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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 - 3

그들이 땅을 존경할 수 있도록 그 땅이 우리 종족의 삶들로 충만해 있다고 말해주라.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을 그대들의 아이들에게도 가르치라. 땅은 우리 어머니라고. 땅 위에 닥친 일은 그 땅의 아들들에게도 닥칠 것이니, 그들이 땅에다 침을 뱉으면 그것은 곧 자신에게 침을 뱉는 것과 같다. 땅이 인간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땅에 속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물은 마치 한 가족을 맺어 주는 피와도 같이 맺어져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은 생명의 그물을 짜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그물의 한 가닥에 불과하다. 그가 그 그물에 무슨 짓을 하든 그것은 곧 자신에게 하는 짓이다.   자기네 하느님과 친구처럼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백인들조차도 이 공통된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한 형제임을 알게 되리라. 백인들 또한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가지는 우리 모두의 신은 하나라는 것이다. 그대들은 땅을 소유하고 싶어 하듯 신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신은 인간의 신이며 그의 자비로움은 홍인에게나 백인에게나 똑 같은 것이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한 것이므로 땅을 해치는 것은 그 창조주에 대한 모욕이다. 백인들도 마찬가지로 사라져 갈 것이다. 어쩌면 다른 종족보다 더 빨리 사라질 지 모른다. 계속해서 그대들의 잠자리를 더럽힌다면 어느 날 밤 그대들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들이 멸망할 때 그대들은 이 땅에 보내 주고 어떤 특별한 목적으로 그대들에게 이 땅과 홍인을 지배할 권한을 허락해준 신에 의해 불태워져 환하게 빛날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불가사의한 신비이다. 언제 물소들이 모두 살육되고 야생마가 길들여지고 은밀한 숲 구석구석이 수많은 인간들의 냄새로 가득 차고 무르익은 언덕이 말하는 쇠줄(電話線)로 더럽혀질 것인지를 우리가 모르기 때문이다. 덤불이 어디에 있는가? 사라지고 말았다. 독수리는 어디에 있는가? 사라지고 말았다. 날랜 조랑말과 사냥에 작별을 고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삶의 끝이자 죽음의 시작이다.     마지막 홍인이 이 땅에서 사라지고 그가 다만 초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구름의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기억될 때라도, 이 기슭과 숲들은 여전히 내 백성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새로 태어난 아이가 어머니의 심장 고동을 사랑하듯이 그들이 이 땅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땅을 팔더라도 우리가 사랑했듯이 이 땅을 사랑해 달라. 우리가 돌본 것처럼 이 땅을 돌보아 달라. 당신들이 이 땅을 차지하게 될 때 이 땅의 기억을 지금처럼 마음속에 간직해 달라. 온 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그대들의 아이들을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사랑해 달라. 신이 우리 모두를 사랑하듯이. 우리가 이 대지의 일부이듯 그대들 역시 대지의 일부이다. 그리고 이 대지는 그대와 우리 모두에게 귀중한 것이다. 한가지만은 우리는 알고 있다 : 신의 존재가 하나이듯 인간에게도 홍인이든 백인이든 서로 나뉘어 질 수 없다는 것을-. 결국 우리는 한 형제임을 알게 되리라. (hanprise@gmail.com)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연설문 시애틀 추장 조랑말과 사냥 쓰레기 더미

