뒤엉킨다.   어느 세계에선 셰프로, 어디에선 배우로, 혹은 쿵후 고수로 살아가는 에블린. 그에겐 수많은 ‘나’가 있지만 가장 흥미로운 건 ‘돌’의 정체성이다. 인간이 되기 전 무생물 상태인 에블린은 역시 돌로 존재하는 딸 조이와 어느 세계에서 만난다. 여기서 ‘돌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정신없이 달리던 영화의 휴식 같은 대목이다. 아웅다웅하던 모녀는 돌이 되어서야 비로소 서로 위로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주는 얼마나 넓으며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돌들의 해탈한 듯한 농담은 계속 이어지고 “하하하” 웃음소리로 마무리된다. 의외의 울림이며 묘한 감동을 주는 신이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에브리웨어 에브리 가족 영화인 아내 에블린 양자경 주연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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