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추장 연설문 - 1
미국의 1830년대는 인디안으로 인한 생존 문제로 그들과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없는 날이 거의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영미전쟁 당시 가장 용맹을 떨쳐 백인들의 간담을 서늘케한 일리노이 주의 소크(Sauk)와 폭스(Fox)족 연합 추장인 블랙호크(Black Hawks)와의 전투, 그리고 조지아 주의 비옥한 땅을 차지하고 있던 체로키(Cherokee)족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척박한 스모키 마운틴으로 쫓아내는 전투다. 당시 남북 아메리카를 통 털어 최대 5천만명의 인디안들이 살았다는 설이 있으며 대부분 북 아메리카에 상주하고 있었다. 그 중 서부 지역에 있는 스쿼미시(Squamish)족의 시애틀 추장은 전설적인 인물로 특히 워싱톤 주에서는 7학년 교과서에도 게재될 만큼 유명하다. 전투에 용감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그의 연설이 오늘날 현대인에게도 가슴 뭉클한 울림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추장은 1855년 당시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으로부터 그 지역의 200만 에이커 땅을 15만달러에 판매하라는 제의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명연설을 하였다. 이를 들은 피어스 대통령은 그 지역을 추장의 이름을 따서 ‘시애틀’이라고 명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의 연설문을 놓고 진위를 가리는 논쟁이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연설문 버전도 길고 짧은 것, 그리고 내용도 각각 조금씩 다른 것 등 여러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그 중간쯤 되는 것을 골라 한국에도 이미 알려지기 시작한 내용을 마지막 부분에 다른 것과 짜집기 해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미국 유학을 생각하는 유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설문을 영어로 암송할 수 있다면 아마 어려운 대학의 면접도 통과가 확실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참고로 시애틀이 도시로 환생하였듯, 블랙호크는 시카고의 아이스하키팀과 군사용 헬리콥터로, 그리고 체로키는 크라이슬러의 Jeep차로 환생하였다. 그러나 산골짜기를 울리며 전쟁을 알리는(War Dance) 그 용맹스러운 북소리는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은 연설문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대들에게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나무 속에 흐르는 수액은 우리 홍인(紅人)의 기억을 실어 나른다. 백인들은 죽어서 별들 사이를 거닐 적에 그들이 태어난 곳을 망각해 버리지만, 우리가 죽어서도 이 아름다운 땅을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바로 우리 홍인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고 땅은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 바위산 꼭대기, 풀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 워싱턴의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 온 것은 곧 우리의 거의 모든 것을 달라는 것과 같다. 대추장은 우리만 따로 편히 살 수 있도록 한 장소를 마련해 주겠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고 우리는 그의 자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을 잘 고려해 보겠지만, 우리에게 있어 이 땅은 거룩한 것이기에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울과 강을 흐르는 이 반짝이는 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다. (계속) (hanprise@gmail.com)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연설문 시애틀 추장 연설문 버전 피어스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