2022-03-10

[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 - 2

우리가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팔 경우에는 이 땅이 거룩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거룩할 뿐만 아니라, 호수의 맑은 물 속에 비추인 신령스러운 모습들 하나 하나가 우리네 삶의 일들과 기억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물결의 속삭임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내는 목소리이다. 강은 우리의 형제이고 우리의 갈증을 풀어 준다. 카누를 날라주고 자식들을 길러 준다. 만약 우리가 땅을 팔게 되면 저 강들이 우리와 그대들의 형제임을 잊지 말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형제에게 하듯 강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백인은 우리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백인에게는 땅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과 똑같다. 그는 한 밤중에 와서는 필요한 것을 빼앗아 가는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땅은 그에게 형제가 아니라 적이며, 그것을 다 정복했을 때 그는 또 다른 곳으로 나아간다. 백인은 거리낌 없이 아버지의 무덤을 내팽개치는가 하면 아이들에게서 땅을 빼앗고도 개의치 않는다. 아버지의 무덤과 아이들의 타고난 권리는 잊혀지고 만다. 백인은 어머니인 대지와 형제인 저 하늘을 마치 양이나 목걸이처럼 사고 약탈하고 팔 수 있는 것으로 대한다. 백인의 식욕은 땅을 삼켜 버리고 오직 사막만을 남겨 놓을 것이다.   모를 일이다. 우리의 방식은 그대들과 다르다. 그대들의 도시의 모습은 홍인의 눈에 고통을 준다. 백인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 없다. 봄 잎새 날리는 소리나 벌레들의 날개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곳이 없다. 홍인이 미개하고 무지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도시의 소음은 귀를 모독하는 것만 같다. 쏙독새의 외로운 울음소리나 한밤중에 연못가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면 삶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나는 홍인이라서 이해할 수가 없다. 인디언은 연못 위를 쏜살같이 달려가는 부드러운 바람소리와 한낮의 비에 씻긴 바람이 머금은 소나무 내음을 사랑한다. 만물이 숨결을 나누고 있음으로 공기는 홍인에게 소중한 것이다. 짐승들, 나무들, 그리고 인간은 같은 숨결을 나누고 산다. 백인은 자기가 숨쉬는 공기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여러 날 동안 죽어 가고 있는 사람처럼 그는 악취에 무감각하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대들에게 땅을 팔게 되더라도 우리에게 공기가 소중하고, 또한 공기는 그것이 지탱해 주는 온갖 생명과 영기(靈氣)를 나누어 갖는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의 할아버지에게 첫 숨결을 베풀어준 바람은 그의 마지막 한숨도 받아 준다. 바람은 또한 우리의 아이들에게 생명의 기운을 준다. 우리가 우리 땅을 팔게 되더라도 그것을 잘 간수해서 백인들도 들꽃들이 향기로워진 바람을 맛볼 수 있는 신성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을 고려해 보겠다. 그러나 제의를 받아들일 경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즉 이 땅의 짐승들을 형제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미개인이니 달리 생각할 길이 없다. 나는 초원에서 썩어 가고 있는 수많은 물소를 본 일이 있는데 모두 달리는 기차에서 백인들이 총으로 쏘고는 그대로 내버려 둔 것들이었다. 연기를 뿜어내는 철마가 우리가 오직 생존을 위해서 죽이는 물소보다 어째서 더 소중한 지를 모르는 것도 우리가 미개인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짐승들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모든 짐승이 사라져 버린다면 인간은 영혼의 외로움으로 죽게 될 것이다. 짐승들에게 일어난 일은 인간들에게도 일어나게 마련이다. 만물은 서로 맺혀져 있다.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딛고 선 땅이 우리 조상의 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계속) (hanprise@gmail.com)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연설문 시애틀 추장 짐승들 나무들 우리 아버지

2022-03-03

[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추장 연설문 - 1

미국의 1830년대는 인디안으로 인한 생존 문제로 그들과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없는 날이 거의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영미전쟁 당시 가장 용맹을 떨쳐 백인들의 간담을 서늘케한 일리노이 주의 소크(Sauk)와 폭스(Fox)족 연합 추장인 블랙호크(Black Hawks)와의 전투, 그리고 조지아 주의 비옥한 땅을 차지하고 있던 체로키(Cherokee)족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척박한 스모키 마운틴으로 쫓아내는 전투다.     당시 남북 아메리카를 통 털어 최대 5천만명의 인디안들이 살았다는 설이 있으며 대부분 북 아메리카에 상주하고 있었다. 그 중 서부 지역에 있는 스쿼미시(Squamish)족의 시애틀 추장은 전설적인 인물로 특히 워싱톤 주에서는 7학년 교과서에도 게재될 만큼 유명하다. 전투에 용감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그의 연설이 오늘날 현대인에게도 가슴 뭉클한 울림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추장은 1855년 당시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으로부터 그 지역의 200만 에이커 땅을 15만달러에 판매하라는 제의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명연설을 하였다. 이를 들은 피어스 대통령은 그 지역을 추장의 이름을 따서 ‘시애틀’이라고 명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의 연설문을 놓고 진위를 가리는 논쟁이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연설문 버전도 길고 짧은 것, 그리고 내용도 각각 조금씩 다른 것 등 여러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그 중간쯤 되는 것을 골라 한국에도 이미 알려지기 시작한 내용을 마지막 부분에 다른 것과 짜집기 해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미국 유학을 생각하는 유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설문을 영어로 암송할 수 있다면 아마 어려운 대학의 면접도 통과가 확실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참고로 시애틀이 도시로 환생하였듯, 블랙호크는 시카고의 아이스하키팀과 군사용 헬리콥터로, 그리고 체로키는 크라이슬러의 Jeep차로 환생하였다. 그러나 산골짜기를 울리며 전쟁을 알리는(War Dance) 그 용맹스러운 북소리는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은 연설문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대들에게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나무 속에 흐르는 수액은 우리 홍인(紅人)의 기억을 실어 나른다.     백인들은 죽어서 별들 사이를 거닐 적에 그들이 태어난 곳을 망각해 버리지만, 우리가 죽어서도 이 아름다운 땅을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바로 우리 홍인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고 땅은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 바위산 꼭대기, 풀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     워싱턴의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 온 것은 곧 우리의 거의 모든 것을 달라는 것과 같다. 대추장은 우리만 따로 편히 살 수 있도록 한 장소를 마련해 주겠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고 우리는 그의 자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을 잘 고려해 보겠지만, 우리에게 있어 이 땅은 거룩한 것이기에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울과 강을 흐르는 이 반짝이는 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다. (계속)  (hanprise@gmail.com)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애틀 연설문 시애틀 추장 연설문 버전 피어스 대통령

2022-02-24

링컨 게티스버그 연설문 일반에 공개

1863년 11월 19일은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행한 게티스버그 연설이 있었던 날이다. 이 날에 맞춰 일리노이 주에서 게티스버그 연설문이 일반에 공개된다.   일리노이 주도 스프링필드의 링컨 대통령 박물관은 그 동안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게티스버그 연설문을 19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연설문은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부’로 요약되는 연설을 링컨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다.     현재까지 게티스버그 연설문은 모두 다섯 부가 남아 있다. 2부는 링컨 대통령의 비서인 존 니콜레이와 존 헤이에게 전달한 것으로 현재 의회 도서관에 보관되고 있다. 니콜레이본은 유일하게 실제 연설 직전에 작성한 초안이었으며 이 중 일부는 링컨 대통령이 게티스버그에 도착한 이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본은 연설 직후 작성된 것으로 니콜레이본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후에 게티스버그 연설의 중요성을 알아본 역사가가 링컨 대통령에 부탁해 받은 2부의 연설문이 백악관 링컨룸과 코넬대학에 보관돼 있다.   링컨 박물관이 평소 안전 금고에 보관하고 있는 연설문은 에드워드 에버렛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요청해 받은 것으로 1944년 일리노이 주정부가 구입했다. 당시 6만달러를 지불했는데 현재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만달러 수준이다.     6만달러 중에서 5만달러는 당시 일리노이 주 학생들의 성금으로 모아졌고 1만달러는 시카고의 유명 백화점 창업주의 후손인 마샬 필드 3세가 지원했다.   한편 게티스버그 연설은 272개의 단어로 구성됐으며 링컨 대통령은 당시 메인 연설자였던 에버렛이 2시간 가량 연설한 이후 등장했다. 링컨 대통령은 당시 약 2분간의 명연설로 게티스버그에 설립된 남북전쟁 전사자 묘지에서 2만명의 청중을 사로잡았다.     게티스버그 연설은 링컨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미국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연설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Nathan Park 기자게티스버그 연설문 게티스버그 연설문 링컨 게티스버그 링컨 대통령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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